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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상을 좋게 하는 비즈니스' 힘 싣는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 "올해 누적 임팩트투자 스타트업 100곳 목표"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5-01-15 06:00 최종수정 : 2025-01-15 09:52

기부금 재원으로 민간 못지않은 벤처 플레이어
‘돈 안 몰리지만 중요한’ 사회서비스 균형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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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 / 사진제공= 한국사회투자(2025.01)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 / 사진제공= 한국사회투자(20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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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저희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발칙한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투자합니다. '착한 투자'라는 표현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담아낼 수 없어요. 비즈니스를 통해 세상을 좋아지게 하는 일을 하고, 사회·환경 문제까지 해결하는 비즈니스에 주목합니다."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사진)는 14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한국금융신문과 인터뷰에서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란 결코 자선도 아니고, '돈 못 버는 투자'와도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투자는 2012년 설립된 공익법인 임팩트투자사다. 사회·환경적 성과와 재무적 성과를 동시에 추구한다. 기업의 사회공헌 예산 즉, 기부금을 기반으로 한 투자 및 액셀러레이팅(AC)이 특징적이다. 기후테크, 사회서비스, 농식품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소셜임팩트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등에서 근무하며 구호현장 경험이 풍부한 이순열 대표, 딜로이트 안진 등 다국적 기업에서 유수의 기업들을 컨설팅했던 이종익 대표가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사회투자의 '투자 본능'은 여느 민간의 벤처캐피탈(VC)이나 엑셀러레이터의 치열함 못지않다. 2024년까지 누적된 투자 스타트업 포트폴리오사는 70곳에 달한다.

이 대표는 “올해 투자 포트폴리오사를 30곳 추가해서 누적 기준 100곳의 세 자리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한사투, ‘모험자본’이면서 ‘인내자본’ 역할
임팩트 투자는 2007년 록펠러 재단의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고, 이후 널리 퍼져왔다. 한국사회투자의 포지셔닝도 융자형 사업 중심에서, 혁신 기술기업 투자와 육성으로 변모해 왔다.

한국사회투자는 ESG 기부펀드 '임팩트 퓨처'로 차별화하고 있다. 기부를 통한 임팩트투자는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모험자본’ 역할과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 ‘인내자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순열 대표는 “한국사회투자는 기금이나 큰 출연금을 바탕으로 만든 재단이 아니며, 그만큼 저희 미션을 달성할 수 있는 스타트업 육성 리소스(자원)를 자체적으로 다 조달해야 한다”며 “리소스 확보를 위해서는 경쟁이 붙고, 기술 및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실제 사업 성장성이 있는 지에 대한 판단 등 우리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부금을 기반으로 일반적인 VC들보다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이다. 이 대표는 "저희는 기부 재원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의 혁신성, 효과성, 비즈니스 파급성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다"며 "그러한 기업들에 투자해 왔고, 그 방식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사회투자는 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한 재활솔루션을 제공하는 ‘잼잼테라퓨틱스’ 등 복지 및 사회 분야, 대형폐기물 수거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같다’ 등 기후 및 환경 분야 등에 투자했다. 또 건물 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 ‘씨드앤’의 경우, 기부 기반 투자금 회수(Exit) 사례로, 펀드는 투자 원금의 세 배를 회수했다.

앞서 하나금융그룹(ESG 더블 임팩트 매칭펀드) 등 주요 기업들과 펀드를 조성했고, IBK기업은행(IBK 창공(創工)) 등과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주요 파트너로는 서울시,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전력공사, 한국국제협력단, 기술보증기금, 글로벌 코카콜라 재단, 현대오토에버 등이 있다.

벤처투자 혹한기에도 투자 ‘굳건’…정책펀드 유치 정조준
한국사회투자는 기후테크, 사회서비스, 애그테크(농업+첨단기술) 분야 등에 투자한다. 이들 분야는 기술개발 및 사업화에 시간이 걸려 일반 투자자의 주목을 잘 받지 못하는 영역으로 꼽힌다. 통상 회수 측면에서 유리한 곳에 자금이 몰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한사투는 이들 분야에 대해 직접투자를 실시해 초기 스타트업이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스케일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이 대표는 가장 주목하는 투자 및 육성 분야로 사회서비스를 지목했다.

이 대표는 "아무래도 ESG 중에서 기후테크 관련된 분야에 돈이 몰리고 있고,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곳이 사회서비스"라며 "사회서비스는 사람이 살아가는 휴먼(human) 서비스들을 모두 하는 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재활, 헬스케어, 돌봄 등 사람이 하던 서비스가 기술로 대체될 수 있게 되면, 혁신서비스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균형 잡힌 임팩트 창출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작년 기준으로 한사투 투자액의 과반을 사회서비스에 투자했고, 사회서비스는 저희가 1위라고 할 수 있다"며 "기부금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면 투자하는 것이고, 성장기업에 투자하니 오히려 회수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현지 AC 및 VC와 협업하고 있다. 한사투 만의 기부금 기반 펀드레이징을 해외에서도 실행할 수 있도록 모델을 구상중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임팩트 투자 포트폴리오도 축적되고 있다. 2020년부터 기후테크, 사회서비스, 농식품 등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에 힘을 싣고 있다. 벤처투자 생태계의 혹한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2022년 24개 기업에 29억원, 2023년 15개 기업에 27억원을 투자하는 등 매년 ESG 스타트업 중심의 투자 기조를 이어왔다. 2024년에도 18개 스타트업에 29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로써 한사투의 포트폴리오사는 현재 누적 기준 70곳에 달하게 됐다.

이 대표는 "올해 30곳을 추가해서 누적 투자포트폴리오를 10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며 "혁신적인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한 펀딩 기회가 제한적인 만큼, 투자를 늘려 물꼬를 터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검증을 거쳐 30억원의 재원을 두 곳에 15억원씩 배분하기 보다는, 작게라도 보다 여러 곳에 선도 투자해서 신규투자 리스크를 낮춰주면 스타트업들이 후속 투자를 받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사회투자는 올해 정책펀드 및 모태펀드 유치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TIPS' 운용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여기에 기존 인프라를 좀 더 파워풀하게 지원하고, 벤처투자 주류 플레이어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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