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한국금융신문은 기업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를 활용해 2024년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누적 TSR을 산출했다. TSR은 일정 기간 주가변동률과 배당수익률을 더한 값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주주가 회사 주식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HD현대중공업 누적 TSR은 122.97%를 기록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48.80%와 45.80%로 HD현대중공업과 큰 격차를 보였다. 3사 모두 2015년 이후(HD현대중공업은 2019년 설립 이후)부터 2023년까지 현금배당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누적 TSR은 온전히 주가상승률에 기인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지난 한 해 동안 주식가치(이하 주가)가 급등하며 1년 만에 3사 누적 TSR 관련 3위 기업에서 1위로 뛰어올라 주목을 받았다. 그 전년인 2023년 누적 TSR을 살펴보면 삼성중공업이 51.66%로 1위, 한화오션이 49.09%로 그 다음을 기록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11.21%에 그쳤다. 불과 1년 만에 HD현대중공업이 주주들 지지를 받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크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 3사 중 연간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6.41% 증가한 6706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전년 대비 103.43% 증가한 4747억원, 한화오션은 흑자 전환한 1567억원으로 예상했다.
여기에는 HD현대중공업이 상선과 함정, 해양플랜트뿐만 아니라 대형 및 중형 엔진기계 사업을 통해 타사보다 수익성이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한영수 삼성증권 팀장은 “HD현대중공업은 엔진사업부를 활용해 친환경 선박에서 우수한 수주 경쟁력과 원재료 공동구매 및 핵심 기자재 자체 조달로 경쟁사 대비 우수한 수익성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누적 수주액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해 기준 누적 수주액을 보면 HD현대중공업이 107억 달러, 한화오션 90억 달러, 삼성중공업 73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HD현대중공업은 상선과 함정,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수주액을 모두 더한 값이다. 한화오션은 상선과 함정, 해양플랜트를 합산한 금액이며,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상선만 수주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타사 대비 클 것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 위주 사업을 하는 국내 조선사의 경우 선박 계약 대금을 달러로 책정해 추후 원화로 받는다. 조선사들은 이에 따른 환율 변동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환율을 계약 당시 시점에 미리 고정하는 환헤지 계약을 맺는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삼성중공업에 비해 환헤지 규모가 작아 환율이 오를수록 영업이익이 올라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수주액 100%에 대해 환헤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환헤지 비율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다”면서도 “시황이나 해외 투자를 고려해 정적 수준에서 결정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