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운용자산 대전청사주유소 전경
부동산 투자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다수의 투자 희망자들은 목돈 없이 부동산 자산을 굴리는 것이 힘들다. 게다가 건물 투자에 들어가는 법적 절차나 시장조사, 관리 등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도 한다.
리츠는 소액투자자 여러 명이 돈을 합쳐 자산운용사에게 위탁하고 해당 운용사가 대신 운용하는 형태의 대체투자 수단이다. 리츠 상품은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부동산 또는 부동산 관련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이 과정에서 생기는 이익금의 대부분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한다.
리츠는 지분증권화가 가능하기에, 증권시장에 상장만 된다면 언제든지 사고 팔 수도 있다. 지리적으로 분산된 수백 개부터 수만 개의 지점에 부동산을 보유하기 때문에 치안 악화나 화재, 자연 재해가 나더라도 큰 손해를 입지 않고, 일시적으로 특정 지점에 공실율이 높아지더라도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편이다. 소액투자자 여럿이 모여 대기업 수준의 자본력을 가지기 때문에 강남의 대형 건물주들도 쉽게 가지기 힘든 마천루, 쇼핑센터, 호텔, 창고, 데이터센터 등 같은 부동산의 지분을 일반인이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국내 리츠 AUM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395개 리츠의 AUM이 100조7200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유형별로 위탁관리리츠가 97조7900억원, 자기관리리츠가 4700억원, 기업구조조정리츠가 2조4500억원을 각각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상장리츠 시장의 성장 속도가 눈부셨다. 2019년 7개에 불과하던 상장리츠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24개로 급증했다.
국토교통부는 소액투자자들의 리츠 투자를 토대로 침체된 부동산시장에 자금을 유입시켜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일본 역시 ‘잃어버린 10년’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경기침체를 겪었지만 리츠를 통해 이를 극복한 사례가 있다. 일본은 한국에 1년 앞선 2000년 리츠를 도입했으나 상장 리츠 수는 60개, 시가총액은 152조원으로 이미 50조 이상 앞선 운용자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 코람코 더원리츠 운용자산 여의도 하나증권 빌딩 전경
그 중에서도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지난해 11월 말 특별배당을 실시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전국 140여개 HD현대오일뱅크 직영주유소와 대형 가전전용매장, 초대형 물류센터 등의 실물자산과 서초 마제스타시티타워와 강남역 DF타워 등의 프라임 오피스 우선주에 지분투자를 하고 있는 코람코자산신탁의 대표 상장 리츠다.
이 리츠는 기존 보유한 자산을 선별적으로 매각해 특별배당하고 회수한 원금으로 더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신규 자산에 투자하는 자본순환전략(Capital Recycling)을 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매각차익으로 특별배당을 지급해 목표 배당률 6.2%를 초과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회수 원금을 활용해 지난해 7월 기업형 중소형 호텔인 아늑호텔 홍대점을 매입했으며, 여기에 더해 지난주에는 100억 원 규모의 자주식 주차타워를 유상증자 없이 매입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리츠 전체의 배당안정성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앵커리츠는 지난 2020년 국내 공모부동산간접투자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토교통부가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총 4650억원 규모로 조성한 국내 최초 블라인드펀드형 리츠이다.
앵커리츠는 당초 공모·상장이 예정된 국내 리츠의 초기 투자에 참여한 후 이들이 상장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로 기획됐다. 또 점차 대형화되고 공모비중이 증가하는 국내 대체투자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의 운용 채널이기도 하다.
2020년 앵커리츠 조성 이후 각종 국내 연기금·공제회도 잇따라 상장리츠시장에 참여하면서 국내 상장리츠는 총 22개, 시총 8조 규모로 성장했다. 퇴직연금을 통한 리츠투자도 가능하게 되고 상장리츠ETF가 속속 등장하면서 국내리츠 시장의 양적 성장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 디앤디플랫폼리츠가 운용할 명동N빌딩 전경
앵커리츠가 조성하는 이번 펀드규모는 300억원 이상, 만기 3년으로 예정돼 있으며 지수를 주총하는 ETF와 같은 패시브운용이 아닌 액티브운용을 지향하고 있다.
액티브펀드는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트레이딩을 하게 되므로 국내 리츠 시장은 이제 하나의 유동성 공급자(LP)를 맞이하게 되는 것과 같다.
앵커리츠는 최초 설립 후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그 형태를 바꾸어 왔다. 리츠가 상장주식인 점을 감안해 투자방식도 이에 맞추어 확대했다. 기존 투자방식이 Pre-IPO위주의 발행시장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유통시장으로 그 역할 범위를 확대해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즉 과거 단 건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 보다는 시장에 투자하는 개념으로 확대되며 우량 리츠 종목군에 대한 주기적인 장내매수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지난해 말 유상증자 구주주청약을 완판하며 투자자 신뢰를 재확인했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서울 명동에 위치한 오피스 및 리테일 복합 신축 자산인 명동N빌딩을 신규 편입할 계획이다.
디앤디플랫폼리츠에 따르면, 해당 자산의 매입가는 평당 3850만원이며, 디앤디플랫폼리츠가 투자할 우선주의 평당 가격은 3540만원 수준으로, 동 권역의 타 자산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또한, CoC(현금 환원 수익률)는 6.8%로 보유 자산 중 최고 수준의 배당률을 확보했다. 운용기간 중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면서 적극적인 리테넌팅과 임대료 상승을 통해 매각가치를 극대화해 자금을 빠르게 회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디앤디플랫폼리츠 운용사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의 최호중 대표는 “최근 대형 리츠들의 잇단 유상증자로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등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 청약 흥행은 본 리츠에 대한 시장 내 존재감을 입증하고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계기가 됐다”며, “우량 자산 편입과 높은 배당률 등 투자 매력도를 높게 평가해 주신 만큼,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자산 운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