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올해 전기차 시장 공략과 동시에 신규 해외법인 안착을 목표로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온라인 채널 변화와 AI 활용 등을 중점에 두고 디지털 혁신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의 올해 주요 경영 목표와 전략으로 ▲글로벌 법인 사업역량 강화 ▲신규 해외법인 안착 ▲신시장 진출 준비 ▲전기차 시장 공략 ▲디지털 혁신이 꼽혔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38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157억원) 대비 20.5%가량 증가한 규모다.
수익 항목별로 살펴보면 리스수익이 1조8411억원으로 큰 증가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1조5920억원) 대비 17.2%가량 늘어나며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고수익 차종 중심 자산 확대 영향으로 리스수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수익 차종으로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2023년 현대캐피탈의 독일 금융법인인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의 1회성 요인에 의한 지분법 손실 이슈가 반영된 영향도 존재한다. 해당 법인의 자회사인 올레인(Allane SE)의 지분법 손실이 2023년 1분기에 영업 외 비용에 반영돼 당시 당기순이익이 다소 감소된 바 있다.
아울러, 소폭 줄어든 대손상각비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3분기 현대캐피탈의 대손상각비는 전년 동기(1794억원) 대비 2.2% 줄어든 1755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부실채권 매각/상각과 무담보신용채권 비중 감소 등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전반기 대비 대손상각비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3분기 실적만 보면 전년 대비 다소 줄어들었다. 3분기 순익은 1047억원으로 전년 동기(1273억원) 대비 200억원 이상 감소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주요 원인은 대손상각비와 판매관리비가 280억원가량 증가한 영향"이라며 "임금협상 타결분과 호주법인 임직원 급여 지급에 따른 인건비 증가에 기인해 판매관리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연체율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캐피탈은 2023년 3분기부터 0%대 연체율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지난해 3분기에는 0.91%의 연체율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0.06%p 개선시켰다.
먼저 국내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환 전략에 맞춰 연계 서비스를 확대해 왔다.
지난해 EV 사업추진 조직을 신설하고 전기차 금융상품 판매 확대 전략을 구축하는 등 전기차 시장을 공략했다.
지난해에만 현대자동차 전기차 구매 고객을 위한 특화 금융 프로그램인 ‘EV 올인원(All-in-One) 리스/렌트’와 기아 전기차(EV) 구매 고객을 위한 ‘E-라이프(Life) 솔루션’ 임대(리스)상품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E-Value 할부’와 ‘EZ Starter 프로그램’과 ‘배터리 케어 리스’ 등의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했다.
올해에도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극복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 극복을 위한 잔가유예할부 등의 다양한 맞춤형 금융 프로그램 운영과 전기차 배터리 케어 서비스 등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혁신도 이어갈 방침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22년 자동차 자산관리 특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탑재한 '현대캐피탈 앱 2.0'을 출시한 바 있다. 이를 업그레이드해 지난해 9월 '현대캐피탈 카앤에셋(car&asset)'을 출시했다. 마이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고객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대캐피탈은 올해 경영 전반에 AI를 확대 적용해 AI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 채널을 다이렉트 판매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시장 선도 플랫폼 기업들과 협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은 기존 글로벌 법인의 전체적인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신규 해외법인은 시장 안착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최근 자금 지원에 나선 유럽법인 강화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현대캐피탈은 유럽 내에 독일, 이태리, 영국, 프랑스 등에서 총 6개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캐피탈은 이사회를 열고 독일법인 '현대캐피탈뱅크 유럽(HCBE)'와 프랑스법인 '현대캐피탈 프랑스(HCF)'에 대한 약 2500억원 규모의 출자를 결정했다.
해당 투자는 유럽 시장 지속 공략을 위해 적정 자본 수준을 갖추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올해는 이들 법인의 마케팅과 리스크 관리 등 전반적인 사업 역량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신규 해외법인인 호주와 인도네시아 법인은 현지 시장 안착에 힘을 쏟는다.
호주법인인 '현대캐피탈 호주'는 지난해 11월부터 호주 전역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현대캐피탈 호주는 현대차의 캡티브사로 영업할 예정인 만큼 호주 자동차 시장에서의 현대차 경쟁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호주 자동차 시장 내 현대자동차의 신차 시장점유율은 2023년 기준 6.17%에 그쳤다.
이에 지난해 호주 신차 시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속금융 서비스'와 '디지털 금융 서비스' 차별화 전략을 수립했다.
또 다른 신규 법인인 현대캐피탈 인도네시아 법인은 올해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금융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해외 사업은 현대캐피탈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세계적인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시장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현지 진출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