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10개 금융지주와 54개 은행은 금융지주·은행의 책무구조도 제출기한인 지난 2일까지 책무구조도 제출을 마쳤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주요 업무에 대한 책임자를 사전 기재해 내부통제 책임을 하부에 위임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23년 7월 시행된 개정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지주와 은행은 이달 2일까지 금융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했다.
금융당국은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시범 운영 기간을 운영했다.
5대 금융지주 및 은행과 함께 3대 지방금융지주(BNK·DGB·JB)와 주요 지방은행은 10월 말 책무구조도를 조기 제출하고 시범 운영에 참여해왔다.
시범운영 기간 중 금감원의 지도사항과 연말 인사, 조직 개편 등의 내용을 반영해 지난해 말 책무구조도를 최종 제출했다.
지난 3일부터 책무구조도가 정식 시행되면서 지방금융지주들은 책무구조도를 본격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BNK금융지주는 준법감시부에서 책무관리를 총괄한다. 부산은행의 경우 준법감시부 산하에 책무관리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내부통제관리팀이 전담 조직 역할을 맡았다.
BNK금융은 현재 책무관리 매뉴얼를 제정하고 있다. 임원 책무 및 관리조치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부서별 책무관리 항목을 정한 기준과 절차를 이달 중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책무구조도의 효과적인 운영과 임원별 책무관리 항목을 점검하는 시스템도 올 상반기 중 구축해 실질적인 내부통제 점검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JB금융지주는 준법감시부에서 책무구조도 업무 총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JB금융은 체계적인 책무구조도 마련을 위해 그룹 공동 컨설팅을 실시하고 책무구조도 기반 내부통제 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그룹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왔다.
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른 잠재적 위험요인과 취약 부분에 대해 상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책무구조도 관련 이사회 역할도 강화했다.
아울러 내부자신고제도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구축 및 외부 신고채널 운영을 강화했다.
DGB금융지주는 2023년 11월부터 책무구조도 도입을 위한 컨설팅에 착수해 지난해 10월 말 금융권 최초로 지주와 은행이 동시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했다.
DGB금융도 책무구조도의 효율적인 관리조치의 이행을 위해 책무관리 시스템을 별도로 마련했다. 부서 단위에서 대표이사까지 이어지는 내부통제 점검 및 보고, 임직원들의 점검활동과 개선 조치들이 시스템상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했다.
황병우닫기황병우기사 모아보기 DGB금융 회장은 최근 시무식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효율적이고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더욱 고도화 시키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방금융지주들은 책무구조도 도입에 맞춰 내부통제 체계 고도화에도 나서고 있다.
BNK금융은 지난해 금융권 최초로 전 그룹사에 '윤리경영부'를 신설하고 바른경영을 위한 그룹 윤리경영 체계 확립 및 윤리의식 함양을 위한 활동을 추진했다. 내부고발제도 활성화를 통한 임직원 자정 (EVi) 기능도 강화했다.
작년 3월부터는 그룹 내부통제 진단 컨설팅을 통해 취약점을 도출하고 현재 개선 활동을 추진 중이다.
올해는 그룹 표준형 내부통제 관리 체계를 수립한다. 그룹 내부통제 관리활동 표준화를 통해 그룹사 내부통제 관리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관련 시스템 구축을 통해 그룹사 점검 활동성도 높일 예정이다.
임직원의 셀프컨트롤(Self-Contro) 역량 강화도 주요 추진 사항이다. BNK금융은 직원, 고객, 협력사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윤리정책을 도입할 계획이다. 금융당국과 조직의 통제가 아닌 직원들의 자발적인 윤리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한다.
BNK금융은 지난 2일 청렴한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경영진 윤리경영실천 서약식을 열기도 했다. 솔선수범 자세로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직위를 이용한 부당한 업무지시 금지와 청렴 등으로 신뢰받는 '바른 BNK' 경영진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결의했다.
JB금융은 그룹 자회사별로 내부통제 취약 부분에 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해 실질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했다. 계열사 우수사례를 공유 및 전파하는 등 교차 점검도 실시했다.
내부통제 이행 실태 점검을 통해 그룹 내 현황을 진단하고 제도 및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면서 내부통제 활동을 강화하기도 했다. 최근 금감원의 주요 지적사항을 점검해 법규위반 사전예방 활동도 진행했다.
JB금융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운영을 위해 준법감시 담당 조직과 직원 역량 강화도 추진한다.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는 금감원 임원 출신인 김동성 부사장을 감사본부장으로 영입하고 이광호 준법감시인을 전무로 승진시키면서 내부통제 담당 인력에 힘을 싣기도 했다.
JB금융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잠재적 위험요인에 대한 점검과 업무 프로세스를 지속해서 개선할 것”이라며 “전 임직원의 내부통제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준법 및 윤리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금융지주 산하 은행 외 나머지 계열사도 책무구조도 도입을 준비 중이다. BNK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중, BNK캐피탈과 BNK저축은행, BNK자산운용은 내년 상반기 중 책무구조도를 제출할 예정이다.
JB금융에서는 JB캐피탈이 책무구조도 도입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