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증권사, 내부통제 고삐…중층적 업무구조 특징 반영 ‘골몰’ [책무구조도 첫 발, 금융권 점검]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5-01-13 00:00

외부 컨설팅·자체 조직 가동…금융지주계 앞단
해외사업·상품고도화·중복업무 적용 가이드 必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증권사, 내부통제 고삐…중층적 업무구조 특징 반영 ‘골몰’  [책무구조도 첫 발, 금융권 점검]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증권업계가 올해 '금융판 중대재해법'으로 불리는 책무구조도의 본격 도입에 앞서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와 자산 기준에 부합한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책무구조도의 제출시기가 눈 앞에 다가왔다.

해외사업 확대, 상품 고도화, 수평적 직급 협업이 많은 IB(투자금융) 업무 등 증권 업권의 특성을 잘 반영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중복 및 누락 없는 책무 부여'를 요구하는 항목에 대해선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가장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컨설팅하고, 교육하고…증권사 책무구조도 채비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정 금융회사 지배구조법(2024년 7월 3일 시행)에 규정된 책무구조도 제출시기에 따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 운용재산 20조원 이상 금융투자회사는 오는 2025년 7월 2일까지 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책무구조도는 대표이사 및 임원이 책무와 관련된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관리 의무를 부담하고, 위반 시 신분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은 책무구조도 관련, 외부 컨설팅 업체에 용역을 다수 의뢰한 것으로 전해진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 중순부터 책무구조도 관련 외부업체를 섭외해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며 "올해 1월 초안이 나오는대로 내부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산 개발의 경우 현재 자체 개발을 할 지, 외부업체를 섭외할 지 여부도 검토 중이다"고 덧붙였다.

B 증권사 관계자도 "컨설팅 업체를 활용해 직접 책무구조도를 작성하겠다"고 말했다. C 증권사 관계자의 경우 "외부 컨설팅 용역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D 증권사 관계자는 "외부 컨설팅 용역을 체결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책무구조도 도입에 대비하는 증권사들도 눈에 띈다. 내부통제 관련 위원회를 마련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하거나,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E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 4월 책무구조도 도입을 위한 TFT(태스크포스팀)를 신설하고, 법률사무소를 컨설팅 업체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임원 워크숍을 통해 책무구조도 도입 관련 제도 설명회를 진행했으며, TFT 신설 후 책무구조도 작성 업무에 필요한 부서 별 실무담당자를 선정해 교육 및 설명회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앞서 첫 테이프를 끊은 은행계 금융지주사의 계열 증권사의 경우, 책무구조도 도입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이 밖에 자산 5조원 미만의 증권사 역시 오는 2026년 7월 2일까지 제출 의무가 있는 만큼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책무의 누락·중복·편중 없어야”…속 타는 증권사
증권사들은 일단 은행·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제도 관련 신호탄을 쏜 만큼, 실제적인 법적용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컨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개정 지배구조법령 해설서(2024년 7월)에 따르면, 책무는 해당 책무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임원에 배분할 필요가 있다. 상위임원과 하위임원 간 업무가 일치하는 경우, 내부통제 등의 효과적 작동을 위해 상위임원에게 책무를 배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표이사 등은 책무의 누락·중복·편중이 없도록 책무를 배분해 책무구조도를 마련해야 한다.

증권업계는 기본적으로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통해 임직원의 내부통제 중요성 및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증권업의 특성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적용이 쉽지만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감독당국은 다층적 구조(대표이사-그룹장-부문장-본부장-부서장) 내 '중복·누락 없는 책무 부여'를 요구하는 동시에, '책무의 질적구분은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실지 적용 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책무의 중복 시 상위 임원에게 책무를 부여하라는 가이드라인에 따를 경우, 직무전결 기준 등 회사 내 위계구조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상위 임원이 과도한 책임을 부담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증권사 조직구조에서 상위 임원과 하위 임원 간 책무배분 이슈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특성 상 사업부문, 본부, 팀 등 중층적 구조이다"며 "책무구조도 취지를 감안하면, 최상위 임원에게 책무를 배분해야 하나, 많은 조직을 담당하는 경우 관리 부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모 증권사 관계자도 "원금손실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상품 고도화로 인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문제가 있다"며 "책임 기준에 대한 획일화는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수정 시 이사회 개최가 필수인데, 기업의 업무 부담이 상당히 가중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책무구조도의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 업무 다양화 및 고도화로 CEO(최고경영자)가 모든 업무에 전문성을 가지기 힘든 구조"라며 "더 많은 수의 중간관리자 등 과도한 인건비 증가가 우려된다"고 예상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책무구조도가 사고 예방, 리스크 관리를 위한 해결책이 될 지 의구심이 있는 면도 있다"며 "감독기관의 금융회사 제재를 위한 방편으로만 활용되지 않을 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전반적으로는 책무구조도는 도입 후 관리의무를 얼마나 잘 이행했는 지, 증빙자료 등을 어떻게 잘 관리하고 있는 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관리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서 책무구조도에 대한 증적 및 의무이행 수행여부를 충실하게 전산 관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 철저히”…증권사 CEO 신년사 가득
책무구조도 도입 원년이 되는 만큼 증권사 사령탑들은 2025년 신년사에서 내부통제 강화를 주요 키워드로 삼았다.

오는 2월께 업계 내 첫 책무구조도 도입을 예정한 신한투자증권의 이선훈닫기이선훈기사 모아보기 대표이사 사장은 신년사에서 "1분기까지 인력, 시스템, 프로세스, 조직 측면에서 수립한 비상 경영계획을 빠르게 완수하고, 2분기부터는 조직문화와 업무 프로세스, 사업라인 등 근본 체계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김미섭닫기김미섭기사 모아보기·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수탁자의 신의성실 의무(Fiduciary Duty)'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대표는 "자본시장에서 발생한 여러 금융사고와 불완전판매 등에 대해 자본시장 종사자로서 경각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강화된 윤리의식, 책임감에 기반해 업무 프로세스를 촘촘히 정비하고, 시스템을 통한 내부통제를 강화해 고객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압도적인 차별화 전략 중 하나로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의 차별화'를 제시했다. 특히, 360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사업이 확대되고, 취급하는 상품이 고도화되며, 리스크의 범위는 넓어지고, 그 형태는 복잡해질 것이다"며 "이제는 더 넓은 영역에 잠재된 리스크까지 커버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병운닫기윤병운기사 모아보기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올해 7월 금융권에 책무구조도가 도입돼 내부통제 기준이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며 "지나치게 영업을 저해하는 요소들은 줄여 가겠지만, 고객을 보호하고 임직원 여러분 스스로를 보호할 규정들은 철저히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이홍구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고객신뢰에 있어서도 대형 금융사고가 나지 않는 정도 수준으로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책무 기반의 내부통제 운영을 한층 강화하고 내부통제의 디지털화에 더욱 속도를 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도 "책무구조도의 조기 안정화를 통해 책임경영을 실천하며 윤리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돌발적인 시장충격에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위험요소 실시간 모니터링과 위기상황 시나리오 확장 등 사전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제시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도 "금융투자업계와 IBK 조직문화에 특성화된 맞춤형 책무구조도 도입을 통해 내부통제 실효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