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4일 김동관 부회장(맨 오른쪽)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가운데)이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이미지 확대보기한화오션은 지난 8일 한양증권을 대상으로 총 5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다. 1년 만기 280억원, 2년 만기 220억원이다.
사모채 발행 이유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회사채 발행 이후 사모채를 발행해 달라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당초 목표했던 500억원보다 8배나 많은 4200억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하자 1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이번에 발행한 사모채는 지난해 발행한 공모채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됐다. 사모채 이자율은 1년물 3.9%와 2년물 4.52%인데, 당시 발행했던 공모채는 1년 5개월물 200억원 4.546%와 2년물 800억원 4.689%로 발행됐다.
한화오션은 사모채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운영자금과 투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해양사업은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내딛고 있다"며 "단순히 글로벌 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세계 각국의 고객이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입찰 자격인 '함정정비 협약(MSRA)' 취득부터 미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Wally Schirra)함 창정비와 7함대 소속 급유함인 유콘(USNS YUKON)함 정기수리 사업을 수주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 지분 100%를 한화시스템과 1억 달러(약 1380억원)를 들여 인수하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싱가포르 부유식 해양 설비 제작업체 다이나맥(Dyna-Mac) 홀딩스 경영권 인수를 완료했다.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회사인 넥스트데케이드(Nextdecade) 지분도 취득했다.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두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USNS YUKON'함. /사진제공=한화오션
작년 9월 말 기준 한화오션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880억원 정도로, 이번 사모채 500억원을 포함하면 약 1조원 유동성을 갖추게 된다. 다만 단기차입금은 3조1138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을 크게 상회한다.
하지만 전문가는 이는 한화오션의 재무안정성에 큰 문제를 끼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단기성 차입금 대부분이 정책금융기관 차입금으로 구성된 가운데, 보유 유동성 규모를 감안할 때 차환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한화그룹 편입에 따라 회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금리 스텝업(step-up) 적용 시점이 오는 2028년으로 유예됐다"며 "정책금융기관의 크레딧 라인(Credit Line)도 만기가 2028년으로 연장되고 금리가 인하돼 회사의 재무안정성 관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스텝업은 채권 발행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를 올려주는 것을 말한다.
작년 9월 말 기준 한화오션이 보유한 신종자본증권은 2조3328억원으로, 미지급 이자는 24억2900만원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어 주식처럼 만기가 없고 매년 일정한 이자를 지급해 회계상으로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2016년 대우조선해양 시절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실질적 부채 성격인 신종자본증권 규모를 고려할 때 '실질 재무안정성'은 지표 대비 열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