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부진에도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해외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서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4년 누적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가 1조2555억원, 삼성증권이 1조1819억원, 미래에셋증권이 1조1269억원, 키움증권이 1조1195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각각 정년 동기 대비 53%, 59%, 116%, 98%씩 대폭 증가한 수치다.
NH투자증권도 2024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9261억원으로 1억원에 근접했다.
2024년 4분기 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2427억원, 키움증권 2169억원, 삼성증권 2091억원, 미래에셋증권 2051억원, NH투자증권 19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이 3곳이다.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의 경우, 2024년 순이익 전망치 역시 1조1011억원으로 '1조 클럽'이 전망됐다. 한투는 증권이 지주사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미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영업이익, 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상황으로 호(好)실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 대형 증권사가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증시에 '동학개미' 열풍이 불었던 지난 2021년 이래 처음이다. 2022년에는 메리츠증권이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바 있다.
2024년 연간 실적 호조는 '서학개미'들이 큰 동력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국내 증시 부진에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이탈한 투자자들은 미장(美場)으로 대거 향했다. 국내주식 대비 해외주식 수수료율이 높은 만큼, 증권사 입장에서는 실적 면에서 방어할 수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권사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은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미래에셋증권이 1위이고, 2위는 삼성증권, 3위는 키움증권 순이다.
개별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4분기에 여의도 사옥 매각익(약 2000억원)이 일회성으로 반영됐다.
강승건 KB증권 금융 애널리스트는 2024년 4분기 증권업 프리뷰(Preview) 리포트에서 "지난해 4분기는 투자자산 손상, PF(프로젝트파이낸싱)/신용공여 충당금 등 대규모 비용이 반영됐던 전년 동기 대비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해외주식수수료 기여도 확대, 우려보다 낮은 충당금 부담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올해 증권 업황은 낙관적이지는 않다는 평가가 높다.
한국신용평가는 2025년 증권업에 대한 산업 전망(Industry Outlook)은 '비우호적', 신용도 전망(Credit Outlook)은 '부정적'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한신평은 증권사 규모에 따라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사업 환경 양극화가 심화되고, 실적 회복 속도에 차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대형사의 경우 국내 부동산PF 관련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봤다. 반면, 중소형사의 경우 질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부동산PF 관련 대손부담이 연중 지속일 것으로 판단했다.
한신평은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가 진행중이다"며 "금리인하의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나, 높아진 대내외적 불확실성과 대형사 및 중소형사 간 실적 양극화 영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2025년 금융업 리포트(2025년 1월)에서 "증권은 해외주식 및 IB(기업금융) 실적 차별화 기업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도 증권사 리테일/브로커리지 실적은 해외주식이 주로 견인할 전망이다"면서 "다만, 해당 시장의 경쟁 심화가 예상됨에 따라 기존 점유율 상위사의 시장점유율(M/S) 및 수익성 방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올해 금리인하 기조로 금융비용 감소에 따른 잔존 부실 자산의 사업성 개선과, 기업금융 관련 수익 기회 확대도 실적에 긍정적 기여를 할 전망이다"고 예상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