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연구원 모습. /사진제공=알테오젠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는 지난달 SC 면역항암제 '옵디보(Opdivo)'에 대해 FDA 승인을 획득했다.
옵디보는 미국 최초의 PD-1(Programmed Death-1) 억제제다. 지난 2014년 말 FDA 승인 이후 10년 만에 제형을 변경해 재승인받았다.
SC 제형 면역항암제가 FDA 허가를 받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해 9월 로슈의 PD-L1(Programmed Death-Ligand1) 억제제 '테센트릭(Tecentriq)'이 SC 제형으로 FDA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최근 SC 제형 승인이 늘어난 건 투약 혁신성 때문이다. SC 제형은 기존 IV 제형보다 투여가 쉽고 간편한 데다 투약 시간도 짧아 환자의 삶의 질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기존 옵디보는 투여에 30분 가량이 걸렸지만 새롭게 허가된 옵디보 SC는 투여 시간이 3~5분으로 대폭 줄었다. 티센트릭 SC도 기존 30~60분이 걸리던 투여 시간을 7분으로 단축했다.
또 SC 제형은 자체적으로 특허 보호를 받는다는 점에서 특허 회피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자체 특허 보호를 받는 피하전달시스템은 PD-1·PD-L1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BMS와 로슈가 SC 면역항암제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알테오젠은 머크와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키트루다(Keytruda)'의 SC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머크는 알테오젠이 개발 및 제조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ALT-B4)로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지난해 11월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고형 종양 대상 키트루다 SC에 대한 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달 SC 제형 면역항암제 'GI-102'의 임상 1상 첫 환자 투약을 완료했다. GI-102 피하주사 임상은 한국과 미국에서 14개 의료기관에서 실시되고 있다.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임상전략 총괄은 "SC 제형 임상은 내년 2월 말 1상 완료가 기대된다"며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GI-102 SC 제형 임상 데이터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기술이전에 있어 협상력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제형 변경' 기술로, IV 제형을 SC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 가장 '핫'하다"며 "환자들의 편의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