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이 부산점 폐점을 검토하고 있다./사진제공=신세계
7일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부산점 폐점과 관련해 검토 중이다. 부산점의 영업기간은 오는 2026년 2월까지다. 특허권을 반납하기 위해서는 관세청과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신세계면세점이 폐점 검토에 들어가게 된 배경에는 수도권 면세점보다 지방 면세점들이 특히 더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부산점은 올해 주요 지역별 면세점 매출액 통계에서 가장 낮은 실적을 낸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면세점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해 11월 부산지역의 면세점 이용객 수는 6만4046명으로, 매출액은 128억8187만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시내 면세점의 이용객 수는 79만3163명, 매출액은 7380억 가량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이용객 수는 13배가 차이나고, 매출액은 서울이 무려 57배가 더 높다.
이런 탓에 각 브랜드들이 자체적으로 철수에 나섰고,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0월 부산점의 영업면적을 25% 축소했다.
면세점은 브랜드가 주요 경쟁력이다. 다양한 브랜드에 따라 매출 등락이 결정되는데, 브랜드들이 철수를 결정하면서 부산점 매출 회복은 더 어렵게 됐다. 또 지난해 11월 희망퇴직을 진행한 점도 폐점에 영향을 끼쳤다. 희망퇴직 지원자가 많아지면서 영업일을 주 7일에서 5일로 단축했다.
이런 가운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는 지난 6일 “신세계면세점이 폐점 계획을 통보했다”며 고용안전을 책임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는 백화점과 면세점의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판매 노동자들로 이뤄졌다. 고용계약을 맺은 회사는 하이코스, 엘코잉크, 부루벨코리아, 샤넬코리아, 로레알코리아, 록시땅코리아, 한국시세이도, 클라랑스코리아 등이다.
신세계면세점 CI
이미지 확대보기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마저도 지난해 일찌감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희망퇴직 등 고강도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또 매출이 낮은 해외점포 철수를 검토 중이고, 지난 6월엔 롯데월드타워점의 전체 면적 중 35% 가량을 축소하기도 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복합적인 상황들이 겹치면서 회복세가 더 더뎌지고 있다”며 “올해도 지난해처럼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던 면세점이지만 코로나19로 시작된 어려움은 엔데믹에도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말 계엄령 선포로 해외 관광객의 국내 여행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지난달 26일엔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시적 무비자 입국 허가를 검토하는 내용의 ‘관광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면세업계 ‘큰손’인 중국인 단체관광객 여행 활성화를 위해서인데, 국내의 정치적 불안감 때문에 활성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이나 유커 활성화 등 하나라도 상황이 좋아지길 바랄 뿐”이라며 “이대로라면 점포 철수는 어쩔 수 없는 수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