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이 서울 영등포구 웹케시 그룹 본사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25.01.03.)/사진 제공 = 웹케시그룹
이미지 확대보기7일 업계에 따르면, 석창규 웹케시 회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온누리 상품권 사업자를 재산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석창규 회장은 온누리 상품권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조폐공사는 사업을 운영할 역량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전국 소상공인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창규 회장은 "사업자로 선정되면 2025년 1월 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사업권을 운영하기로 되어있어 1월 1일 온누리 상품권 판매가 이뤄져야 했지만 한국조폐공사는 준비 미흡이라는 이유로 3월 1일로 서비스 출시를 미뤘다"라며 "온누리 상품권 판매 대목인 설날에 판매가 이뤄지지 못하게 되면서 소상공인 피해를 입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석창규 회장은 한국조폐공사가 웹케시 자산인 ERD까지 요청해 웹케시 기술탈취 우려는 물론 기본 준비가 안됐다고 지적했다.
석 회장은 "조폐공사는 이관의 필수 요소인 이관 스펙을 요청하지 않고 당사의 핵심 기술 자산인 시스템 설계도(ERD)를 요청했다"라며 "여태껏 이관 작업 진행 시 한 번도 ERD를 요구한 사례는 없었으며, 이는 조폐공사가 대용량 이관에 대한 경험이 부재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한국조폐공사는 석창규 회장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국조폐공사는 "한국조폐공사는 온누리상품권 사업 관련하여 발주기관인 소진공의 조달청 입찰 평가에 따라 적법하게 사업을 진행 중이며, 2025년 3월 1일 정상 오픈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라며 "비즈플레이에 ERD를 요청했다는 것이 이관 경험 및 방법론이 부재하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온누리 상품권 사업권은 소상공인진흥공단 입찰에 따라 이뤄진다. 온누리 상품권이 10% 할인, 소득공제 등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연 3조원이 판매되고 있다. 온누리 상품권 사용자는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수수료를 얻을 수 있어 입찰 경쟁이 치열하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8월 웹케시 계열사인 비즈플레이가 운영하던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 플랫폼' 사업에 새 운영 사업자로 선정됐다.
기존에는 카드형 온누리 상품권은 KT가, 모바일형 온누리 상품권은 웹케시 자회사인 비즈플레이가, 지류형 온누리 상품권은 조폐공사가 운영하고 있었으나 올해 사업자 입찰 과정에서 비즈플레이와 KT가 운영하던 모바일형 온누리 상품권 사업권을 모두 조폐공사가 KT와 웹케시가 맡았던 사업권까지 획득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웹케시 자회사 비즈플레이는 3순위 사업자로 밀리게 됐다.
사업자는 올해 1월 1일부터 오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운영하기로 했으나 준비 미흡으로 지난 11월 중순에 서비스 운영을 3월 1일로 연기했다.
한국조폐공사에서 3월 1일로 출시일을 미루면서 2개월 운영 공백이 생겼다. 소상공인진흥공단 급하게 기존 운영사인 KT와 비즈플레이에 2월까지 운영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석창규 회장은 "설 대목을 앞두고 소상공인 피해를 막아야한다는 판단 하에 사업 손실에도 불구하고 연장에 합의했다"라며 "계약 연장을 통해 발행수수료만 받을 뿐, 연장 기간 발생하는 추가 인건비와 운영비용은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석 회장은 한국조폐공사가 이관스펙도 제대로 준비되어있지 않다 3월 1일 출시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관 스펙이란 신규 사업자의 플랫폼에 맞게 기존 사업자에게 수백 개의 데이터를 이관 요청하는 상호 합의 된 항목이다. 일반적으로 약 6주에서 8주 정도 소요되며, 이전에 이관을 진행했던 서울시는 6주 소요된 바 있다.
석창규 회장은 "정상적인 경우 다양한 운영 업무 테스트는 늦어도 3개월 이전인 12월 초에 완료돼야 3월 1일에 정상 오픈이 가능하다"며 "그뿐만 아니라 이관 스펙 확정을 위한 일정이 필요한데 조폐공사는 이관 스펙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아직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조폐공사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온누리상품권과 유사한 지역사랑상품권 회원 수 299만, 연간 거래규모 2조7000억원, 정책수당 350여종 지급 등 대용량 플랫폼 운영 중에 있다.
조폐공사는 "지역사랑상품권 통합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상품권 플랫폼 이관 경험과 방법론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라며 "데이터 검증결과 일부 오류가 확인돼 원활한 분석 및 검증작업을 위해 부득이하게 ERD 자료 및 이관에 필요한 데이터들을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ERD 자료 요청에 대해서도 기술탈취 시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조폐공사는 "비즈플레이사가 ERD 자료를 발주사로 제출하기 전 조폐공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법적 대응 이슈를 제기한 바 있어, 현재 ERD 자료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플랫폼 테스트 부족에도 준비가 다됐다고 말했다.
조폐공사는 "플랫폼은 개발 완료했으며, 서비스 연계 및 통합 테스트 진행 중으로 올 2월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를 통한 최종 점검에 나설 것"이라며 "모바일 및 카드형 모두 정상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온누리상품권 운영 VAN사는 13개사로 1차 테스트를 완료했다. 내달 데이터 이관 후 추가 최종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카드사의 경우에는 기존 8개사에서 1개가 추가되어 9개사와 현재 전용선 구축 및 전문 개발을 완료했다. 이달부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달 CBT를 진행해 최종 점검할 계획이다.
주요 논란인 3월 1일 정상 오픈을 위한 필수 공지 기한 초과 부분에 대해서는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문제가 없으며,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은 비즈플레이사와 조율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조폐공사는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인 경우, 발주사 및 기존 운영사업자와 서비스 종료 방향과 일정이 확정돼 필수 공지 사항을 검토 완료했다"며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은 서비스 종료에 대한 방향 및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필수 공지 일정을 조율 중에 있다"고 전했다.
비즈플레이는 이에 재반박했다.
비즈플레이는 "통상 이관 데이터에 대한 분석은 적어도 4개월 이전에는 마무리되어야 하며, 분석이 끝난 후 3~4개월간 4회 이상의 전체적인 통합 테스트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또한 실 운영계에서 2회 이상 테스트를 통해 상품권 원장, 통장잔액대사, 선물충전금 등의 정상 유무를 거치는 과정 등이 진행되어야 그나마 정상 오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조폐공사는 프리징 기간 약 40일 남겨두고 아직도 분석이 덜 되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금까지 전체 데이터를 적재한 개발계 테스트를 한 번도 하지 않았음을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즉 절대적 필수 테스트 일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조폐공사가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은 지난 3일 설 명절 기간 동안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카드형과 모바일 모두 정상 구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인 간 명절에 많이 사용하는 선물하기와 대량 구매가 이뤄지는 기업 구매가 판매액 감소는 불가피하다.
기업구매 중단 등에 대해서도 석 회장은 조폐공사가 사실 고지 기간을 초과해 소상공인 피해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르면 30일 전 고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 특히, 약관에 의해 선물하기와 기업 구매 상품권 수령을 위해서는 최소 30일간 유예기간을 지켜야 한다.
선물하기와 기업 구매 상품권 수령을 위해서는 60일 전에 공지가 이뤄져야 하지만 조폐공사는 지난 2일에서야 비즈플레이 측에 중단일을 1월 15일로 정해 비즈플레이는 지난 4일이 되어서야 해당 기능 중단에 대해 공지할 수 밖에 없었다.
프리징 기간인 2월 15일부터 같은 달 28일까지는 사업자 변경 및 시스템 변경으로 전체 시스템이 중단된다. 즉, 해당 기간 동안은 신규 구매와 기존 구매 상품권도 사용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온누리상품권 서비스 이관 관련 웹케시 비즈플레이와 한국조폐공사 입장 표./표 = 김다민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