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잇달아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성 자금 조달 채비를 갖추고 있다.
IPO 시장에서는 미트박스글로벌(수요예측일 1월 2일~8일)과 와이즈넛(1월 3일~9일)이 수요예측을 진행중이며 6일부터는 동국생명과학, 아스테라시스, 데이원컴퍼니, 삼양엔씨켐 등이 수요예측에 나선다.
올해 IPO 대어로 꼽히는 LG CNS는 오는 9일부터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이밖에도 위너스, 아이지넷, 피아이이, 동방메디컬, 오름테라퓨틱, 모티브링크 등이 이달 중으로 속속 평가대에 오른다.
국내외 정치적 이슈로 시장 조달은 쉽지 않은 만큼 재무완충을 위한 자본성 자금 확충이 더욱 중요한 시기다. 주관사들의 역할과 역량이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상증자 기업 및 주관사./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한국금융신문
이미지 확대보기이에이트는 지난해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추가 자본조달에 나서는 것이다.
이에이트 공모가는 2만원으로 현재 주가는 3분의 1토막이 넘게 난 상황이다. 이에이트 유증은 상장 전 발행한 전환사채(CB) 조기상환 대비 목적이다. 전환 행사가격은 1만9000원으로 현재 주가 대비 현저히 높다.
이에이트 상장 주관업무를 담당한 곳은 한화투자증권이다. 이에이트는 상장 후 불과 3개월 만에 공모가 대비 20% 넘게 하락하는 등 한화투자증권의 IPO 프라이싱 능력(상장 후 3개월 내 공모가 대비 30~40% 상승 혹은 적어도 플러스(+) 유지)에 의구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번 유증은 키움증권이 맡는다. 이에이트의 상장 후 주가 흐름과 실적이 상당히 부진한 만큼 어려운 딜(deal)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수페타시스와 현대차증권 유증에 제동을 걸었다. 자금조달 목적과 그 효과를 명확히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공교롭게도 두 기업의 주관업무를 맡은 곳은 일명 ‘파두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NH투자증권이다.
다만 유증 모집가액은 주관사 역량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른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이 밸류업을 지속 강조하는 가운데 금감원은 자본 희석 이슈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이에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도 1회 이상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최근 금양, 고려아연 등도 증자 과정에서 같은 사례가 발생하는 등 시장 전반 관련 이슈가 확대되고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는 일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ECM 시장에서 투자자 보호 문제가 오랜 시간 지속돼 온 탓에 프라이싱이나 실사 등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찾고 개선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해결책이 과도한 규제로 이어진다면 시장의 자율적 가격결정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