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주요 재무지표./출처=한국신용평가
이미지 확대보기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포스코는 5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만기는 2년물(1000억원), 3년물(2500억원), 5년물(1000억원), 7년물(5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별민평금리 평균에 각각 -30~+30bp(1bp=0.01%p)를 가산해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조원까지 증액발행할 계획이다. 대표주관업무는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맡았다. 인수업무는 DB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신한투자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등이 참여한다.
전체 주관 및 인수단을 보면 국내 초대형IB는 물론 종투사들도 대거 참여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포스코의 이번 공모채 발행 난이도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연말에는 많은 기업들이 이듬해 1월 효과를 노리기 위해 미리 발행 일정을 정한다. 하지만 포스코와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작년과 비교해도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국내 계엄 사태가 있다. 특히 이달 20일 트럼프의 취임식을 앞두고 있어 ‘1월보다는 2월’로 발행 시기를 결정하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우선 시장 상황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스코는 오는 17일 4억4000만달러 규모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시장 상황이 불안하지만 발행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원화로는 6468억원(환율 1470원 적용) 규모다. 해당 채권은 지난 2020년 1월 발행한 것으로 당시 환율(약 1150원)을 고려하면 1300억원가량 부채부담이 증가했다.
달러 표시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도 점쳐졌다. 하지만 달러가 아닌 원화 조달은 포스코 입장에서 현금흐름 변동성 축소 등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 자회사 연결기준 편입으로 2023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실적은 증가했다. 그러나 차입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재무안정성은 다소 약화됐다. 이러한 상황이 즉각적으로 포스코에 큰 타격을 입힌 것은 아니다. 여전히 흔들리지 않는 AA+ 등급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분할 이후 설비투자 및 해외 자회사 지분 인수 부담이 지속됐고 향후에는 배당 등 관련 자금 소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속적으로 글로벌 투자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유동성 확보 전략은 필수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례적 정치불안이 겹치면서 시장은 결정 금리 수준 등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여부에 따라 국내 발행사들이 빠르게 혹은 느리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포스코의 달러채 만기가 트럼프 취임식 전이라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컸다”며 “결국 리스크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하면서 장기 유동성 확보를 통한 성장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에 상당히 많은 발행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 발행사별 조달 전략도 일부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