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이사
올해 신한카드 수장에 오른 박창훈닫기박창훈기사 모아보기 신한카드 대표이사가 신한카드 초격차 1위 회복에 나선다.
박창훈 대표는 부사장이 아닌 본부장에서 대표이사로, 두번째 내부 출신 CEO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파격 인사는 신한투자증권 부실 사태 뿐 아니라 신한카드 위기론에서도 비롯된다.
과거 압도적인 1위였던 신한카드 지위는 과거 중위권이었던 현대카드, 수장이 바뀐 삼성카드와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
순익 면에서는 삼성카드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삼성카드 3분기 순익은 5315억원으로 5527억원인 신한카드와 200억원 가량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로 메가히트를 치면서 1위 신한카드는 후발주자로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현대카드도 '애플페이' 협업, AI 도입으로 디지털과 결제 부문에서도 뒤쳐지고 있다.
박창훈 대표도 이번 취임사에서 과거 성공방식에서 벗어나 시장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이사는 취임사에서 "과거의 모든 정책들은 그 시대 상황에 맞춰서 (Customization) 우리를 “오늘 여기”까지 이끌었던 동력이었지만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고객의 관점에서 작은 불편함도 없애는 Payment 프로세스 혁신과 Scandal Zero, Payment 경쟁력에 따른 시장 지위의 확대, 그리고 시장 지위의 확대에 따른 지속 가능한 수익성 창출, 저는 이 세 가지만이 카드사의 존재 이유이고, 우리의 본질적 지향점"이라며 시장 지위 확대를 강조했다.
박창훈 대표가 신사업 역량을 발휘, 신한카드 '퀀텀점프'를 이룰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는 1993년 LG그룹 입사 후 신한카드 AM기획팀과 마케팅팀 부장, 빅데이터 마케팅팀 부장을 맡았다.
위성호닫기위성호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부터 임영진닫기임영진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 문동권닫기문동권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까지 신한카드 주요 역점 사업을 이끌어온 핵심 인재로 분류됐다.
박창훈 대표는 2015년 코드나인(Code9) 추진팀장을 맡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군을 나눠 상품을 개발하는 '코드나인(Code9)'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코드나인 마케팅은 2200만명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최신 트렌드·소비성향에 따라 남녀별로 9개 그룹으로 분류한 상품 개발 체계다.
코드9은 당시 대표이사였던 위성호 전 대표가 코드나인 마케팅 체계를 영업 전반에 확산시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과를 인정받아 2019년 신성장본부장에 선임됐다. 신성장본부는 당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역점 사업으로 꼽은 ▲오토금융 ▲Fee-biz(중개수수료) ▲렌탈을 담당했다. 박 대표는 신성장본부장으로 오토금융, 중개수수료, 렌탈 사업을 발굴해왔다.
임영진 대표가 2021년 조직개편에서 주요 부서로 새로 신설한 DNA추진단 단장을 맡았다. DNA추진단은 데이터 사업을 총괄하는 곳이다. 박 대표는 ▲소비밀착형 생활금융 플랫폼(Daily-PEFM) ▲라이프 플랫폼(New Discovery Platform) ▲개인사업자 금융플랫폼(Amazing-BFM) 구축을 위한 마이데이터 등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신한카드 디지털 DNA를 키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사장 선임 직전에는 본부장으로는 유일하게 페이먼트그룹 그룹장을 맡아 카드상품 개발, 마케팅 등 결제 사업 전반을 총괄했다. 박 대표는 페이먼트 관련 제휴사 확대에 기여하기도 했다. 제휴사 확대에도 성과가 있는 만큼 영업력도 인정받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박창훈 본부장은 Life사업본부, 페이먼트그룹 등을 맡으면서 제휴사를 확대해왔다"라며 "제휴사를 확대한다는건 영업력이 있다는 것으로 영업통으로도 분류된다"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현재 신한카드의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2위권 사업자와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라며 "업권을 넘나드는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차별적인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전업계 카드사 중 시장점유율 1위이지만 중위권인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와 PLCC로 점유율을 올리며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신용판매 면에선도 삼성카드가 신한카드를 위협하고 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지난 10월 신용판매 규모는 각각 116조원, 105조원이다. 신한카드는 전년동월보다 2조원 줄어든 반면, 삼성카드는 1조원 늘었다.
게다가 삼성카드는 그동안 '비용절감' 기조로 재무안정성에만 집중해 삼성카드가 공격적으로 나올 경우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김대환 전 대표 체제동안에 비용을 사용하지 않는 비용효율화 정책을 써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다"라며 "삼성카드가 전략을 바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면 시장 점유율은 금방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로 변수다. 그동안 신용등급이 낮았던 카드사들의 조달 부담이 완화되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표는 취임 후 미래 해심 지불결제로 기대되는 신한 쏠페이를 키워야한다.
올 3분기 신한 쏠페이 누적 회원은 1777만명으로 2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토스,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뿐 아니라 삼성금융계열사도 삼성금융네트웍스로 플랫폼을 키우고 있는 만큼 쏠 페이 MAU와 거래액 확대가 관건이다.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박 대표는 기존 5그룹 체제에서 4그룹 체제로 슬림화했다. 본부도 23본부에서 20본부로 개편됐다.
기존 경영지원그룹, 경영기획그룹, Payment그룹, 플랫폼혁신그룹, Multifinance그룹은 경영지원그룹, 경영기획그룹, Payment그룹, 전략사업그룹으로 재편됐다.
플랫폼혁신그룹은 새롭게 재편된 4그룹에 분산 배치됐다. 해당 인력을 타 그룹으로 분산 배치해 모든 그룹이 IT, 플랫폼 인력과 협업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Multifinance그룹은 전략사업그룹으로 변경됐다.
본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맹점 관리 전담 조직, 글로벌 사업 기획을 전담하는 조직을 별도로 신설했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