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25년 신년사에서 체질개선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자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롯데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새해 롯데는 다시 성장하기 위해 강도 높은 쇄신 작업에 주력할 전망이다.
앞서 신 회장은 올해 불확실성 확대,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경제 상황이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룹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회복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해 11월 ‘유동성 위기설’로 홍역을 치른 롯데그룹은 사업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철수하는 한편, 사업 방향성 재검토, 매각 작업 등의 방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에 한창이다.
롯데 측은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매각 작업과 바이오·AI 등 신사업 투자를 통한 성장 도모 등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롯데는 2022년 4월 롯데지주로부터 700억 원을 출자받아 설립한 롯데헬스케어 사업을 3년이 채 못돼 종료한다고 밝혔다. 시장 환경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개인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지속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대신 롯데는 그룹의 헬스케어 사업방향을 시니어타운, 푸드테크 등으로 선회한다. 대표적인 사업은 호텔롯데의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Vitality & Liberty)’이다. VL은 지난 50년간 축적한 롯데의 호텔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도심형 실버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다. 호텔롯데는 내년 1월 ‘VL 라우어(부산 기장)’, 10월에는 ‘VL 르웨스트(서울 마곡)’ 운영을 시작한다.
롯데는 지난해 말부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물산
롯데케미칼은 수익성 악화로 2조 원대 회사채의 재무 약정 위반을 발생하게 한 특약을 조정해 재무부담을 덜었다. 이를 위해 롯데는 그룹의 핵심 자산이자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 담보로 제공하는 강수를 뒀다. 이후 롯데케미칼은 10월 기준 보유예금 2조 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 원을 확보하게 됐다.
또 롯데케미칼은 사업 슬림화에 초점을 맞춰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 비핵심 사업 매각을 진행 중이다.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의 청산을 결정했고, 해외 자회사 지분을 활용해 1조3000억 원의 유동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는 포트폴리오 재구축과 동시에 신성장동력도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총 36만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춘다.
신 회장은 이번 신년사에서 “우리는 수많은 난관을 돌파해 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DNA를 축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와 혁신은 두려움과 고통을 수반하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한 해가 되자”고 당부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