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 사진제공 = 산업은행
이미지 확대보기한국산업은행은 2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2025년 시무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강석훈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5년에는 이제까지 대한민국 경제가 보여준 기적을 이어가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산업은행이 집중해야 할 네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첨단전략산업 지원'이다.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해 향후 3년간 첨단전략산업에 총 10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하고,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강 회장은 이어 두 번째 과제로 수익성 향상과 유동성 관리를 통한 '안정적 수익 기반 구축', 세 번째 과제로는 '전 직원이 성장하고 즐겁게 일하는 조직 문화 조성'을 꼽았다.
이에 더해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AI 전문성을 높이고, 업무 등에도 생성형 AI를 도입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강 회장이 언급한 과제는 '위기 대응 능력 강화 및 적기 대응'이다. 강 회장은 "모든 임직원이 경제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각자가 맡고 있는 분야에서 위기 대응 능력을 제고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신년사 전문.
한국산업은행 임직원 여러분,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24년이 가고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푸른 뱀의 해인 2025년에는
뱀이 상징하는 지혜와 풍요가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 늘 함께 하길 소망합니다.
지난 2024년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KDB Pride를 드높인 의미있는 한 해였습니다.
첨단전략산업을 최첨단에서 끌고 가는 첨단선도 Pride,
전 국토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지역성장 Pride,
벤처기업과 미래기술 투자를 지원하는 미래창조 Pride,
글로벌 금융기관과 당당하게 경쟁하는 글로벌 Pride,
부실을 도려내고 새살을 돋게 하는 구조조정 Pride,
신산업정책의 프론티어를 개척하는 정책금융 Pride 등
모든 분야에서 ‘Again, KDB Pride’의 원년이었습니다.
미래 먹거리이자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이 되는
반도체, AI, 이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초격차산업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반도체 설비투자지원 특별프로그램’을 출시하였으며, 자금공급도 목표대비 13%를 초과한 87조원을 달성하였습니다.
또한, 영·호남 지역 혁신생태계 구축과 지역 산업의 녹색·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해 남부권투자금융본부 설립, 부산 및 경남 지역특화 펀드 조성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 마련에도 기여하였습니다.
아울러, 건설사의 신속하고 질서있는 워크아웃 진행, 항공사 통합 및 관련 공적자금 회수 등 현안기업의 경영정상화를 통한 우리 경제의 안전판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였으며,
산업정책 수립 및 정책금융의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를 주도할 ‘Next 100 포럼’을 출범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을 이끌어 갈 씽크탱크(Think Tank)로서의 역할도 시작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창립 70주년을 맞이하여 KBS 열린음악회 개최와 꾹꾹곰 캐릭터 출시 등 새로운 홍보로 ‘더 큰 KDB’를 널리 알렸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외 각지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2024년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초 불확실성의 시대’ 였습니다.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더불어, 자국 우선주의와 경제 안보 강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분절 등으로 우리 경제는 짙은 안개 속에 갇혀 있었습니다.
2025년은 작년의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의 정책 변경 및 국제 정세 변화가 더해져 대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대내적으로는 대한민국 경제의 기적은 끝났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저출산·고령화 문제,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 진입 등에 직면함에 따라
*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 기사, ‘Is South Korea’s economic miracle over?’(’24.4.22자)
우리 경제는 앞날을 가늠하기 어려운 더 짙은 안개 속으로 들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최근의 국내 정치‧경제 혼란으로 인해 국가신용등급이 불안정해지고, 어느 날 갑자기 경제위기로 발화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제까지 우리 경제가 보여준 기적을 이어가고 미래를 만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
대한민국 대표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산업은행은 다음의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첫째, ‘첨단전략산업 지원’입니다.
AI의 본격적인 등장과 함께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전략산업의 경쟁 격화, 기술패권 확보를 위한 산업정책 및 경제안보의 중요성 부각 등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첨단전략산업의 주도권 확보는 기업간 경쟁 차원을 넘어 경제안보라는 국가대항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 국가대항전에서 주요국은 보조금, 세금 감면, 저리대출의 3종 세트를 활용해 자국 기업 앞 천문학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제약사항으로 인해 아직 경쟁국에 비해 실효성 있는 지원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한국산업은행은 첨단전략산업 지원의 앵커(Anchor)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향후 3년간 총 10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하게 될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할 것입니다.
정부 출자와 우리 자체 수익으로 10조원의 자본을 확충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성장부문과 기업금융부문이 주축이 되어 첨단전략산업에 100조원을 투자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한민국 경제의 재도약을 이끄는 첨병이 되겠습니다.
둘째, 지속가능한 정책금융 수행을 위한 ‘안정적 수익 기반 구축’입니다.
건전한 재무구조와 적극적인 정책금융 수행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이 균형이 깨질 때, 우리 조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이미 경험한 바 있습니다.
첨단전략산업 지원 등 정책금융 확대를 위한 가장 손쉬운 재원 마련 방법은 정부 출자이지만,
매번 정부 출자를 받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상이익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혁신성장금융부문, 글로벌사업부문 및 자본시장부문은 직접적인 시장 마찰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수익을 높이는 Profit Center 역할을 강화하여야 합니다.
또한, 심사평가부문, 리스크관리부문, 기획관리부문 및 재무관리부문은 손익을 면밀히 점검하고 부실 발생을 선제적으로 예방하며,
비금융 관계기업 및 외부 요인에서 발생하는 비경상 손익의 변동성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더불어,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하여 시장 상황과 기업의 자금 수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유동성을 촘촘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어떠한 대외환경 변화 속에서도 우리의 정책금융 기조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조화를 이루며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정교한 톱니바퀴 체계를 만들어 나갑시다.
셋째, ‘전 직원이 성장하고 즐겁게 일하는 조직 문화 조성’입니다.
저는 취임식에서 여러분이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신기술과 산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해야 합니다.
직원 여러분은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시기 바라며,
저를 포함한 경영진은 여러분의 노력을 지원하고 인재양성을 위해 더욱 힘쓰겠습니다.
특히, 모든 직원 개개인의 AI에 대한 전문성 향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AI 반도체, AI Cloud, AI Foundation Model, AI Application, AI Robot으로 이어지는 전 분야에서
한국산업은행 임직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다같이 즐겁게 일하는 조직문화 형성도 추진해야 할 과제입니다.
작년 버크만 프로그램을 통해 팀원 간 상호이해도를 높여보았고, 원동력 연수를 통해 구성원 간 유대감을 제고했습니다.
작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조직력을 강화하고, 함께 일하는 조직문화를 만들 것입니다.
아울러,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전행적으로 Paper-Less도 시행하고, 행내 생성형 AI 도입의 첫걸음으로 KDB-GPT 서비스도 본격 개시하게 됩니다.
차근차근 작은 것부터 하나씩 바꾸면서 즐겁게 일하는 한국산업은행을 만들어 나갑시다.
넷째, ‘위기 대응 능력 강화와 적기 대응’입니다.
2025년 상반기는 한국 경제와 한국산업은행이 대내외적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의 거시경제와 대외거래의 안정성, 금융기관의 건전성, 대외 자산의 충분성 등을 감안할 때,
위기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고 설령 아주 만약에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우리는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경제위기 가능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는 상호작용이라는 악순환 과정을 거쳐 실제 위기로 전이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전 임직원은 경제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각자가 맡고 있는 분야에서 위기 대응 능력을 제고하는 데 만반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한국산업은행 임직원 여러분,
올해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 상황이 예상되지만, 우리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만약 연간 경제성장률이 2% 아래로 하락한다면, ‘대한민국 경제의 1%를 책임지는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산업은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뱀의 머리와 꼬리가 함께 응해 서로 돕는다는 의미의 상산사세*(常山蛇勢)의 마음으로 서로 협력하고 긴밀하게 대처합시다.
* 상산의 뱀과 같은 기세라는 뜻 [손자병법 구지편]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도 명확한 방향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KDB가 제 역할을 다한다면
대한민국 경제가 짙은 안개를 뚫고 다시 성장의 슈퍼스타*로 떠오를 것이라 믿습니다.
* 세계은행(World Bank), ‘2024 세계개발보고서:중진국 함정(World Development Report: The Middle-Income Trap)’ (’24.8.1자)
- “The standout economy – the growth superstar even – is the Republic of Korea, and this report prominently features its experiences.”
올해부터 은행의 CI(Corporate Identity)를 ‘KDB산업은행’에서 ‘한국산업은행’으로 변경합니다.
CI 변경을 시작으로, 한국산업은행의 정책금융 효과를 고객과 국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2025년이 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주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5년 1월 2일
회 장 강 석 훈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