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대한통운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이달 5일 일요일부터 주7일 배송을 시작한다. 주7일 배송은 365일 언제나 택배를 받아볼 수 있는 물류 시스템이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8월 주7일 배송과 함께 택배기사들의 주5일 근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요일과 공휴일 포함 연간 약 70일 기간에도 택배를 배송해주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에 따라 주말에 온라인쇼핑을 하는 고객도 평소보다 1~2일 더 빠르게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CJ대한통운의 주7일 배송은 이커머스 업계에도 훈풍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성장세가 주춤하던 이커머스 업계에 휴일 배송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쿠팡이나 컬리처럼 자체 배송이 있는 이커머스가 아니더라도 주말·휴일 배송이 가능해진다. 풀필먼트 서비스와 결합할 경우 자정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CJ대한통운 측은 “실제 홈쇼핑과 식품업계 등 상당수의 고객사가 주7일 배송을 계획하거나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7일 배송과 함께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를 상대로 주5일 근무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택배기사는 이틀 휴무가 보장되고, 사회적 합의에 따른 가이드 라인인 주당 60시간 근무를 적용받는다. CJ대한통운은 대리점, 택배기사, 전국택배노동조합 등 이해당사자들과 ‘주7일 배송·주5일 근무’ 시스템 정착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사업 초기 서비스 권역도 배송 밀집도가 낮은 일부 읍·면 지역은 제외된다. 배송망이 갖춰지는 대로 전국권으로 늘린다.
CJ대한통운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곤지암메가허브를 비롯해 14개 허브 터미널과 276개 서브 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택배 분류 효율화를 위해 자동 분류 장비인 ‘휠소터’와 소형택배 특화 분류설비인 ‘MP(멀티포인트)’도 두고 있다. 여기에 하루 200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택배 시스템 ‘로이스 파슬(LoIS Parcel)’ 개발도 완료했다. CJ대한통운은 전국적으로 걸쳐진 자체 물류망을 최첨단 물류 시스템으로 촘촘하게 연계해 주7일 배송을 안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신 대표는 주7일 배송을 계기로 ‘오네’와 ‘더 운반’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더 운반’은 택배기사들을 위한 운송 플랫폼이다. CJ대한통운이 지난 2023년 7월 론칭한 것으로, 과거 ‘화주-주선사-운송사-차주’였던 운송 시스템을 ‘화주-차주’로 간소화했다. 운송 단계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나 비효율성을 일소해 택배기사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고객도 평균 택배 운임 비용을 최대 15% 줄이게 됐다. 또한, 업계 최초로 차주(택배기사)에게 거래금 전액을 익일 정산해준다. CJ대한통운은 화주(고객사)로부터 거래일 기준 30일 뒤 정산을 받지만, 차주는 자체 현금으로 선지급한다. 물류 생태계의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최근에는 ‘더 운반’ 앱 내 인공지능(AI) 기능을 개선했다. AI가 분석해 최적의 운송을 추천해주는 ‘맞춤 오더’와 진행 중인 오더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내 오더’ 기능을 추가했다. 월간 누적 운임과 정산 정보, 최적 운송경로, 현재 날씨 등 운행에 관한 정보도 함께 담았다. ‘더 운반’은 론칭 1년 만에 화주가 3000곳으로 늘었고, 차주는 4만 명을 돌파했다.
혁신 물류를 추구하면서 CJ대한통운의 계약물류(CL) 신규수주액은 지난해 기준 약 7300억 원으로, 전년(약 5300억 원) 대비 40% 늘었다. 주요 수주로는 지난 5월 체결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삼다수 물류 계약과 신세계그룹과의 물류 동맹 등이 있다.
CJ대한통운 조지아주 게인스빌 콜드체인 물류센터 전경. /사진=CJ 대한통운
이는 최근 3년간 실적에서도 두드러진다. CJ대한통운의 연 매출은 지난 2021년 11조3437억 원에서 2022년 12조1307억 원으로 뛰며, 최대 실적을 썼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택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물동량도 크게 뛰었다. 그러나 2023년에는 매출이 11조7679억 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코로나19 엔데믹과 동시에 쿠팡의 성장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후 CJ대한통운은 2024년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8조9564억 원을 달성, 전년(8조7073억 원)보다 2.9% 오르면서 성장세로 전환했다.
CJ대한통운은 현재 미국 15개 주에 걸쳐 60개의 물류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창고관리, 운송관리, 물류 컨설팅, 포워딩 등 종합 물류 서비스를 전개한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대형 물류센터를 가동했다. 2만4904㎡(약 7500평) 규모로, 제품별 보관온도에 따라 다양하게 온도관리를 할 수 있는 복합물류센터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는 캔자스주 내 2만7000㎡ 규모의 콜드체인 물류센터를, 2026년 상반기에는 일리노이주 내 민관합작 물류센터를 완공한다. 2030년까지 글로벌 ‘TOP10’ 종합 물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는 지난해 11월 창립 기념식에서 “최근 우리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급변하고 있으며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근원적이다”라며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