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건설도 부동산도 와르르…첩첩산중 생존경쟁 펼쳐진 한 해 [2024 건설·부동산결산下]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4-12-31 10:06

대형사 해외에서, 중견사 신규 브랜드 사활…그마저도 못하는 지방서는 폐업 속출
청약홈 마비되는 로또청약 나타나는가 하면 지방은 무더기 미분양
2단계 스트레스DSR 등 대출규제 시행으로 영끌족 속출…경매물건 쏟아져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동탄역 롯데캐슬 단지투시도

동탄역 롯데캐슬 단지투시도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및 건설업계 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높아진 원재자값으로 인해 위축된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줄어들 줄 몰랐다.

여기에 각종 정책대출로 인해 집값은 올랐지만, 그로 인한 반동으로 가계대출이 GDP 규모를 아득하게 넘어서는 등 대출 리스크가 커졌다. 정부는 뒤늦게 스트레스DSR 시행 등을 통해 가계대출 규모 관리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이로 인해 부동산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든 한편 대출금리는 줄어들지 않아 이를 버티지 못한 ‘영끌족’들의 매물이 쏟아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올해는 건설과 부동산 모두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한 해로 정리된다. 내년 역시 올해 연말 비상계엄 및 탄핵정국 여파가 이어져 업계의 냉랭한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허윤홍 GS건설 대표(왼쪽)와 야흐야 아부샬 부사장이 올해 4월, 사우디아라비아 알코바(Al Khobar)에서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GS건설

허윤홍 GS건설 대표(왼쪽)와 야흐야 아부샬 부사장이 올해 4월, 사우디아라비아 알코바(Al Khobar)에서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GS건설

이미지 확대보기


◇ 결국 답은 해외에…현엔·GS 사우디, 한화 이라크 등 중동시장 한 획

국내 시장의 고전이 이어지면서, 대형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사업 대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올해도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중동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다수 나타나며 건설업계 희망의 등불을 밝혔다.

GS건설은 올해 4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가 발주하는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2번(Fadhili Gas Increment Program Package 2) 황회수처리시설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하는 '아미랄 석화플랜트 패키지1'을 공동 수행하게 됐다.

한화 건설부문은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한화 회장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재개 추진을 알렸다. 공사비 문제로 잠시 멈췄던 이 사업은 한화 건설부문이 공사의 발주처인 NIC(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와 공사비 변경 계약을 체결하면서 재개 급물살을 탔다. 변경된 계약금액은 총 103.98억불(약 14조 7,125억원, 환율 1,414.9원/USD 적용)으로 최초 계약금액 101.21억불 대비 2.77억불(약 3,919억원) 증가했다.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 단지투시도 (왼쪽), 청주 테크노폴리스 아테라에 적용될 예정인 '디 오이시스' 티하우스 (오른쪽) / 사진제공=각 사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 단지투시도 (왼쪽), 청주 테크노폴리스 아테라에 적용될 예정인 '디 오이시스' 티하우스 (오른쪽) / 사진제공=각 사

이미지 확대보기


◇ 중견 건설사 신규 브랜드 출시 경쟁, 금호 '아테라'부터 반도 '카이브 유보라'까지

대형사들이 해외사업에서 획을 그었다면, 중견 건설사들은 신규 브랜드 출시 경쟁을 통해 치열한 국내 주택시장에서 살아남고자 했다.

반도건설의 ‘카이브 유보라’부터 금호건설의 ‘아테라’·HL디앤아이한라의 ‘에피트’까지, 올해 중견 건설사들은 앞을 다퉈 신규 브랜드 론칭에 나섰다. 또 두산건설과 동부건설 등은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지는 않지만 기존 브랜드인 ‘두산위브’와 ‘센트레빌’ 등을 리뉴얼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 잠재고객들의 눈도장 찍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반도건설이 지난달 선보인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카이브 유보라(KAIVE UBORA)’는 2006년 유보라 이후 18년여 만에 공개된 프리미엄 브랜드다. 비슷한 시기에 금호건설은 기존의 ‘어울림’과 ‘리첸시아’를 대체할 신규 주거 브랜드인 ‘아테라(ARTERA)’를 선보였다.

이들보다 앞선 지난 4월에는 HL디앤아이한라가 기존 ‘비발디’를 대체할 신규 주거브랜드 '에피트'(EFETE)를 선보였다. '에피트'는 '누구나 선호하는 완벽한 아파트'라는 의미의 영어 표현인 'Everyone's Favorite, Complete'를 조합해 만들었다. 회사 측은 '빛나는 삶의 완성'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기반으로 보다 안락하고 편리한 주거 공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경기도 모처 한 공사장 전경. 사진 = 한국금융신문

▲ 경기도 모처 한 공사장 전경. 사진 = 한국금융신문



◇ 무너지는 중소형 건설사, 5년 사이 폐업 최대…일자리도 급감

대형사는 해외로, 중견사는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활로를 찾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지방 중소 건설사들은 무더기 폐업과 부도처리를 피하지 못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는 27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는 2019년 이후 최대치기도 하다. 연말로 갈수록 부도 신고가 늘어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볼 때, 올해는 총 30곳 이상의 부도처리 건설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부도까지 가지 않더라도 경영난으로 스스로 문을 닫는 폐업 건설사도 올해 들어 10월까지 2104곳으로 1년 전보다 1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가 394곳으로 20.9%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전문건설사 폐업 신고는 1710곳으로 8.3% 늘었다.

건설업 부진 속 관련 업종 취업자도 급감했다. 올해 9월 국내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5만7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수 감소 폭이 4%대를 기록한 것은 2013년 2월(-5.6%) 이후 11년 8개월 만이었는데, 10월 건설업 취업자 역시 4.3% 줄며 4%대 감소 폭을 이어갔다.

문제는 내년에도 이런 어려움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업 불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투자가 1.4% 줄고, 내년에는 2.1% 축소되며 감소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아파트 경매지표 / 자료제공=지지옥션

전국 아파트 경매지표 / 자료제공=지지옥션

이미지 확대보기
◇ 영끌족 한계? 역대 최다 수준 경신한 서울 아파트 매매·경매 매물

무너진 것은 건설업계만이 아니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와 경매 매물 수조차 최대치를 넘나들며 고금리와 대출규제를 버티지 못한 영끌족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건수는 31일 기준 8만7000여건을 넘나들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치솟기 시작한 집값과 2단계 스트레스DSR 시행 등 대출규제 여파로 거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며 매도자와 매수자의 눈치싸움 속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경매 역시 들끓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4년 11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3408건으로 전달에 이어 2개월 연속 3400건 이상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낙찰률은 38.4%로 전월(40.0%) 대비 1.6%p 떨어졌다. 낙찰가율은 85.5%로 전월(87.2%) 보다 1.7%p 하락했고, 평균 응찰자 수는 전달과 동일한 6.1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전달(41.3%) 대비 7.0%p 오른 48.3%로 2022년 6월(56.1%)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서울 외곽지역에서 두 차례 이상 유찰됐던 아파트가 다수 소진되면서 낙찰률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낙찰가율은 94.9%로 전월(97.0%) 대비 2.1%p 떨어지면서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다만 한강변에 위치한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주요입지 내 신축 아파트가 여전히 고가에 낙찰되면서 지역별, 단지별 양극화 현상은 지속됐다. 평균 응찰자 수는 6.6명으로 전달보다 1.4명이 증가했다.

29일 오전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이 28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마비된 모습. / 사진=한국금융신문

29일 오전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이 28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마비된 모습. / 사진=한국금융신문

이미지 확대보기


◇ 청약시장 옥석 가리기 심화, 청약홈 마비 부른 '동탄역 롯데캐슬'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은 청약시장의 옥석 가리기 움직임을 심화시켰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2020~2024년 민간 분양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올해(12월 셋째 주 기준)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공급 11만5102가구 중 5만2403가구(45.5%)만 1순위에서 마감됐다. 올해 1순위 마감 비율은 5년 전인 2020년(76.3%)과 비교하면 30%p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한 셈이다.

반면 올해는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이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정도의 로또청약 광풍도 불었다. 지난 7월 무순위청약에 나선 ‘동탄역 롯데캐슬’이 그 주인공이었다. 단 1가구 줍줍에 294만4780건의 신청이 몰려 역대급 청약 경쟁이 펼쳐졌다. 분양가가 4억7000만원대로 주변 시세대비 10억원가량 저렴하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었다.

그러나 청약시장 옥석가리기 심화로 인한 청약 이탈 현상은 내년에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60만9366명으로, 전월(2671만9542명)보다 11만명가량 줄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22년 6월 이래 29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또한 지난달 이탈자 수는 작년 1월(15만4996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주택도시기금 주요 재원인 청약통장 저축액 감소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청약저축 월 납입 인정액을 인상하는 등의 조처를 했으나 가입자 이탈이 계속되는 실정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