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OK금융그룹은 지난달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조성한 프로젝트 펀드에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것으로, 인수대금 2203억원 중 절반 가까이 후순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 회장의 증권사 인수 희망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2015년 LIG투자증권을 시작으로 2017년 이베스트투자증권(현 LS증권) 인수에도 나선 바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탈락해 고배를 마셨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펀드 참여를 우회적 증권업 진출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모펀드인 KCGI가 추후 한양증권을 재매각한 후 투자금 회수(엑시트)할 경우 OK금융그룹이 완전히 인수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KCGI는 현재 법률 전문가 등의 조언을 들으며 금융위원회에 제출할 대주주 승인 심사 신청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윤 회장은 저축은행 인수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 회장은 그간 지속적으로 저축은행 M&A를 모색해 왔다. 일례로, 현재 다올저축은행인 현대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이달 초부터 실사를 진행했다.
인수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OK저축은행은 단숨에 자산규모 1위 저축은행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 3분기 말 기준 자산 규모 1위는 SBI저축은행으로, 총자산 14조8211억원이다. SBI저축은행은 코로나 시기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OK저축은행과 격차를 벌렸지만, OK저축은행이 따라잡으면서 격차가 줄어든 상태다.
OK저축은행은 2위로 SBI저축은행보다 1조368억원가량 적은 13조7843억원이다. 단순히 상상인저축은행의 3분기 말 자산을 더했을 경우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6조5397억원으로, 1위보다 약 1조7186억원 자산 규모가 더 커지게 된다.
인수합병 시 영업구역이 확대되며 사실상 전국구 저축은행으로 도약하게 된다. 그동안 OK저축은행은 서울에 본점은 두고 있으나 SBI저축은행과 비교하면 수도권 영업구역은 약하다. OK저축은행은 상상인저축은행 영업구역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현재 OK저축은행은 서울에 본점을 두고 '광주/전남/전북/제주'와 '대전/충남/충북'까지 총 3곳의 영업권을 갖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경기/인천'에서 영업하고 있어, 인수합병 시 총 4곳의 영업구역을 갖게 된다.
최윤 회장의 OK종합금융그룹 도약 목표에 가장 큰 걸림돌은 단연 대주주 적격성 문제다.
OK금융그룹이 2014년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 금융당국은 점진적으로 대부 자산을 줄여 10년 뒤인 2024년 대부업을 완전히 철수하도록 주문했다. 저축은행의 건전경영과 이해상충 방지를 위함이다.
이에 지난해 OK금융 계열사들은 대부업 라이선스 반납을 완료했다.
그러나 문제는 청산하는 기간 내 설립된 최윤 회장 동생 명의의 대부업체인 비콜렉트대부와 그 자회사인 H&H파이낸셜대부, 옐로우캐피탈대부 등이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7월 OK금융그룹에 해당 대부업체 정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전달한 바 있다.
해당 문제에 대해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는 지난 10월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OK금융그룹 내에 폐쇄 없이 운영 중인 대부업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윤 회장 특수관계인 동생 최 모 씨가 운영하는 대부업체는) 현재 독립 경영을 하고 있고 저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