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펙수클루. /사진=대웅제약
이미지 확대보기26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일 P-CAB 제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의 브라질 수출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상대 계약사는 브라질 최대 제약사인 'EMS S/A'다. 대웅제약은 지난 2020년 8월 EMS와 손 잡고 2030년 8월까지 10년간 펙수클루 현지 공급을 함께 하기로 했지만 4년여 만에 갈라서게 됐다. 계약 규모는 859억 원(기술료 포함)으로 2019년 기준 연간 매출액의 7.72%에 해당한다.
대웅제약은 계약 해지 사유로 EMS의 의무 불이행을 들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EMS는 브라질 품목 허가권자로, 제품의 상업화를 위한 허가 취득절차를 진행할 의무가 있다"면서 "하지만 EMS가 브라질 품목허가 취득 관련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해 공급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귀책사유가 상대 회사에 있는 만큼 대웅제약이 계약금을 반환할 의무는 없다. 회사는 EMS와 계약을 맺을 당시 일부 계약금을 수령한 바 있다.
다만 이번 계약 해지로 펙수클루 브라질 출시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본래 대웅제약은 새해 펙수클루를 브라질에 출시, 국내 제약사 중에선 가장 빨리 현지 P-CAB 시장을 선점할 예정이었다. 브라질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은 2020년 기준 8000억 원 규모로 전 세계에서 6번째이며, 중남미에서는 가장 크다. 이에 대웅제약도 브라질을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으며 진출에 힘을 쏟아왔다.
업계에선 이번 계약 해지로 대웅제약의 브라질 시장 선점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냔 시선이 존재한다. 현재 대웅제약 외에도 P-CAB의 브라질 진출을 노리는 국내 제약사가 더 있어서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브라질 대형 제약사인 유로파마에 P-CAB 신약인 케이캡을 기술수출한 상태로, 개발 및 판매를 앞두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도 중남미 지역에서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기존 계획한 출시 시점에 맞출 수 있도록 내년부터 빠르게 새 파트너사를 찾아나설 예정이다. 이미 품질관리기준(GMP) 실사도 통과한 만큼, 적합한 파트너사를 찾는다면 출시에 큰 어려움이 없을 거란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 9월 브라질 식품의약품감시국(ANVISA)으로부터 오송 스마트 공장의 GMP 실사를 진행, '지적사항 없음(Zero Observation)'으로 최고점을 받은 바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계약 해지가 완전히 마무리된 후 신뢰할 수 있는 새 파트너사를 찾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