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판교R&D 센터.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이미지 확대보기삼성중공업은 매각 후 재임대하는 '세일즈 앤드 리스 백(Sales & Lease Back)' 방식을 이용했다. 이는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이나 건물을 금융회사에 매각하고 매각 대금은 운용 자금으로 활용한다. 매각 자산은 금융회사로부터 재임차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세일즈 앤드 리스 백'은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많이 사용한 방식이다. 2002년 삼성중공업이 서울 역삼동에 있는 강남 사옥을 1225억원에 매각했을 땐 구조조정 차원에서 진행됐다.
당시에는 매각 대금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 재무구조를 강화했다면, 이번 판교 사옥 매각은 다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매각 대금 상당 부분을 조선소 무인∙자동화와 선박 자율운항에 이어 새로운 미래 기술력에 대한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일부는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사용하지만, 당장 재무지표가 나빠 이를 해결한다기보단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느낌이 강하다.
회사 관계자는 "매각 대금의 100% 아니지만 주로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305억원이다.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27.68% 늘어난 금액이다. 부채비율은 304.05%로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208.69%)과 한화오션(291.48%)보단 높긴 하지만 점점 내려가는 추세다. 전년 동기 대비 24.63%포인트 하락했으며, 1분기 345.52%, 2분기 328.18%보다 낮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조선업황도 좋은 편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3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외에도 세일즈 앤드 리스백 방식을 이용하는 곳이 있다. 앞서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두산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20년 9월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두산타워와 해당 부지를 8000억원에 매각하고 재임대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