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1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는 모두 525건으로 수주액은 총 326억9353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77억3739만달러)과 비교해 17.9% 상승한 것으로, 1∼11월 수주액만 놓고 보면 올해 수주액은 2015년(407억달러)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다만 통상 해외건설 수주는 연말에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정부가 연초 제시한 올해 해외수주 목표치인 40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평가된다.
최근 비상계엄 사태 여파에 들어서면서 정부 간 협력이 필수적인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당초 지난 5일로 예정됐던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의 간담회를 진행하지 못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의 방한이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취소되면서 ‘한·스웨덴 전략 산업 서밋’도 차질을 빚었다. 이날 삼성물산은 스웨덴 SMR(소형모듈원자로) 개발 업체 칸풀넥스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불안정한 국내정세 등을 고려해 방한을 취소하며 일정이 연기됐다.
또한 탄핵정국 장기화로 윤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었던 해외 원전사업도 추진동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최근 한국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내년 3월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원전 사업은 국가 간 신뢰가 중요한 만큼, 업계는 국내 탄핵 정국이 빌미가 돼 본계약이 영향을 받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파생된 국내외 정세 급변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환율과 금리가 영향을 받으면서, 또 다른 변수로 자리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율과 직결된 원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해외 수주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공사는 환율·국내 정세 등 다양한 요인이 수주에 영향을 준다”며 “탄핵·비상계엄 등으로 원화의 가치가 예전만 못하고, 정부의 부재로 인해 해외수주 영업활동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정세가 불안한 상황으로 분양 시기에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불안한 정세와 컨트롤타워 부재로 금융 관련 정책의 방향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사실상 매수 심리도 위축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분양 시장에선 대출 규제 강화와 경기 침체 등으로 영향으로 관망세가 짙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분양에 차질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분양일정을 연기하자니 이자를 감당하기 힘들고, 강행하자니 현 상황에서 성공적인 분양 경쟁률을 기록할 것 같지도 않다”며 “수도권은 큰 걱정 없겠지만, 지방 현장은 분양일정을 두고 곤란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분양 홍보까지도 꺼리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은 환경이 이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분양 일정을 내년으로 미루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