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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십시일반’ 시너지…롯데온의 ‘만년적자’ 꼬리표 떼기

박슬기 기자

seulgi@

기사입력 : 2024-12-16 17:12 최종수정 : 2024-12-16 17:45

박익진號 롯데온, 올해 고강도 체질 개선 작업
두 차례 희망퇴직 더해 잠실→강남 사옥 이전
내년엔 롯데쇼핑의 '연결형 게이트웨이'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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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은 올해 두 차례 희망퇴직 진행과 사옥을 이전했다. /사진제공=롯데온

롯데온은 올해 두 차례 희망퇴직 진행과 사옥을 이전했다. /사진제공=롯데온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롯데온이 비용 효율화 작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2020년 출범 이후 5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선 것. 올해 2차례 희망퇴직과 사옥이전을 진행했고, 이익률이 낮은 상품군 구성비도 조정했다. 롯데온의 큰 숙제였던 오카도 사업은 롯데마트에 이관하며 부담을 줄였다. 내년부터는 롯데쇼핑 내 유통계열사 간 시너지를 위한 ‘연결형 게이트웨이’ 역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온은 지난 13일 2차 희망퇴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첫 번째 희망퇴직을 진행한 지 6개월 만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됐다”며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 입장에 서서 필요한 부분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했다.

사옥도 이전했다. 지난 7월 서울 잠실에 있던 롯데월드타워에서 강남구 삼성동으로 사옥을 옮겼다. 롯데온은 지난 2021년부터 롯데월드타워 사무실 2개층을 임대해 사용해왔는데, 비용 절감 목적으로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롯데온의 새로운 수장으로 영입된 박익진 대표가 단행한 고강도 체질개선 작업들이다. 재무 전문가로 알려진 박 대표의 가장 큰 임무가 어느새 롯데쇼핑의 천덕꾸러기가 돼 버린 롯데온의 ‘수익성 개선’이었던 만큼 올 한 해 비용 효율화에 주력한 모습이다.
▲ 박익진 롯데온 대표이사. /사진제공=롯데쇼핑

▲ 박익진 롯데온 대표이사.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온 만년 적자, 왜?
롯데온은 매년 1000억 원 가량의 손실을 내며 누적 적자가 5000억 원에 이르렀다. 올해 3분기 누적 적자는 615억 원이다. 매년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큰 규모의 손실 상태다.

만년적자의 배경에는 롯데온이 2021년 8월 백화점과 마트 등 주요 사업부의 온라인 조직을 롯데온으로 이관하는 거버넌스 통합작업 영향이 적지 않다. 당시 이 작업은 각 사업부에 흩어져 있던 온라인 조직을 한곳에 모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하지만 롯데온의 불리한 수익구조로 실적이 악화될 수 밖에 없었다. 각 사업부가 보유한 상품을 롯데온에서 판매하면 사업부들은 판매가를 그대로 매출로 인식했다. 반면 롯데온은 이를 통해 발생한 물류비와 마케팅 비용 등을 부담했고, 각 온라인 사업부의 적자까지 떠안아야 했다.

이후 2022년 말부터 회계처리 기준이 정상화됐다. 사업부 간 롯데온 판매 상품 수익을 나누는 타협도 이뤄냈다. 당시 업계에서는 롯데온의 거버넌스 통합작업을 두고 성장통이라 말하며 이후에는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 기대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롯데온. /사진제공=롯데온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롯데온. /사진제공=롯데온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롯데온의 실적 악화는 지속됐다. 거버넌스 통합작업으로 성장통을 겪는 사이 경쟁사들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롯데온이 버티컬 서비스와 가수 이효리 모델 발탁 등으로 마케팅에 힘을 기울였지만 5% 안팎의 시장점유율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엔데믹이 오고난 뒤 이커머스 시장은 정체됐고, 어느덧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체제가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경제까지 어려워지면서 각 이커머스들은 투자 대신 적자폭을 줄여나가는 데 집중했다. 적자폭이 컸던 롯데온 역시 외형성장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롯데온으로선 그나마 성과를 낸 버티컬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것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고강도 체질개선 ing …내년엔 어떤 전략?
새로운 수장이 오고,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내년 롯데온의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롯데온에 따르면 2025년에는 롯데쇼핑 내 유통계열사와 타 사업부들과 유기적으로 순환하는 연결형 게이트웨이 역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온은 올해 1월부터 롯데 계열사 인기 상품을 롯데온 단독 혜택으로 선보이는 행사 ‘월간롯데’를 이어오고 있다. 신세계가 전개하는 ‘쓱데이’와 비슷한 행사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롯데온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롯데온세상 쇼핑 페스타’는 전년 행사보다 20% 이상 실적이 개선됐다. 계열사들의 통합 행사를 통해 롯데온의 유입을 늘리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온은 최근 '온앤더럭셔리 쇼룸'을 론칭했다. /사진제공=롯데온

롯데온은 최근 '온앤더럭셔리 쇼룸'을 론칭했다. /사진제공=롯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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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컬 서비스가 성과를 내는 만큼 올해 7월 조직 재정비를 마친 패션실과 뷰티실에도 힘을 준다.
패션실은 롯데온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가진 조직으로, 백화점급 브랜드 강화와 신규 셀러 발굴 및 육성에 집중한다. 이와 더불어 럭셔리, 해외직구 부분에서도 현지 브랜드와 티 등 제휴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패션 MD인력도 보강 중”이라며 “시장 내 경쟁력을 더욱 키우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롯데온은 K-인디 뷰티 브랜드에 대한 고객경험을 확대키로 했다. 롯데온은 공동기획 브랜드를 개발해 단독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패션, 뷰티, 아동, 명품 등 버티컬 전문몰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그룹사 역량을 활용한 상품기획(MD)과 개인화 마케팅 강화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성장 가능한 내실 중심의 경영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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