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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정교선·허서홍·신유열 ‘7080 오너’ 전진배치…위기 극복 ‘젊은 피’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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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2-16 00:00

오너일가 세대교체…위기극복 나서
불확실한 유통환경, 책임경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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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정교선·허서홍·신유열 ‘7080 오너’ 전진배치…위기 극복 ‘젊은 피’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을 꼽자면 오너들의 대거 승진이다. 특히 70년대생과 80년대생 등 비교적 젊은 나이의 오너들이 약진했다. 시시각각 바뀌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오너일가의 세대교체를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선 모습이다. (주)신세계 정유경닫기정유경기사 모아보기 회장을 시작으로 현대홈쇼핑의 정교선 회장, 롯데지주 신유열 부사장, GS리테일 허서홍 대표이사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신세계 정유경 회장의 승진 소식은 오너일가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지난 10월 30일 일찌감치 인사를 단행한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총괄사장을 9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1972년생 정유경 회장은 1970년생 이후 출생한 주요 대기업그룹 기업인 중 첫 여성 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부회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회장 자리에 올라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정유경 회장은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인물로, 별다른 대외활동이 없었다. 다만 지역 1번점 ‘랜드마크 전략’을 통해 백화점 본업 경쟁력 확보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백화점 부문 매출과 이익 모두 2016년 대비 2배 성장했고,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정유경 회장은 늘 “경영 실적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조직의 역량을 집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직원들이 숙고하고 깊이 분석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빠르게 실행하도록 주문하는 게 주요 골자다. 최근 유통업황 부진이 길어지면서 정유경 회장의 이러한 경영철학은 중요한 위기타개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74년생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0월 31일 인사를 통해 14년 만에 회장으로 영전했다. 정교선 회장의 승진 역시 업황 부진과 무관치 않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인사를 내면서 “악화일로를 걷는 국내 홈쇼핑 시장 환경 하에서 현대홈쇼핑의 성장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16년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맡아온 정교선 부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때 현대홈쇼핑은 그룹의 캐시카우로도 불리던 효자였지만 TV 시청자가 줄고, 이커머스의 공세와 높은 송출수수료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매출액이 2조645억 원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3% 빠진 600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의 책임경영이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정 회장은 승진과 함께 기전사업부, 담당, 경영지원본부에서 ‘디비전’(Division) 체제를 도입했다. ▲MD전략 디비전 ▲채널전략 디비전 ▲경영지원 디비전 등 세 디비전 체제로 나눠 상품의 전문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GS그룹 오너가(家) 4세 허서홍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진행된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GS리테일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2024년 정기임원인사에서 GS리테일에 발을 들인 그는 불과 1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게 됐다. 9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던 허연수닫기허연수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이 떠나면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허서홍 부사장은 1977년생으로 미래성장동력 발굴과 인수합병(M&A)에 능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급변하는 유통환경에서 GS리테일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서홍 부사장은 2020년 그룹 지주사 근무 당시 GS그룹 전반의 신사업 투자전력을 수립하고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과 대규모 M&A 추진 등에 나섰다. 성과를 낸 대표적인 작품이 휴젤 인수 건이다. 휴젤은 GS그룹에서 바이오분야로 회사 외연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GS리테일은 이번 인사에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겼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3세이자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는 1986년생으로, 지난달 28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무로 발령받은 지 1년 만인, 초고속 승진이다. 그룹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롯데가 미래먹거리로 낙점한 바이오산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란 게 업계 해석이다. 그만큼 신유열 부사장에게 주어진 책임은 막중하다. 롯데그룹의 주요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신 부사장의 위기 경영 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유열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그룹 내 입지를 조금씩 넓히기 시작했다.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하고,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전략실장을 겸하게 됐다. 올해 3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 부사장이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이 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지난 6월에는 신 부사장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해당 인사로 신 부사장은 한국과 일본 지주사에서 각각 임원직을 맡으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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