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 내정자 / 사진=하나카드
12일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하나카드 대표이사에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호성 현 하나카드 대표가 하나은행장으로 발탁되면서 성영수 부행장이 후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이 뛰어난 성과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연임이 아닌 하나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하나카드 대표도 교체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 2년간 이호성호 하나카드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만큼 하나금융에서도 후임 CEO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인물을 발탁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 내정자는 외환, 중소기업금융, CIB까지 법인영업과 외환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1965년생인 그는 진주동명고,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고려대학교 EMBA 경영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1993년 하나은행 서초지점으로 입행했다. 구로상가지점 대리. 구로공단역지점 기업금융전담역, 인천중기업금융본부 기업금융전담역, 가산디지털지점 지점장 등을 맡아오며 기업여신 경력을 쌓았다. 이후 외환사업부 부장, 외환사업단장 본부장, CIB그룹장을 거쳐 외환과 해외 IB 경력을 쌓은 뒤 기업그룹 부행장으로 기업금융을 담당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 내정자가 기업금융 경력을 활용해 법인영업에 성과를 낸 만큼 비슷한 경력을 보유한 성영수 내정자를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에서 다년간 축적한 기업 영업 부문과 외환 부문 경력을 토대로 하나카드가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법인카드 시장과 트래블로그 등 글로벌 관련 상품의 시장 내 위치를 확립하고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는 상황"이라며 "동시에 하나은행 등 관계회사와의 협업을 제고하여 그룹의 비은행 부문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성 내정자가 대표로 선임되면 가장 공 들일 부분은 '트래블로그'다. 트래블로그는 지난 2022년 출시된 해외여행 특화 상품이다. 해외결제, ATM 인출, 환전 수수료 등을 면제해주면서 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했다. 기본 신용·체크카드뿐 아니라 대한항공 마일리지·트래블고(비자 버전)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돼 고객들 사이에서 해외여행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로 이례적으로 시장을 선두했다. 트래블로그로 2025년도 하나카드 내부 목표로 세웠던 고객 600만명을 조기에 달성했다. 관련 부문 시장 점유율도 50%를 달성하며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제쳤다. 트래블로그 출시 후, 신한·국민·농협카드 등 전업카드사들이 일제히 관련 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 카드사들이 트래블로그를 출시해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를 한 번 더 차별화할 전략이 필요하다.
실제 하나카드 내부에서도 '트래블로그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와 고민이 짙다. 트래블로그에 대한 변주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영업 경력을 살려 법인카드 성장세도 이어가야 한다. 이호성 현 하나카드 대표 역시 소문난 '영업통'으로, 법인카드 성장세를 견인했다.
실제 지난 1년 간 카드사들 중 법인카드 이용규모가 가장 늘어난 곳은 하나카드다.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지난 10월 하나카드 법인신용카드 국내 일시불 이용액은 11조1433억원으로 전년동월(9조7049억원)보다 1조4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전업카드사 7곳 중 증가폭이 가장 큰 규모다. 법인카드 1위사인 국민카드의 결제 규모 증가폭은 4600억원에 그쳤다.
성 내정자 선임 절차는 추후 각 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주주총회 등을 거쳐 마무리될 예정이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