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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도약, 마지막 기회” CJ 이재현, 젊음에 베팅한 이유는

손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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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2-06 15:36 최종수정 : 2024-12-08 11:02

CJ그룹, CGV 자회사 대표에 90년생 발탁
올리브영 빼고 주력 계열사 성장률 1%대
유럽·미국에 공장 짓고, 콘텐츠에 1조 투자
이재현 “K푸드·K팝 등 트렌드에 미래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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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이재현닫기이재현기사 모아보기 CJ그룹 회장이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보여준 메시지는 ‘젊음’이다. CJ그룹 최초로 90년대생 전문경영인(CEO)을 배출했으며, 임원급인 경영 리더에는 80년대생 인재들을 대거 발탁했다. 전쟁과 이상기후로 찾아온 대내외 경기 불황이 내수를 얼어붙게 했고, 이 회장도 그 위기감을 느꼈다. 은둔형 경영자로 손꼽혔던 이 회장이 미래 키워드로 ‘트렌드’를 제시하면서 ‘젊음’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단행한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앞서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그룹 CEO 경영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CJ(주) 김홍기 경영대표와 허민회 경영지원대표, CJ제일제당 강신호 대표와 CJ대한통운 신영수 대표, CJ올리브영 이선정닫기이선정기사 모아보기 대표와 CJ ENM 윤상현 대표 등 CJ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모두 참석했다.

이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글로벌 성장의 기회가 열려 있는 만큼 단기 실적뿐 아니라 미래 성장성에 대해 깊이 인식해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 신제품 개발 등 국내 사업의 혁신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기후변화, 초고령화, 양극화 등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CJ그룹 핵심 사업인 ▲식품과 식품 서비스 ▲생명공학 ▲물류와 유통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등 본업에 힘을 주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무엇보다도 CJ그룹 핵심 사업은 트렌드에 민감할 수 없는 영향권에 있다.
방준식 CJ 4DPLEX 신임 대표. /사진=CJ그룹

방준식 CJ 4DPLEX 신임 대표. /사진=CJ그룹

이는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묻어난다. 이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90년대생 CEO를 파격적으로 발탁했다. 그룹 최초의 사례로, CJ CGV 기술관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CJ 4DPLEX 신임 대표에 1990년생 방준식 경영 리더를 임명한 것이다. 방 대표는 지난 2018년 CJ 4DPLEX에 합류했으며, 콘텐츠사업팀장 사업혁신TF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CJ그룹 임원급인 경영 리더에 올랐으며, 1년도 안 돼 대표직까지 꿰차게 됐다. ‘스크린X’와 ‘4DX’ 등 CJ CGV 기술관 사업 매출이 코로나 이전이었던 2019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면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아울러 이 회장은 신임 경영 리더로 21명을 임명했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12명을 1980년대생으로 발탁했다. CJ그룹 신임 경영 리더의 평균 연령도 44.9세로 비교적 젊어졌다. 직급이나 나이와 관계없이 성과에 따라 하고잡이(워커홀릭)형 인재들을 기용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이 회장이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CJ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트렌드로 잡아준 점과 무관치 않다.

CJ그룹은 최근 주요 계열사별 투자액을 늘리면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도 시사하고 있다. 단적으로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1일 8000억 원을 투입해 유럽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다 주에 신규 공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에는 축구장 16개 크기의 부지(11만5000㎡)에다 1000억 원 규모의 최첨단 자동화 생산라인을 짓는다. 2026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할 예정이다. 미국에는 축구장 80개 크기의 부지(57만5000㎡)에 공장을 조성한다. 초기 사업비만 7000억 원이 집행됐으며, 오는 2027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서도 만두 등의 식품을 만든다. 유럽과 미국 등 서구권으로 K푸드 판로를 넓히기 위함이다.

CJ 제일제당의 자회사이자 물류 사업을 영위하는 CJ대한통운은 ‘주7일 배송·주5일 근무’를 꺼냈고, CJ ENM은 단독 중계를 따낸 KBO 프로야구 흥행에 힘입어 콘텐츠 1조 투자를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OTT 자회사인 티빙과 SK스퀘어 웨이브 합병을 위해 1000억 원을 쏟기로 했다. CJ CGV는 좌우 벽면까지 스크린으로 확장한 기술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천장까지 스크린으로 꽉 채운 신개념 ‘ScreenX’도 내년 개관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CJ 올리브영 역시 팝업의 성지인 성수역에 5개 층, 1400평(4628㎡) 규모의 ‘올리브영N 성수’를 개장했다.
이재현 회장은 “K푸드, K콘텐츠, K팝 등 글로벌 문화 트렌드가 한국을 향한 관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마지막 기회라는 절실함으로 임해 달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그룹 CEO 경영회의'. /사진=CJ그룹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그룹 CEO 경영회의'. /사진=CJ그룹

한편, CJ그룹은 올해 3분기 매출이 10조8452억 원을 기록, 전년(10조6190억 원) 대비 2.1% 성장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9% 상승한 6748억 원을 냈다. CJ그룹은 2021년 34조4840억 원, 2022년 40조9249억 원, 2023년 41조3527억 원을 기록하며 최근 3년간 매출 성장세를 달려왔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인 지난해부터 다소 주춤하는 듯한 모습인데, 서구권과 중동권 내 전쟁과 이상기후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대내외 경기 불황이 엄습한 영향이다. 국내에서도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내수 의존이 큰 계열사들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번 3분기 실적에서도 CJ그룹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 매출이 1.1% 감소하는 등 역성장을 그렸다. CJ대한통운(1.3%)과 CJ ENM(1.2%) 역시 1%대 성장률에 그쳤다. CJ프레시웨이(2.8%)와 CJ푸드빌(6.0%)은 한 자릿수 성장률에 만족해야 했다. CJ CGV(34.9%)가 30%대 성장률을 보였으나, CJ올리브네트웍스 자회사 편입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그나마 자력으로 CJ그룹의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할 만한 곳은 K뷰티를 등에 업은 CJ올리브영(23.4%)뿐이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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