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주가는 지난 26일 종가 기준 올해 연초(1월 2일) 대비 평균 47.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컸다. KB금융의 주가는 연초 5만3600원에서 지난 26일 9만6000원으로 79.1% 뛰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의 주가는 4만2800원에서 6만2100원으로 45.1% 올라 2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신한금융은 38%(3만9350원→5만4300원), 우리금융은 29.5%(1만2840원→1만6630원)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4대 금융 합산 시가총액은 95조원을 넘어섰다. 연초 64조810억원 수준이던 4대 금융의 시가총액은 지난 26일 종가 기준 95조3030억원으로 30억원 넘게 늘었다.
KB금융(37조7790억원), 신한금융(27조3370억원), 하나금융(17조8380억원), 우리금융(12조3490억원) 순으로 시가총액이 컸다. 주가가 뛰면서 4대 금융 회장이 매입한 자사주 평가액도 불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직접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 회장의 자사주 평가액은 10억2828만원으로 4대 금융 회장 중 가장 높았다. 진 회장은 지난 9월 말 기준 4대 금융 회장 중 가장 많은 총 1만8937주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회장과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 회장의 자사주 평가액은 각각 6억2920만원, 5억6774만원으로 진 회장의 뒤를 이었다. 함 회장과 양 회장은 각각 1만132주, 5914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양 회장은 3월 자사주 5000주를 주당 7만7000원에 사들였다. 총 매입액은 3억8500만원이다. 자사주 1만주를 보유 중인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평가액은 1억6630만원을 기록했다.
은행장 중에서는 정상혁닫기정상혁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의 자사주 평가액이 9억1984만원에 달했다. 정 행장은 지난 4월 2억1000만원을 들여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보유 자사주는 1만6940주, 4대 은행장 중 가장 많은 규모로 늘었다.
올해 들어 금융지주 주가가 급등 한 건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맞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영향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7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보통주자본(CET1)비율 13% 이상을 기반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ROTCE(유형자기자본이익률) 11.5% 달성 ▲주주환원율 50% 수준으로 확대 ▲2024년 말 주식수 5억주 미만, 2027년 말 4억5000만주까지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진옥동 회장은 최근 '금융권 공동 홍콩 IR‘ 행사에서 “주주환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올리는 일은 쉬운 일로, 본질적인 밸류업은 아니다”라며 “자본효율성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지속가능 ROE 10% ▲CET1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달성 등을 중장기 밸류업 목표로 공개했다. 특히 총주주환원율을 CET1비율 12.5~13.0% 구간에선 40%,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CET1 비율은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KB금융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밸류업 방안을 통해 내년부터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총주주환원율도 최소 40% 이상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연평균 10% 수준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연평균 1000만주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ROE는 10% 이상으로 관리한다. 양종희 회장은 “수익성은 물론 건전성과 주주환원 제고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KB의 지속가능한 여정에 저를 포함한 KB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 ▲CET1비율 13.0~13.5%로 관리 ROE 10% 이상 유지를 밸류업 3대 핵심 지표로 선정했다. 함영주 회장은 “지속가능한 수익성을 확보해 시장 기대수준에 걸맞는 주주환원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다음달 예정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 특별 리밸런싱에서 지수에 포함될 것이란 기대감도 주가 상승 유인이 되고 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 9월 말발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ROE와 PBR 요건 미달로 제외된 바 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