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사진 제공 = 우리금융그룹
현재 우리금융캐피탈을 이끌고 있는 정연기 대표는 지난해 7월 선임돼 1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대표 임기는 일반적으로 2년으로, 정 대표도 오는 12월에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올 3분기 우리금융캐피탈의 수익성을 개선시키며 실적 부문에서는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1157억원으로 전년 동기(1091억원) 대비 6.02%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고금리로 인한 조달 비용 증가, 부동산 PF 등 부정적인 여건 속에서도 전년 대비 순익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3분기 이자비용은 318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2502억원)보다 27.3% 증가해 우리금융캐피탈의 3분기 순영업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3530억원) 대비 11.3% 줄어든 313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2492억원) 대비 27.3% 감소했다.
영업수익 감소에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었던 건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덕분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작년 3분기 1420억원 대손충당금을 적립했으나 올해 3분기에는 850억원으로 작년 3분기 60% 수준으로 대손충당금이 줄었다.
리스 자산을 확대하면서 늘어난 비이자 이익 증가도 수익성을 제고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의 3분기 비이자이익은 1320억원으로 전년 동기(1040억원) 대비 26.9% 증가했다. 이 중 리스관련 이익은 1550억원으로 전년 동기(1040억원) 대비 49% 증가했다.
우리금융캐피탈 관계자는 "지난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덕분에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며 "오토금융자산이 증가했고, 특히 리스·렌트 부문의 자산과 이익 증가로 비이자이익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올 3분기 대출 자산은 전년 동기(10조7150억원)보다 6.35% 늘어난 11조39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약 1조원 가까이 대출 자산이 감소했으나, 리스과 렌탈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금융 대출 자산이 전년 동기(5조9560억원) 대비 21.34% 늘어난 7조227억원을 기록해 1년 만에 2022년 자산 규모 수준까지 회복했다.
대출자산 증가에 우리금융캐피탈의 올 3분기 총자산은 전년 동기(12조640억원) 대비 7.18% 늘어난 12조9306억원을 기록했다.
건전성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전년 동기(2.06%) 대비 소폭 상승한 2.13%로 나타났으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연기 대표는 이와 같은 실적 개선 및 안정적인 건전성 지표 관리로 연임뿐만 아니라 영전 가능성도 거론된 바 있다.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였던 조병규닫기조병규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가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된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 중 자회사 대표 중에선 정 대표가 유력하게 언급됐다. 그러나 그간 일어난 금융사고와 부정대출 등을 고려했을 때 외부 인사를 영입해 올 가능성도 있어 영전 가능성은 물론 연임 또한 불분명해졌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0월 발표한 수시검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우리금융캐피탈은 지난 2022년 약 7억원 규모의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지난 2022년 10월 21일 손태승 전임 회장 친인척(장인)이 대표이사였던 법인에 부동산담보 대출 7억원을 취급했으며, 전임 회장 친인척이 대출금의 일부를 유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 당시 사업자금 용도 사용 여부에 대해 점검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대출금 중 일부가 전임 회장의 친인척 계좌로 송금되어 개인적 용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박경훈닫기박경훈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 시절에 이뤄진 대출로 정연기 대표의 귀책으로 보기 다소 어렵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30일 정 대표 임기 내에 만기 연장이 승인돼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검사 결과 해당 법인에 대한 만기연장 과정에서 우리은행 출신 본부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여신위원회가 신용등급 악화, 담보물 시세하락 등에도 불구하고 채권보전조치 없이 만기연장을 승인한 것이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이는 우리은행 및 경영진이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즉각적인 대처를 취하지 않음에 따라 부적정 대출이 계열사로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정연기 대표도 우리금융그룹 내 경영진 쇄신 파도 속에서 함께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그룹 경영진 쇄신을 거론함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캐피탈을 포함한 대규모 인사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근 금감원장의 우리금융에 대한 언급은 이번 부당 대출 사건을 계기로 해서 기업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내부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경영진의 각성 그리고 쇄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이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언급했다.
우리금융캐피탈 2022-2024년 3분기 실적 표./표 = 김다민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