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 이천 물류센터 외부 전경. /사진=CJ프레시웨이
19일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8090억 원) 대비 2.8% 상승한 8319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6.6% 하락한 2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 면에선 78억 원 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대형 프랜차이즈와 식자재 유통 거래를 성사시켜 외형을 키웠고, 온라인 식자재 유통에도 속도를 내 채널을 다변화한 점이 주효했다. 다만, 소비 침체로 외식업종이 어려워진 데다 고물가 현상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을 떨어뜨렸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2조2860억 원) 대비 3.9% 오른 2조3746억 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8.0% 감소한 689억 원, 순이익은 80.8% 준 94억 원이다. 앞서 CJ프레시웨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조551억 원을 기록한 후 2020년 2조4785억 원, 2021년 2조2914억 원으로 매출이 계속해서 추락했다. 코로나로 대면 접촉이 금지되면서 학교나 병원, 기업 등 급식사업 대부분이 중단된 여파였다. 이에 CJ프레시웨이는 당시 부실했던 해외사업을 정리하고, 식자재 유통과 급식사업을 맞춤형으로 꾸렸고, 실적은 되살아났다.
2022년 2조7477억 원으로 매출 반등에 성공, 2023년 3조742억 원으로 실적 최대치를 찍었다. CJ프레시웨이는 다행히 올 3분기까지 회사의 외형 성장은 유지했다. 문제는 내수 경기 악화로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점이다. 지난 5월, CJ프레시웨이의 저성장 기조를 타개하기 위해 투입된 이건일 대표도 이러한 현실을 잘 알고 있다. 1970년생인 이 대표는 1997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CJ푸드빌 투썸본부장을 거쳐 2012년 CJ제일제당 전략기획파트 등을 맡았다. 이후 2019년 CJ제일제당 CJ Foods USA CEO 법인장과 CJ 사업관리1실장, CJ 경영혁신TF 등을 거쳤다. CJ그룹 내에서 이건일 대표가 ‘식품통’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사진=CJ프레시웨이
아이누리는 친환경, 유기농, 무항생제 식자재를 기본으로 해 영유아들이 꺼려하는 채소들을 활용한 급식 메뉴를 주로 선보인다. 튼튼스쿨은 돈까스나 치킨 등 청소년의 인기 메뉴를 유명 브랜드와 콜라보해 재미와 맛 두 가지를 잡는다. 헬씨누리는 노인들의 건강한 식문화를 위해 케어푸드를 중점적으로 식판에 올린다. CJ프레시웨이만의 독특한 급식사업이다. 이는 3분기 CJ프레시웨이의 급식 식자재 매출에서도 두드러진다. 아이누리가 전년 대비 6%, 튼튼스쿨이 11%, 헬씨누리는 19% 성장세를 달리면서 시장에 안착했다. 이에 CJ프레시웨이의 3분기 식자재 유통 매출은 6109억 원으로 전년(5960억 원)보다 2.5% 올랐다. 외식업종 악화로 외식 식자재 매출이 3.1% 감소한 것을 급식 식자재 매출을 10.4% 늘리면서 성장세를 지켜냈다.
CJ프레시웨이는 최근 특제 소스나 양념육, 국·탕 베이스, 전처리 채소 등 조리 효율화에 집중하면서 2000여 종의 레시피를 개발했다. 조리에 부담이 없는 맞춤형 식자재를 공급하면서 업장의 일손을 덜어주겠다는 계획이다. 외식 식자재 관련해서는 O2O(Online to Offline) 쪽에 힘을 주면서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POS) 솔루션 기업 ‘오케이포스’와 협약을 맺고, 기존 오프라인 거래 식자재 유통을 온라인으로 확장한 것이 좋은 예다. 또 ‘오늘얼마’라는 앱을 통해 외식업자도 데이터에 기반해 필요한 만큼의 식자재를 온라인으로 가볍게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CJ프레시웨이는 푸드 서비스 사업에서도 변화를 줬다. 산업체나 오피스는 직원 연령대나 특색에 맞게 다양한 메뉴를 제공했고, 병원은 전문 영양사, 조리사와 함께 맞춤형 병원식을 제작했다. 휴게소나 리조트, 골프장 같은 곳에서는 공간에 맞게 식사를 준비했다. 무엇보다 ‘키친리스’ 시스템을 도입해 아파트나 요양원 등에서 출장 뷔페로 이동형 급식을 선보였다. 이를 기반, CJ프레시웨이의 3분기 푸드 서비스 매출은 2068억 원으로, 전년(1975억 원)보다 소폭 늘었다. 특히 CJ프레시웨이는 국내 빅5 대형병원인 삼성서울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 급식사업을 맡는데, 의료 대란에도 불구 3분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중 키친리스는 매출 비중이 전년 9%에서 올해 11%로 확대되는 등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CJ프레시웨이 '스마트 코너'. /사진=CJ프레시웨이
최근에는 ‘노모어피자’와 ‘바른보쌈1990’ 등 대형 프랜차이즈와 신한은행 등을 신규 고객사로 영입하면서 외형을 키우고 있다. 다과나 음료 등을 담은 ‘스마트 코너’ 무인 판매기 사업도 시작해 각 사업장 특성에 맞게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갔다.
CJ프레시웨이 측은 “외식시장 침체 장기화 등 도전적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O2O나 키친리스 등과 같은 사업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신성장 시장 공략 가속화와 수익구조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