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원료 등재 현황.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기식 시장이 정체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 건기식 시장 성장률은 ▲2019년 17% ▲2020년 12.7% ▲2021년 21.3%에서 ▲2022년 3.4% ▲2023년 -1.9%로 급격히 둔화됐다.
한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건강에 관심이 늘면서 건기식 시장 성장률이 반짝 높았지만, 너도나도 건기식 사업에 뛰어들면서 현재는 포화 상태"라며 "물가와 원가까지 상승하면서 전체적으로 수익이 안 난다"고 설명했다.
점차 치열해지는 건기식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원료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모멘텀을 노리는 분위기다. 건기식의 기초가 되는 기능성 원료는 고시형과 개별인정형으로 나뉘는데, 기존 고시형 원료를 사용한 건기식은 대체제가 많아 연구개발(R&D)을 거친 개별인정형 원료에 집중하겠다는 것. 고시형은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등재된 원료인데 비해 개별인정형은 식약처로부터 안정성과 기능성 등을 인정받아야 한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특허와 비슷한 성격을 띤다. 개별인정형 원료의 개발 기간은 약 5년, 개발비용은 1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누구나 사용가능한 고시형과는 달리 6년간의 독점기간이 있다. 타 기업과 협력해 공동연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에 제약바이오업계는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최대 20개 수준이었던 개별인정형 원료 등재 건수가 2022년에 43개, 지난해엔 45개로 2배 가량 뛰었다. 올해는 이날 기준 32개가 등재됐다. 위 건강부터 기억력 개선, 체지방 감소, 피부 보습 등 그 기능도 다양하다.
최근엔 동아제약이 위 건강 관련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인 '황해쑥추출분말'을 허가받고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지난 8월 식약처로부터 황해쑥추출분말을 개별인정형 원료로 승인받았다"며 "현재 제품 개발 초기 단계로, 다양한 제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회사는 황해쑥추출분말을 통해 '제2의 오쏘몰'을 개발하겠단 포부다.
동국제약도 최근 한국한의학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나한과박추출분말'을 개별인정형 원료로 승인받았다. 사진은 동국제약 본사 전경. /사진=동국제약
이미지 확대보기아울러 내년 1월부터 2년간 한시 시행되는 건기식 소분사업이 개별인정형 원료 경쟁을 부추길 거란 관측도 나온다. 건기식 소분사업은 의사, 약사, 한의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개개인의 건강에 따라 맞춤형으로 건기식을 소분 및 조합해 판매하는 제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분화된 원료 수요가 높아질 것을 대비해 업계 내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매출 기준) 4조1695억 원 중 개별인정형 제품 비중은 7409억 원으로 전체의 약 18%에 이른다. 2005년 83억 원에서 18년간 약 90배 이상 증가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