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 규모는 162조9562억원으로, 키움운용은 전체 26개사가 진출한 ETF 시장에서 2.3%의 점유율이다. 운용사 별로는 삼성자산운용(38.5%), 미래에셋자산운용(36.1%)이 합쳐 75%에 달할 만큼 독보적 양강 체제다.
이어 KB자산운용(7.5%), 한국투자신탁운용(7.2%) 순이다. 키움운용은 현재 6위다. 신한자산운용(3.1%), 한화자산운용(2.1%) 등과 중위권에서 힘 겨루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키움운용의 ETF 순자산은 지난 2023년 12월 말(2조7009억원) 대비 1조원 넘게 늘어 성장률이 40%에 달한다. ETF 수탁고 확대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이 부재한 운용사로서 보험사나 은행 계열사 없이 선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실, 키움운용은 '스무살'이 넘은 ETF 시장에서 선구자적 위치에 있다. 키움운용의 전신인 LG투자신탁운용의 경우, 2002년 국내 최초 ETF로 'KOSEF 200'을 선보였다. 당시 삼성운용의 'KODEX 200'과 함께 상장한 전통이 있다.
키움운용은 ETF 시장에서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점유율 확보가 급선무다. ETF 브랜드 '새 옷 입기'를 추진 중이다. 키움운용 측은 "ETF 리브랜딩 작업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현재, 키움운용은 패시브(passive) ETF 브랜드로 'KOSEF'를, 액티브(active) ETF 브랜드로 '히어로즈'를 쓰고 있다. 22년간 써 온 KOSEF 브랜드 대신, 히어로즈 ETF로 브랜드를 통합하는 방안 등이 검토 중이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키움운용의 모회사인 키움증권은 최근 2024년 10월 29일 'HEROES ETF', 'KIWOOM HEROES ETF', '키움 히어로즈 ETF' 등을 상표 출원해 심사 대기중이다. 브랜드명에 대해선 현재 확정된 바는 없다.
운용업계에선 ETF 리브랜딩 릴레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2024년만 해도 하나자산운용(4월, 1Q), KB자산운용(6월, RISE), 한화자산운용(7월, PLUS), 우리자산운용(9월, WON) 등 운용사들이 ETF 브랜드명을 바꿨다.
앞서 2021년 신한자산운용(SOL), 2022년 한국투자신탁운용(ACE)의 변경 사례도 있다.
특히, 김기현 현 키움운용 대표의 경우 '채권통'으로서 키움의 ETF 역사를 함께 해온 인사다. 김 대표는 1967년생으로,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경제학 석사/박사를 받았다. 1991년 알리안츠생명보험에서 첫 발을 내디딘 이후 한화경제연구원 증권금융팀을 거쳐,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에선 베스트 채권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알렸다. 삼성투신운용(현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1팀, 알리안츠인베스터스 채권운용팀 펀드 매니저로도 활동했다.
2005년 키움운용의 전신인 우리자산운용에 합류했으며, 우리자산운용과 키움운용이 합병될 당시 채권 운용의 핵심 인물로 자리를 지켰다. 2021년부터 키움운용 증권부문 총괄 CIO(최고투자책임자)를 역임 후, 2024년 3월 김성훈 전 대표로부터 바통터치 받아 대표이사에 올랐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2024년 올해 들어 채권 ETF 중 연초대비 수익률(YTD)(11월 11일 기준)에서 '히어로즈 25-09 미국채권(AA-이상)액티브' ETF가 11.89%, '히어로즈 국고채 30년 액티브' ETF가 6.7%로 각각 8위, 16위를 기록했다.
또 채권 ETF의 연 배당률 순위에선 'KOSEF 단기자금' ETF가 3.54%로 15위였다. 주식형 ETF 중에선 'KOSEF 글로벌AI반도체' ETF의 연초 이후 기간 수익률이 62.03%로 9위를 기록해 선전하고 있다.
‘KOSEF 글로벌AI반도체’ ETF는 미국, 유럽, 한국 시장 상장 종목 중 AI(인공지능) 반도체 특화 기업 15곳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장기 메가트렌드로 AI 반도체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다. 이 ETF는 반도체 설계, 생산, 후공정에 이르기까지 AI 반도체 밸류체인 각각의 글로벌 대장주를 모두 편입한 게 특징이다.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키움운용 측은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다양한 상품 개발에 주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