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가 운영하고 있는 K-VENUE 코너.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은 지난 2016년 온라인 거래 활성화를 위해 면세기준을 기존 1인당 하루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후 미국으로 무관세 수입되는 중국산 저가 상품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그러면서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들이 미국의 면세 제도 허점을 이용해 저가 제품을 쏟아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나왔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미국 정부는 ▲무역법 301조 및 201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를 적용받는 수입품의 경우 면세 한도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면세 규정을 강화했다.
그동안 미 정치권은 허점을 파고든 중국 기업들이 세금을 피하면서 저렴한 물건들을 대거 들여오고 있다며 대책 마련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트럼프 역시 1기 재임시절 중국 동영상 공유앱 틱톡을 비롯해 알리바바의 온라인 간편결제서비스 알리페이, 텐센트의 위챗페이, 텐센트 QQ, 쉐어잇, V메이트, WPS 오피스 등 중국 모바일앱 일부에 대한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2기에서도 중국 직구 플랫폼에 대한 규제법이 발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판로가 막히면 C-커머스 기업들이 한국을 다음 시장으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한국 시장은 이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돼 있고, 동남아 등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는 만큼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일 이유가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로 올 초 국내 이커머스업계에서는 C-커머스가 한국 시장에 공세를 펼치는 건 미국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인 움직임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올 초 향후 3년간 한국시장에 11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을 긴장하게 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는 K-베뉴관을 별도로 만들어 국내 기업들의 신선식품과 제품 판매에도 나섰다. 유해물질 등 각종 논란을 지우기 위해 저렴한 가격에 신뢰도 높은 국내 기업 제품들을 판매하며 신뢰도 제고에 힘을 쓴 것이다.
여기에 18만㎡(약 5만400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 구축까지 한다고 선언하면서 현지 서비스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부터 적극 한국 공세에 나선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을 제치고 MAU(월간활성이용자수) 상위권에 올라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
7일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10월 종합몰앱의 MAU 순위는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11번가, 테무, G마켓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9월과 동일한 순위다. 지난 10월에는 쿠팡의 MAU가 3203만2000여 명으로 전달 대비 0.2% 감소했고, 알리익스프레스는 3.4% 증가한 904만9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11번가는 744만7000여 명, 테무는 679만5000여 명으로 각각 전달 대비 0.9%와 3.3% 증가했다.
다만 C-커머스의 객단가가 여전히 낮고, 유해물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당장 국내 이커머스업계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C-커머스의 큰 매력이긴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수준이 높은 만큼 고정 고객층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MAU가 높아 많은 소비자가 이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광고 효과에 따른 것이고, 체리피커 소비자들이 많은 영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현지 사업화를 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충분히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며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다면 쿠팡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