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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DB손보 자본력과 만난 ‘데이터 강자’ 더존뱅크 [제4인뱅 주인공을 찾아라 ①]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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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1-04 00:00

ERP 전문기업 더존비즈온 대표 금융사와 컨소시엄 구성
기존 데이터 활용해 기업금융 부문에서 경쟁력 발휘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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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존비즈온 사옥. 사진  = 더존비즈온

▲ 더존비즈온 사옥. 사진 = 더존비즈온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금융당국이 이달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4인뱅 인가를 앞두고 5개의 컨소시엄이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각 팀별 구성과 특징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금융당국이 이달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 기준 발표를 예고하면서 은행권 진입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됐다.

제4인뱅 출범 논의는 지난해 초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이 시중은행의 독과점 구도를 깨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당시 “시중은행이 독과점에 따른 ‘돈 잔치’를 하고 있다”며 금융권에 혁신을 주문했다.

금융위는 윤 대통령 발언 이후 5개월 만에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은행권에 새로운 경쟁사가 들어올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하면서 시중은행은 물론 제4인뱅 출범을 가능하게 했다.

조건 완화 후에도 지지부진하던 제4인뱅 논의는 지난달 김병환닫기김병환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관련 문제를 언급하며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네번째 인터넷은행 신규인가 절차를 신속하게 준비하고 디지털 전환에 적합한 규제체계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달 예비인가 심사기준이 발표되면 연말부터 본격적인 예비인가 신청이 이뤄지고 내년 1~2월 심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보통 예비인가 심사결과는 60일 이내에 발표되고 이후 본인가 심사가 진행된다.

제4인뱅에는 5곳의 컨소시엄이 도전한다. ▲더존뱅크 ▲한국소호은행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등이다. 5개의 컨소시엄은 공통적으로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 특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5개의 컨소시엄 중 유력 후보로 꼽히는 곳은 더존뱅크와 한국소호은행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더존뱅크는 내정설까지 나올 정도로 강력한 후보다.

지난달 열린 국감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관련 업계에서는 제4인뱅에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이 설립한 더존뱅크가 유력하다는 내정설이 나오고 있다”며 “더존 BNF 전 대표인 황상무 대통령실 전 시민사회수석이 제4인뱅을 설립하는 더존뱅크의 차기 행장이나 임원으로 온다는 말이 무성하다”고 주장했다. 제4인뱅 인가에 특정 업체가 내정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아직 절차가 공식적으로 진행된 게 아니다”라며 “심사하는 과정에서 엄정하게 하겠다”고 답하며 선을 그었다. 아직 본격적인 절차가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정설까지 나오며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더존뱅크는 무엇일까.

지난 4월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기업 더존비즈온은 ‘더존뱅크’라는 이름으로 국내 최초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은행을 설립해 기업 데이터 기반의 혁신 금융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달 신한은행의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 소식이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인터넷은행에 지분 투자한 내역이 없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을 4.88%,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99%,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2.60%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인뱅 지분 투자에 있어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하던 신한은행이 더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이유는 더존비즈온의 ‘기업 데이터’ 가치 때문이다. 더존비즈온은 기업 내 급여관리, 회계, 물류 등 전사적 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업체다. 이 같은 서비스를 통해 중소·중견기업 등 법인기업고객을 13만 곳 이상 확보하고 있으며, 개인사업자 고객을 포함하면 200만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개인금융에 집중하고 있는 기존 인터넷은행 3사와 달리 더존뱅크는 기업 데이터를 활용한 기업금융 부문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은 2021년 6월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같은 해 9월 신한은행이 더존비즈온 주식 1.97%를 취득하는 전략적 지분 투자계약도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BaaS(Banking as a Service) 기반의 협력 상품 '더존 x 신한 쏠비즈 기업통장'을 선보였다. 국내 1호 기업 신용평가(CB) 플랫폼 사업자를 표방하는 '더존테크핀'을 합작 설립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앞서 협력 관계를 강화해 왔는데 이의 연장선으로 인터넷은행 출범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9월에는 DB손해보험이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 검토 의사를 밝혔다. DB손보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정에 따라 10% 이내로 지분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DB손보는 더존뱅크 지분 참여를 통해 모바일 방카슈랑스를 활성화하는 등 디지털 역량 강화를 노리고 있다. 컨소시엄 참여 기관들과 협력해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도 있어 신사업 개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더존비즈온이 보유한 기업 영업 역량을 빌려올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NH농협은행도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한다는 추측이 쏟아졌다. 농협은행이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는 이유도 신한은행과 유사하다. 바로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무엇보다 더존비즈온의 장점인 방대한 기업 데이터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이 시중은행 중 기업금융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기에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금융사들이 더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업계는 더존뱅크의 우승을 예상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인가의 관건은 자본력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250억원의 최소자본금을 마련해야 한다.

대주주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 능력도 입증돼야 한다. 앞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 모두 시중은행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자본금 조달 계획이 미비했던 소소스마트뱅크는 2019년 예비인가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당시 금융 당국은 “자본금 조달 계획과 사업계획 등이 미비해 인터넷은행을 안정적으로 경영할 준비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부적격 판단했다.

기존 인터넷은행이 영업 전 2500~3000억원의 자본을 확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준하는 자본금을 확충해야 한다. 이에 대형 금융사를 팀으로 둔 더존뱅크가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더존뱅크는 더존비즈온의 핵심 솔루션인 ERP와 그룹웨어 등을 중심으로 기업 자금흐름 정보, 데이터 검증장치, 내부통제 기능까지 활용하며 금융 혁신을 위한 기업 데이터의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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