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리테일은 지난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호텔사업부문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분할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며 같은 달 23일에 재상장한다. 인적분할 후 회사 이름은 ‘GS P&L’로 호텔사업을 전담하는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산하에는 GS리테일의 자회사인 파르나스호텔과 후레쉬미트가 속한다.
‘GS P&L’ 대표는 김원식 GS리테일 PH사업본부장(전무)이 맡는다. 김 신임대표는 GS리테일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낸 인물이다. 지난해 그룹 정기인사에서 고문으로 빠졌다가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하게 됐다.
이번 결정은 편의점, 홈쇼핑, 슈퍼마켓, 호텔 등 GS리테일의 각 사업부가 호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복잡한 사업구조로 단일 업종의 경쟁사들보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데서 비롯됐다.
실제로 한국거래소가 지난 9월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서 GS리테일은 지수 종목에서 제외됐고, 경쟁사인 BGF리테일은 포함됐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배경으로 관측된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기업의 자산가치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PBR이 1배 미만이면 현재 주가가 기업의 자산 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GS리테일의 PBR은 ▲2022년 말 0.71배 ▲2023년 말 0.58배로 모두 1배 미만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의 PBR은 4.49배→2.36배로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유통업 지수 PBR(0.65배→0.67배)과 비교하면 꽤나 높은 수치다.
주요 수익성 지표인 ROE도 BGF리테일이 GS리테일을 앞질렀다. ROE는 자기자본 총계 대비 순이익 규모를 나타내는 것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이 보유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영업활동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기준 ROE는 BGF리테일이 19.2%, GS리테일이 0.4%다.
허연수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부진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한 데 이어 3월 주주총회에서는 “사업·운영구조 혁신, 상품경쟁력 강화, 포트폴리오 재정비 등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으로 강조한 사업구조 혁신을 통해 본업인 유통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유통시장 내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GS리테일은 향후 ▲유통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지속 ▲O4O(Offline for Online) 서비스 강화 ▲인프라 활용한 사업 기회 모색 및 데이터 기반 신규 서비스 제공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분할과 동시에 자사주 전량에 해당하는 126만9666주(약 1.2% 해당)를 소각함으로 주당 가치를 제고한다. 인적분할 시 자주 문제가 되는 이른 바 ‘자사주 마법’ 꼼수를 미연에 방지하기로 했다. GS리테일은 분할 후, 각 회사별 배당성향도 40% 이상인 현재 기조를 유지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회사 분할을 추진했다”며 “시장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속성장 가능성 및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