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제휴사지급수수료는 4624억원으로 전년 동기(5785억원)보다 20% 줄었다.
각사별로 보면 제휴사지급수수료가 가장 큰 곳은 하나카드(1425억원)였다. ▲신한카드(884억원) ▲롯데카드(565억원) ▲현대카드(561억원) ▲삼성카드(411억원) ▲국민카드(410억원) ▲우리카드(349억원)가 뒤를 이었다.
이같은 감소세를 견인한 곳은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그간 제휴사지급수수료 규모가 업계 중 가장 컸다. 특히 지난해 초부터 독점 계약한 애플페이 관련 해외(비자) 결제가 늘면서 제휴사지급수수료도 급증한 바 있다. 현대카드 제휴사지급수수료는 지난 2022년 말 733억원에서 ▲2023년 3월 말 1158억원 ▲6월 말 2369억원 ▲9월 말 3604억원 ▲12월 말 5024억원 으로 상향곡선을 그려왔다.
애플페이는 삼성페이를 사용하지 못했던 아이폰 사용자에게 '지갑 없이도 핸드폰으로 결제'를 가능케 하는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당시 삼성카드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2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상반기 현대카드의 제휴사지급수수료는 561억원으로 전년 동기(2369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그간 해외 결제 브랜드 비자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제휴사지급수수료' 항목에 표시해 공시해왔지만, 올해 1월부터 해당 수수료를 '기타 영업비용' 항목으로 옮기면서다.
때문에 현대카드의 기타 카드영업비용은 지난 2022년 말 275억원에서 2023년 3월 말 1366억원, 6월 말 14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로써 제휴사지급수수료 지출 1위 자리는 하나카드에게 넘어갔다.
하나카드의 상반기 제휴사지급수수료 규모는 1425억원으로 전년 동기(1120억원)보다 27.23% 증가했다. 하나카드의 제휴사지급수수료 증가세는 트래블로그 출시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래블로그는 지난 2022년 7월 출시된 해외여행 특화 상품이다. ▲26개국 통화 환율 우대 100% ▲해외이용 수수료 무료 ▲해외 현금인출기 수수료 무료 혜택 등을 제공한다. 카드사들 중 가장 먼저 트래블카드를 선보인 만큼 해외여행의 필수품이라는 고유명사가 붙을 정도로 하나카드의 대표 성공작으로 여겨진다. 출시 25개월 만에 가입자 600만을 돌파하기도 했다.
덕분에 관련 수수료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제휴사지급수수료는 지난 2022년 3월 말 295억원에 불과했지만 ▲6월 말 376억원 ▲9월 말 462억원 ▲12월 말 549억원 ▲2023년 3월 말 521억원 ▲6월 말 598억원 ▲9월 말 629억원 ▲12월 말 702억원 ▲2024년 3월 말 648억원 ▲6월 말 777억원으로 늘고 있다.
트래블로그는 해외 유니온페이, 마스터브랜드 가맹점에서의 결제를 제공하고 있는데, 하나카드가 고객 결제 시 두 브랜드에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그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혔었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엔데믹이 선포됨녀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점도 수수료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하나카드는 최근 비자 브랜드와 제휴하는 '트래블고(GO) 체크카드'까지 선보이면서 이로써 국제 결제 브랜드 3사(비자, 마스터, 유니온페이)와의 트리플 협업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트래블고는 국내 5대 금융그룹 최초로 비자와 제휴해 출시되는 첫 번째 트래블카드다. 트래블로그의 3대 주요 혜택인 ▲58종 통화 무료환전(환율우대 100%) ▲해외이용수수료 면제 ▲해외 ATM 인출수수료 면제가 동일하게 지원하고 글로벌 브랜드 비자의 혜택을 제공한다.
내년 8월까지 국내 주요 가맹점 결제 시 5% 하나머니 적립도 지원한다. 국내에서 우버 택시(Uber Taxi) 앱 결제 시 10% 즉시 할인, 샵백(Shopback)에서 해외 직구 시 기본 캐시백에 1% 추가 캐시백까지 제공된다.
트래블고 사용 시 해외 현지 교통카드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호주, 영국, 일본 등 비자의 개방형 교통결제 시스템이 구축된 국가가 해당된다. 오는 29일엔 오사카, 교토, 고베 등 간사이 주요 도시의 8개 주요 철도 회사(오사카 메트로, 긴테츠, 한규 등)에서도 비자 컨택리스 시작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카드 제휴사지급수수료는 국제브랜드사와 정산 시 발생하는 비용이 포함됐다"며 "지난 2022년부터 해외 취급액 및 매입액이 지속 증가하면서 국제브랜드사에 대한 비용도 함께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고 오픈뱅킹 도입, 외화 무료 송금 서비스 등 트래블로그에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한 결과 해외이용이 활성화 돼 관련 수수료가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