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하나·신한·우리)는 이익 성장과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통해 CET1비율 제고에 나서고 있다.
CET1비율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중 하나로,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의 비율로,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시스템 리스크와 추가적인 성장에 대비하는 동시에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여력을 결정한다. 금융지주 회장 재무 성과 지표에 포함되는 데다 최근 정부의 밸류업 정책으로 주주환원 강화가 더 중요해진 만큼 주요 금융지주의 CET1비율 관리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달 24일 발표된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비율(PBR) 요건 미달로 제외되면서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되고 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다음주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밸류업 계획을 공시할 계획이다. 앞서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지난 7월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면서 CET1비율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금융지주들은 CET1비율을 주주환원정책 기준으로 삼고 있다. KB금융은 CET1 비율을 13% 중반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13%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목표 CET1비율을 기존 12%에서 13%로 상향하고 이를 기반으로 ROE 10% 및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11.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나금융은 CET1비율을 13~13.5% 수준에서 관리하고 13.5%를 초과하는 자본에 대해서는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우리금융도 중장기 CET1비율 목표로 13%를 제시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KB금융과 신한금융은 CET1비율을 13%대로 유지하고 있다. KB금융의 CET1비율은 13.59%로 4대 금융 중 가장 높다. 신한금융은 13.05% 수준이다. 하나금융(12.79%)과 우리금융(12.04%)은 12%대를 기록했다.
CET1비율은 유상증자나 이익잉여금을 통해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얼마큼 이익을 안정적으로 많이 축적하느냐가 관건이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9조원을 돌파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기록했다. 3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급 실적을 쓸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4대 금융지주 올해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합산치는 16조652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14조9279억원) 대비 11.6% 늘어난 수치다.
이익 규모를 늘리는 동시에 RWA도 줄여야 한다. 주요 시중은행은 올 상반기 적극적으로 취급하던 기업대출을 하반기에는 우량자산 위주로 선별 취급하면서 RWA를 관리하고 있다.
4대 금융은 CET1비율 제고를 통해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KB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2021년 26%에서 2022년 27.7%로 상승했고 지난해 37.5%로 뛰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경우 25.2%, 29.1%, 35.8%로 올랐다. 하나금융(25.6%→ 27.4%→33.0%)과 우리금융(25.3%→26.2%→33.8%)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변동에 대응한 안정적인 손익 관리 능력과 선세적인 손실흡수력 제고 및 적정 자본비율 확보는 주주환원 확대의 필요 조건으로, 해당 조건들이 충족되고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에 따라 주주가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은행들의 주주환원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올해 예상 주주환원율은 선도은행들을 중심으로 37~39%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