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여 SOSV Principal이 지난 15일 열린 '2024 초기 스타트업 투자자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2024.10.15.)/사진 = 김다민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스텔라 여(여지현) SOSV Principal이 지난 14일 개최한 '2024 초기 스타트업 투자자 서밋'에서 '글로벌 VC가 보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기회와 리스크'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스텔라 여 Principal은 "한국은 R&D 펀딩 GDP가 이스라엘 다음으로 높은 나라"라며 "그뿐만 아니라 교육, 보조금 등의 정부 지원 같은 1인당 인프라가 좋은 나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가 GDP 대비 R&D 펀딩 비중은 이스라엘이 5.80%로 가장 높았으며, 한국이 4.90%로 뒤를 이었다. OECD 평균은 2.70%이며 미국은 3.50%, 일본은 3.30%에 그쳤다.
여 Principal은 "그뿐만 아니라 한국은 괜찮은 실력을 갖춘 엔지니어들을 찾기가 굉장히 쉽다고 볼 수 있다"며 "타 국가 대비 엔지니어의 임금이 낮은데, 이 덕분에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생태계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밝혔다.
리서치 회사인 스타트업 게놈(Startup Genome)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2021년부터 2023년의 엔지니어 평균 연봉은 4만5000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평균인 4만7000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15만4000달러였으며, 이스라엘은 10만1000달러로 나타났다. 같은 아시아권 나라의 경우 싱가포르는 7만4000달러, 일본은 5만5000달러, 중국은 4만8000달러로 드러났다.
그는 "한국은 CVC(대기업 벤처투자, Corporate Venture Capital)와 기업의 PoC(개념 증명, Proof of Concept) 액세스가 굉장히 큰 것 같다"며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PoC까지 가기도 굉장히 힘든 상태인데, 한국은 프로액티브하게 PoC를 해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PoC는 기존 시장에 없었던 신기술을 도입하기 전, 이를 검증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즉, 아이디어나 기술의 실행 가능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목표로 수행된다.
이어 "SOSV 포트폴리오 내 국내 기업, 한국인이 들어가 있는 기업을 보면 10년 뒤 남아있는 기업이 55%다"라며 "미국에서 보통 10년이 있으면 35% 이하여서, 타 국적보다 한국이 높아 주관적인 입장으로 근성이 있구나 하고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스텔라 여 Principal은 "이러한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나온 기술들이 해외로 가져갔을 때 훨씬 더 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부분들을 장점으로 보고 있으나, 글로벌 벤처투자사 입장에서 투자하기에 챌린지가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화가 되기 어려운 장벽으로 ▲내수 시장 위주의 딜 메이킹(Deal Making) ▲코파운더(Co-founder) 탐색의 어려움 ▲언어적 문제 ▲글로벌 오퍼레이션 및 판매 경험 부족 등을 꼽았다.
여 Principal은 "딜카운트의 거의 90% 이상이 국내 VC들이 투자하는 경우가 많고 볼륨으로는 66% 정도로, 실질적으로 딜 메이킹은 거의 내수 시장 위주로 진행이 되고 있다"며 "현재 정부에서도 해외 투자 기관들을 많이 데려오고 유치를 하려고 하는 데 아직 글로벌화가 많이 되고 있지 않은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보통 CTO와 CEO 2명이 사업을 같이하는 경우가 흔하며, CTO가 기술적인 부분에만 특출나도 CEO가 사업을 잘하면 스타트업이 잘 큰다"며 "그러나 한국 같은 경우는 기술적인 부분을 잘 하지만 영어로 사업을 못 하는데, 지분이 90%인 상황에서 누군가를 데려오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흔하다"고 지적했다.
스텔라 여 Principal은 "규제는 모두가 함께 도전하고 있는 과제인데, 여러 가지로 국내가 아직까지는 싱가포르나 이런 나라보다는 투자하기 어려운 규제 상태긴 하다"며 "그렇다고 딜브레이크(Deal Break)는 아니며, 예를 들어 투자할 때 정책적으로 유인해 올 인센티브가 있다면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현재 과도기에 있는 증상으로, 가장 중요한 파운더(Fonder)를 잘 찾아 함께 문화를 조금씩 바꿔 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