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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끊어낸 한샘 김유진, ‘성장’ 고민 깊어진다

손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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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0-14 00:00

한샘 부동산 침체 여파 상반기 매출 역성장
판관비 줄이고 사옥 팔면서 재무 개선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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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진 한샘 대표

▲ 김유진 한샘 대표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한샘이 김유진 대표 취임 1년 만에 적자를 끊어냈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로 실적이 정체되는 상황을 맞았다.

한샘은 최근 상암동 사옥을 매각하면서 재무 개선에도 액셀을 밟았다. 그러나 강도 높은 비용 감축으로 판관비를 대폭 줄이면서 인력도 빠져나가는 등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샘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9639억 원으로, 전년(9840억 원)보다 2.0% 하락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01억 원을 내면서 전년 145억 원 손실을 흑자로 돌려놨다.

한샘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앞서 지난해 8월 구원투수로 김유진 대표를 선임했다.

1981년생인 김 대표는 IMM PE 첫 여성 부사장이기도 하다. 그는 카이스트 전산학과와 서울대 경영대학원(MBA)을 나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을 거쳐 2009년 IMM PE에 합류했다.

김 대표는 ‘흑자의 마술사’로 불리면서 할리스와 레진코믹스, 에이블씨엔씨 대표를 맡아 성공적으로 매각시켰다.

특히 화장품 브랜드 미샤 운용사인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2021년 당시 224억 원의 적자를 냈으나, 이듬해 100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IMM PE가 적자 늪에 빠졌던 한샘에 김유진 대표를 투입한 배경이다.

한샘은 지난 2021년 연 매출 2조2312억 원으로 최대치를 찍은 후 2022년 2조9억 원, 2023년 1조9669억 원으로 내리막을 탔다. 부동산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구 시장으로 영향이 미친 탓이다. 같은 기간 한샘의 영업이익도 2021년 693억 원 흑자에서 2022년 217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 김 대표가 투입돼 고강도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2023년 19억 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샘은 최근 3년간 판관비를 2021년 5022억 원에서 2022년 4609억 원, 2023년 4304억 원으로 줄였다. 올 상반기 판관비도 204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2231억 원 대비 8.4%나 적게 편성했다.

이 과정에서 한샘은 업계 1위 자리를 현대리바트에 내줬다. 현대리바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17억 원으로, 처음으로 한샘을 제쳤다. 인력도 빠져나갔다.

한샘의 상반기 직원 현황을 보면 기간제 근로자 포함 2109명으로, 전년(2248명)보다 6.2% 감소했다. 관리연구직, 영업직, 기술직, 생산직 등 전 분야에서 직원들이 줄었다. 지난해 한샘의 1인당 평균 연봉은 5200만 원으로, 한 해 전보다 100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경쟁사인 현대리바트의 6300만 원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김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사업구조를 과감하게 개편했다.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 ▲저수익 사업 재편 ▲맹목적 매출 성장 지양 ▲컨설팅·판관비 감축 ▲공급망(SCM) 혁신·원가 효율 개선 등 경영 철칙을 세워나갔다.

중복 상권은 매장 구조조정을 추진했고, 수도권 내 물류센터를 재배치하면서 공급망을 효율화했다. 그가 취임한 후 첫 정기인사도 상무 이상 고위급 임원을 단 한 명도 승진시키지 않는 등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에는 서울 상암동에 있는 회사 사옥을 그래피티자산운용에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형태로 매각했다.

한샘은 3200억 원에 사옥을 팔면서 현금을 확보했다. 올 상반기 기준 한샘 자산총액 1조834억 원의 약 30%에 이르는 규모다. 앞서 한샘은 해당 건물을 지난 2017년 1485억 원에 사들였다. 매입 7년 만에 들인 돈 만큼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IMM PE는 앞서 지난 2021년 말 롯데쇼핑과 함께 한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 27.7%(652만1209주)를 인수했다.

당시 10만 원대였던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주당 인수가는 22만 원으로 책정됐다. 매각가만 1조4514억 원이었다. IMM PE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신한은행과 한국투자증권 등으로부터 8000억 원 가량을 대출받았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한샘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IMM PE는 지난 2022년 12월 대주단으로부터 재무약정 테스트에 대한 면제권(웨이버)을 1년 6개월로 받으면서 한샘에 추가 투자했다. 2023년 3월 1000억 원을 투입해 주당 5만5000원에 한샘 자사주 181만8182주를 공개 매수한 것이다. IMM PE의 한샘 지분율도 이로써 35.4%로 올랐다. 이후 지난 6월 재무약정 테스트 재개 시점이 다가오면서 사옥을 매각했다.

김 대표는 재무 부담을 줄이면서 실적 개선과 주가 부양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풀어야 한다. 그는 32년 만에 한샘 BI(Brand Identity) 디자인을 새로 선보이면서 리브랜딩에 속도를 냈다. 한샘을 현대적인 기업 이미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함이다.

롯데쇼핑과도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한샘 디자인파크 수원광교점 4층 전층을 롯데하이마트로 꾸며 가구와 가전을 동시에 파는 승부수를 던졌다. 리하우스 부문의 오프라인 매장도 전문 상담관을 마련하는 등 리뉴얼을 진행했다. 10월 8일 종가 기준 한샘의 주가는 5만1500원으로, IMM PE 인수 전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실적 개선 없이 주가 부양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유진 한샘 대표는 신년사에서 “높은 할인율, 과도한 마케팅 등 일시적으로 매출을 높이는 방법은 많지만,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한 지속가능성이 없다”며 “외부 환경에 개의치 않고 임직원과 합심해 한샘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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