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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家 ‘커피왕’ 지분 경쟁…장손 김종희 ‘오너십’ 장악하나

손원태

tellme@

기사입력 : 2024-10-14 00:00

커피믹스 1위 동서식품 승계구도 촉각
삼촌 경영 복귀에 조카 지분 확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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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커피믹스 부동의 1위 동서식품을 놓고 지주사 동서의 지분 경쟁이 한창이다. 형제 경영에서 사촌 경영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삼촌과 조카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면서다. 동서식품은 동서그룹 핵심 계열사로, 맥심과 카누 등을 보유한 국내 커피믹스 최강자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연 매출이 1조7554억 원으로, 전년(1조6152억 원) 대비 8.7% 성장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소폭 오르면서 1671억 원을 기록, 최대치를 찍었다.

동서식품은 앞서 지난 1968년 지주사 동서와 미국의 식품회사 제너럴푸드가 지분을 절반씩 투자해 세운 합작회사다. 이후 제너럴푸드는 크래프트푸즈홀딩스로 넘어갔고, 지금은 사명이 몬델레즈홀딩스로 변경됐다. 동서식품의 지분은 지주사 동서와 몬델레즈가 50%씩 갖고 있다.

1970년대 동서식품은 커피 제조시설을 들여와 맥스웰하우스 커피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당시 국내 최초의 인스턴트커피였다.

1974년에는 야자유를 주원료로 한 식물성 크리머인 프리마를 선보였다. 그 후 동서식품은 1980년 메가 히트작인 맥심을 출시, 커피믹스 시장을 빠르게 흡수했다. 커피 자동판매기 시절을 거치면서 정수기가 보급되자 시장을 독식하기에 이른다.

동서식품은 현재 커피 외에도 녹차, 곡물차, 시리얼, 비스킷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취급하는 브랜드도 제티, 미떼, 포스트, 오레오 등 다양하다.

다만, 동서식품의 해외 판권은 몬델리즈가 갖고 있어 사업권은 국내로 제한된다. 동서식품이 최근 캡슐커피나 RTD(Ready To Drink) 음료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다. 커피믹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를 내놓기도 했다.

‘카누 바리스타’는 4년의 개발과정을 거쳐 지난해 2월 등장했다. 캡슐커피 머신 2종과 카누 바리스타 캡슐커피 머신 전용 8종, 타사 캡슐커피 머신 호환 6종으로 구성됐다. 동서식품은 국내 캡슐커피 시장을 4000억 원 규모로 추산하면서 이 같은 출시 전략을 폈다. 그동안 홈 카페 시장의 주류였던 커피믹스가 원두커피로 대체되는 점을 본 것이다.

실제로 식품산업통계정보(FIS) 소매점 통계를 보면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은 2021년 692억 원에서 2023년 652억 원으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원두커피는 601억 원에서 690억 원으로 증가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기준 인스턴트커피 제조사 점유율 79.7%를 기록하면서 시장을 꽉 잡고 있다.

그러나 원두커피에서는 점유율 2위인 17.0%로, 1위 업체인 네슬레코리아(44.2%)와 격차가 큰 상태다. 이보다 앞서 카누 바리스타 출시 이전인 2022년에는 점유율 5.8%로 4위였다.

즉석 음용 음료인 RTD에서는 국내 최대 커피점인 스타벅스와 손을 잡았다. 지난 2005년부터 스타벅스 캔·병 음료 상표권을 획득해 RTD 시장을 두드린 결과다.

특히 작년에는 스타벅스 RTD 제품 누적 판매량 10억 개를 달성하기도 했다. 동서식품은 현재 RTD 음료로, 자사 제품인 ‘맥심 티오피(T.O.P)’와 맥스웰하우스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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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는 동서식품의 지분 절반을 보유한 가족회사다. 창업주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상헌 전 동서 고문은 2004년부터 지주사인 동서를, 차남인 김석수 전 동서식품 회장은 2008년부터 핵심 계열사인 동서식품의 경영을 맡아왔다.

그러다 지난 2014년 김상헌 전 고문이 동서 회장에서 물러났고, 2018년 김석수 전 회장도 동서식품 회장에서 사임했다. 형제 경영을 마친 동서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됐다. 그러나 지난해 3월 김석수 전 회장이 동서식품 경영에 복귀하면서 동서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김상헌 전 고문의 장남 김종희 동서 부사장이 지분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종희 부사장은 지난 3월 김석수 회장이 취임하자 4월부터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입했다. 구체적으로 김 부사장은 지난해 4월 14일 동서 주식 2861주를 매입하는 등, 한 달간 10차례에 걸쳐 총 17만7380주를 취득했다. 그는 5월에도 19차례에 걸쳐 32만2620주를, 6월에는 5차례에 7만3657주를, 7월에는 3차례에 7만6343주를 가져왔다. 10월에는 아버지 김상헌 전 고문으로부터 증여를 포함해 7차례에 걸쳐 90만 주를 확보했다.

김 부사장은 올해 4월과 5월에도 아버지로부터 증여를 포함해 11차례에 걸쳐 45만 주를 손에 넣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55차례에 걸쳐 지분을 사들이면서 김 부사장의 동서 지분율은 2023년 1분기 12.59%(1255만 주)에서 올해 6월 14.59%(1455만 주)로 확대됐다. 1년여 만에 200만 주가 늘었다.

김 부사장은 동서 입사 초기인 2006년까지만 해도 지분율이 2%대에 불과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오너 3세 경영 승계가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동서는 김상헌, 김석수 오너 일가가 보유한 주식이 6777만2396주로, 전체 지분의 68.98%를 차지한다. 장남 김상헌 전 동서 고문 일가를 보면, 김상헌 전 고문이 1610만 주(16.15%)를, 그의 아내 한혜연 씨가 360만 주(3.61%)를, 아들 김종희 부사장이 1455만 주(14.59%)를, 장녀 김은정 씨가 375만 주(3.76%)를, 차녀 김정민 씨가 360만 주(3.61%)를, 김종희 부사장의 아내 조은아 씨가 30만 주(0.30%)를, 김종희 부사장의 두 딸이 각각 8만 주(0.08%)와 7만 주(0.07%)를 들고 있다. 이로써 김상헌 전 고문 일가 보유 주식은 총 4205만 주(42.17%)다.

차남 김석수 전 동서식품 회장 일가에서는 김석수 전 회장이 1733만7937주(17.39%)를, 그의 아내 문혜영 씨가 200만5935주(2.01%)를, 김 전 회장의 장남 김동욱 씨가 316만4160주(3.17%)를, 차남 김현준 씨가 287만1000주(2.88%)를 보유했다. 김석수 전 일가의 지분 총합은 2537만9032주(25.45%)로 집계됐다. 전체 지분을 보면 형 김상헌 전 동서 고문 일가가 동생 김석수 전 동서식품 회장 일가를 압도한다. 하지만, 개인별 지분에서는 김석수 전 회장이 최대주주다.

김석수 전 회장은 앞서 지난 3월 동서식품 회장직 복귀 1년 만에 퇴임했다. 공교롭게도 김 전 회장 퇴임 후 김종희 부사장의 지분 매입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동서그룹이 형제경영에서 단독경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해석이 떠오르는 이유다.

동서식품 측은 “김 전 회장은 평소 70세가 되면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혀왔다”며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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