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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證 김종민·장원재, ROE 중점 IB & 리테일 최적조합 [금투업계 CEO열전 (20)]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4-10-14 00:00 최종수정 : 2024-10-14 00:06

전문성 살린 각자대표로 ‘제2 도약’
전통 IB 강화·디지털 리테일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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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證 김종민·장원재, ROE 중점 IB & 리테일 최적조합 [금투업계 CEO열전 (20)]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한국금융신문은 자본시장을 건전하게 발전시키고자 열심히 뛰는 주요 증권사, 자산운용사 CEO들의 개개인 특성에 걸맞은 대표 키워드를 3가지씩 뽑아 각각 조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메리츠증권은 올해 ‘투톱’ 김종민·장원재 각자대표 체제가 시동을 걸었다. ‘전공과목’에 맞춰 신임 김종민 대표는 기업금융(IB) 부문에 특화하고, 기존 장원재 대표는 S&T(세일즈 앤 트레이딩) 및 리테일에 중점을 둔다.

부동산금융 중심의 메리츠증권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게 주요 과제다.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5조원대로 초대형IB 요건을 갖추고 있으며 향후 추진 가능성이 열려 있다. 또 IB와 균형추를 맞추기 위해 리테일 키우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두 사령탑, 성장과 안정 ‘두 마리 토끼’
메리츠증권은 2024년 7월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제2 도약’을 선언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을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배경에 대해 “증권은 비즈니스 라인 간 이질성이 크고, 각각의 규모가 과거 대비 크게 성장해서, 한 사람이 담당하는 것보다 전문성을 가진 각자대표 체제로 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사장은 1972년생으로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김 대표는 앞서 메리츠화재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 자산운용실장으로 국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해외 대체투자, 기업대출 등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이끈 기업금융 전문가다. 역량을 인정받아 메리츠금융지주 그룹운용부문 부사장도 겸임 중이다.

아울러 김종민 대표는 미래 성장사업 발굴과 효율적 자본 배치를 통해 증권의 추가 성장 기회를 마련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금융공학, 자산운용, 상품 기획, 리스크 관리 등 핵심적인 금융업무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다. 장원재 대표는 1967년생으로,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 석사, University of Minnesota 수학 박사를 받은 지수 및 파생상품 분야 전문가다.

특히, '리스크 관리통'으로 안정적 경영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 대표는 앞서 메리츠화재 CRO(최고위험관리책임자) 부사장, 메리츠금융지주 CRO 부사장을 역임했고, 메리츠증권 S&T 부문 사장을 거쳐 2023년 11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초대형IB 도전·리테일 성장’ 두 과제
메리츠금융그룹은 금투업계에서 고유의 투자 DNA가 있는 금융사로 일컬어진다. 철저한 성과 보상을 통해 '프로 문화'를 개척했다는 평을 듣는다. 다만,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에 인센티브가 집중돼 있다고 지목된다.

실제로 PF 차환 관련 롯데건설 자금 지원(2023년),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 무보증 사모사채 인수(2024년) 등의 사례들을 보면, 다른 증권사와 비교할 때 공격적으로 ‘틈새’를 공략하는 파격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메리츠금융그룹은 국내 부동산PF 및 해외부동산 익스포저 규모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메리츠그룹이 가진 국내 부동산 익스포저는 2024년 상반기 말 19조7000억원이며, 이 중 PF 비중은 15조5000억원 수준이다. 대신, 선순위 대출 비중이 96%에 달하고, 평균 LTV(담보인정비율)는 42% 수준으로 우량한 자산 포트폴리오로 관리되고 있다.

메리츠그룹은 당분간 PF 시장에 대한 현재의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며 위험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면서도, 양질의 빅딜(Big deal) 주관 등을 통해 부동산 금융 부문에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겠다는 기조를 표방하고 있다. 이 같은 토대에서 김종민 대표 체제의 메리츠증권은 IB 영토 확장을 겨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2024년 6월 말 5조8783억원 규모로, 업계 톱7 수준이다. 초대형IB 진출을 위한 자기자본 규모(4조원 이상)를 넘겨 자격 요건은 갖추었다. 다만 현재 메리츠증권은 “초대형IB 신청 계획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진출 시,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금조달이 수월해지고 다양한 기업금융 딜에 참여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봤다.

장원재 대표가 담당 중인 리테일 부문에서는 디지털 리테일이 부각된다. 메리츠증권은 비대면 온라인 고객을 전담하는 디지털플랫폼본부의 예탁자산이 2024년 9월 기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종합 투자계좌인 'Super365'가 주요 매개 역할을 했다고 메리츠증권측은 설명했다. 이 계좌는 원화 및 미국 달러 예수금에 일복리 RP(환매조건부채권) 수익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메리츠증권 측은 "온-오프라인 채널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메리츠증권은 ETN(상장지수증권)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N 시장 전체 종목 수는 2024년 8월 말 기준 400개인데, 이 중 메리츠증권이 74개 라인업으로 업계 1위다. 지표가치 총액도 전체(16조원)의 14.7%(2조4000억원)로 2위에 올랐다.

메리츠증권은 미국채 10년물과 30년물에 각각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할 수 있는 ETN(2024년 4월), 멕시코 페소화와 인도 루피화를 각각 추종하고 2배 레버리지 투자까지 가능한 ETN(2024년 8월) 등 상품 차별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수익성-건전성 ‘어깨동무’ 이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숫자로 성장을 보여주겠다(We say growth in Numbers)'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다. 메리츠증권 역시 수익성 확보에 특히 힘을 기울인다. 메리츠증권은 2022년에 빅5 증권사가 모두 이탈한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나홀로 달성한 바 있으며, 영업이익 기준 2022~2023년 2년 연속 업계 1위를 기록했다.

또 2024년 2분기 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권업계 톱 3에 메리츠증권이 모두 포함됐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ROE는 2020년 9.9%, 2021년 14.2%, 2022년 14.7% , 2023년 7.7%, 2024년 상반기 13.6%를 기록 중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4년 9월 메리츠증권(AA-)에 대해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우수한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우수한 수익성이 지속됐으나 최근 다소 저하됐다" 며 "부동산 익스포저의 양적 부담과 해외 익스포저 관련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있고, 이익누적과 후순위성 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적정성을 관리하고 있다"고 평했다.

메리츠증권의 우발부채는 2024년 6월 말 기준 5조4000억원 규모로, 자기자본 대비 91.9%다. 담보확보 조건, 선순위 비중 등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위험관리와 함께 충당금 적립이 이뤄지고 있으나, 국내·외 부동산 경기를 감안할 때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9월 메리츠증권(AA-)에 대한 리포트에서 "2024년 상반기에는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운용성과 개선, 자회사 배당수익, 부동산금융 관련 대손 부담 완화 등으로 우수한 수준의 수익성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국내 부동산PF의 질적 수준을 고려했을 때 추가 충당금 적립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한신평은 "다만, 해외 부동산금융 익스포져 사후관리 현황, 비부동산 기업금융 익스포져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투톱 체제'에서 수익성과 함께 건전성 관리에 발 맞춰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증권 측은 "어려운 시장 여건 등을 감안해 선제적이고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이익 체력을 유지할 것이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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