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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뒤에서 ‘승자의 미소’ 짓는 기아 [정답은 TSR(총주주수익률)]

곽호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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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0-07 00:01 최종수정 : 2024-10-07 01:04

기아, 현대차보다 TSR 1.2배 높아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서 차이
현대차 ‘그룹 미래투자 주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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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뒤에서 ‘승자의 미소’ 짓는 기아 [정답은 TSR(총주주수익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지난 2021년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증시는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늪에서 허우적거렸지만 자동차 업종에 투자한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재미를 봤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 국가 기간 산업 분야가 글로벌 업황 부진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것과 달리 완성차는 수출 시장에서 큰 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종도 저마다 수익률은 달랐다. 국내 대표 자동차주인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를 살펴보자(분석 기간 기업회생절차로 주권매매 거래가 정지된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 4년간 기아 투자자는 현대차 투자자에 비해 1.24배 더 많은 수익을 냈다. 현대차·기아는 기술과 전략을 대부분 공유하는 형제 회사다. 그런데 어디에서 이런 차이가 났을까.

한국금융신문은 기업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를 통해 지난 2021년 1월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3년 9개월 동안 기아 TSR(총주주수익률)를 산출했더니 88.5%가 나왔다. 같은 기간 현대차(005380) TSR는 51.7%로 기아보다 낮았다.

TSR는 주주가 일정 기간 주가 차익과 배당 등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다. 비교 시점에 시가총액 변동액과 배당금 총액을 더한 뒤 매입 당시 시총을 나눠 산출한다.

예컨대 2021년 1월 1일 기아 주식 1000만원어치를 매수해 쭉 보유한 주주는 올해 9월 주식 평가액과 그간 받은 현금배당을 더한 금액으로 1885만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투자 시기와 투자액이 동일할 경우 현대차 주주 평가액은 1517만원이라는 얘기다.

현대차와 기아 주주들 희비를 가른 건 주식수익률이다. 두 회사 배당수익률은 큰 차이가 없다. 해당 기간 배당수익률은 기아가 20.6%, 현대차는 19.2%다. 하지만 주가는 기아가 68% 뛴 반면, 현대차는 32.6% 상승에 그쳤다.

한국 ‘자동차 대장주’라고 하면 단연 현대차부터 떠오른다. 그럼에도 지난 몇년간 현대차보다 기아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더 큰 수익을 거둔 것이다.

이유가 뭘까. 우선 지난 3년간 기아 실적 퍼포먼스가 더 좋았다. 2021~2023년 현대차 판매량은 2018~2020년과 비교해 5.6% 감소한 반면, 기아는 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영업이익이 2.1배 커졌는데 기아는 이를 뛰어넘어 3.6배 늘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기아 주가 상승률을 설명할 수는 없다. 매출 규모에서 현대차는 기아를 압도하는 회사다. 지난 2분기 기준 현대차 매출이 45조 206억원인데 반해 기아 매출은 27조 5779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제품 라인업, 판매 전략 등이 비록 비슷할지 모르지만 글로벌 시장 지위는 현대차가 기아를 월등히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차이는 주주환원 규모와 의지에서 찾을 수 있다. 기아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매년 5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2500억원을 소각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올해 특별히 3분기까지 경영실적 목표 달성시 나머지 50%도 소각하겠다는 추가 주주환원책을 깜짝 발표하며 주가를 띄웠다. 기아는 지난 상반기 기준 경영실적 목표를 추가 달성했다. 약속 이행이 유력한 셈이다.

현대차도 지난해 3154억원 규모 자사주를 처분했다. 다만 이미 매입한 자사주를 활용해 임직원 보너스 용도로 지급하는 등 목적이 불분명했다.

현대차는 주주환원 목표를 보다 분명히 하고자 지난 8월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2025년부터 3년간 TSR 35% 달성’을 내걸었다. 다만 현대차 TSR은 이 지표를 처음 발표한 보스톤컨설팅그룹(BCG) 계산법과는 다르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현대차는 배당총액과 자사주 소각액을 더한 값에 지배주주귀속순이익을 나눈 방식을 택했다. 주가 차익은 빼고 자사주 소각을 기준점으로 삼았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소각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이를 확신하지는 못하겠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그룹 대표 기업으로서 현대차의 고민이 있다. 자율주행, 로봇, 수소,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현대차그룹 신사업 투자는 관련 계열사별로 분담한다고 해도 사실상 그룹 ‘큰 형님’인 현대차가 도맡다시피 한다. 현대차가 투자 부담으로 주주환원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2020년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한 자율주행사 앱티브 설립에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2.6대 1.4대 1 비율로 투자했다. 이듬해 인수 가격이 1조2000억원으로 현대차그룹 역사상 가장 큰 인수합병(M&A)인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에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가 3대 2대 1 비율로 투자했다.

올해 들어서도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사업이 부진을 거듭하자 현대차가 2800억원을 주고 가져왔다. 굵직한 사업에는 항상 현대차가 앞장선다. 현대차·기아 R&D·디자인·AAM 조직 수장인 송창현·양희원·동커볼케·신재원 사장 등도 현대차에서 급여를 받는 현대차 임직원들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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