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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거래소(KRX·이사장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11만1430원)보다 1.68% 오른 11만33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금값은 이달에만 4.5% 상승했으며 지난해 연말 대비로는 31.23%나 급등했다.
국제시장에서도 금값은 강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현물은 전장보다 3.84달러(0.15%) 오른 온스당 2626.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금 선물의 경우 5.2달러(+0.2%) 상승한 2651.4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배경은 미 연준이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금은 금리가 인하되면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줄어들면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다.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전면전 우려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점도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을 끌어올렸다. 파와드 라자크자다(Fawad Razaqzada) 포렉스닷컴 애널리스트는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등에서 진행 중인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위험은 금에 대한 안전자산 수요를 유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국내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승세다. 코스콤 ETF 체크(check)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대표 배재규)의 ‘ACE KRX금현물’에는 최근 1개월 동안 18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24개 원자재 ETF 중 ‘KODEX WTI원유선물(H)’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수익률은 4.21%를 기록했다.
또 다른 금 관련 ETF인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최근 한 달 동안 9.62% 상승했으며 ▲TIGER 금은선물(H)(5.14%) ▲TIGER 골드선물(H)(4.98%) ▲KODEX 골드선물(H)(4.95%) 등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골드지수를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KODEX 골드선물인버스(H)’는 홀로 5.05%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금값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한 데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 행렬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금리가 하락하면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대체 자산인 금의 매력은 올라간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금 가격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11월과 12월에 예정된 FOMC에서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가운데, 금에 대한 투자가 급격하게 확대(비상업용 순매수 급증)되고 있고 동이나 아연과 같이 금 또한 광산 공급 확대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으로 연말까지 금 가격의 추가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금값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캐나다 TD 증권의 대니얼 갈리 상품전략가는 “연준의 금리인하에 따른 금 매수 수요는 여전히 있지만, ETF로의 자금 유입이 상대적으로 적고 아시아에서의 매수가 중단 상태인 점을 감안할 때 이는 ‘극단적 포지셔닝’이다”고 분석했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