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권 국민카드 사장/사진=국민카드
관건은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의 평가다. 이 사장은 지난해 계열사 사장단 교체 속에서도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는데, 이는 양 회장과의 두터운 신뢰가 기반이 됐단 게 업계 중론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27일 회의를 열고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 승계절차를 시작한다.
회의에선 KB금융그룹11개 계열사인 ▲국민은행 ▲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사장단 승계 준비가 시작된다. 대추위는 계열사 대표 후보군 선정 후 개별 후보 심의를 실시한다.
이창권 국민카드 사장은 계열사 '빅3(은행·카드·라이프)'의 수장인 만큼 연임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1965년생인 이 사장은 서울중앙고와 고려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93년 국민은행 입사 후 KB금융지주와 국민카드 전략팀에 몸 담으며 '전략통'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취임 직후엔 고금리 영향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취임 첫 해인 2022년 순익은 3830억원으로 전년(4211억원)보다 9.04% 미끄러졌다. 지난해 순익 역시 3512억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올 상반기 분위기가 전환됐다. 상반기 순이익은 2557억원으로 전년 동기(1929억원)보다 32.5%포인트(p) 올랐다. 영업비용(1.8%)보다 영업수익(5.1%)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카드(4.5%) ▲할부금융·리스(9.1%) ▲기타사업(7.7%) 성장 힘입어 전년 동기(2조5900억원)보다 5.1% 늘어난 2조722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비용 면에선 수수료(-8.72%)·관리비용(-4.28%) 등을 줄여 실적 하락을 막았다.
덕분에 수익성 지표도 올랐다.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가를 나타내는 ROA는 1.73%로 전년 동기(1.34%)보다 0.39%p 올랐다. 기업의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가를 보여주는 ROE 역시 10.53%로 전년 동기(8.37%) 대비 2.16%p 늘었다.
이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KB금융그룹 기여도도 커졌다. 올 상반기 국민카드의 그룹 기여도는 2560억원으로 전년동기(1930억원)보다 32.64% 확대됐다.
덕분에 타사보다 신규 회원이 많다.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지난달 국민카드 개인 신용카드 신규 회원 수는 12만7000명으로 국내 전업카드사 8곳 중 1위를 차지했다. 현대카드(11만7000명)와 삼성카드(11만5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다른 취임 목표였던 디지털 플랫폼 성장세도 주목할만 하다. 국민카드의 모바일 앱인 KB페이 가입 고객은 지난 4월 1200만명을 돌파했고, 7월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800만명을 넘어섰다. 통상 금융권이 목표로 삼는 MAU 1000만명을 앞둔 셈이다.
실제 양 회장은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이창권 국민카드 사장을 제외한 전 계열사 CEO를 교체했다. 둘은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 사후 처리 업무를 진행하면서 신뢰를 쌓아온 점이 한몫했다.
2+1 이상 연임한 전례도 있다. 이동철 전 국민카드 사장의 경우 3연임에 성공하며 4년 임기를 채웠다. 특히 양 회장이 비은행 부문 성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 사장이 KB페이 부문에서 큰 성과를 낸 만큼 3연임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나온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