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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저축은행도 등급 전망 하향…등급 강등 위기 ‘살얼음판’

김다민 기자

dmkim@

기사입력 : 2024-09-13 06:00

KB·예가람저축은행 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
페퍼저축은행, 나신평에 등급 취소 요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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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신용등급 변동 저축은행 표./표 = 김다민 기자

2024년 9월 신용등급 변동 저축은행 표./표 = 김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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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다민 기자] 상반기 신용등급 줄하락을 겪었던 저축은행 업권에 다시금 강등 위기감이 돌기 시작했다. 충당금 부담으로 인한 저조한 수익성과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인한 자산건전성 저하가 주원인이다.

1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KB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의 등급 전망이 하향됐다. 또한 페퍼저축은행은 자진 등급 취소에 나서는 이례적인 일도 발생했다.

지난 5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KB저축은행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로써 기존 A(안정적)이었던 기업신용등급이 A(부정적)로 변경됐다.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전망 변경 이유로 악화된 자산건전성과 대출 포트폴리오 내 잠재된 추가 부실위험, 저하된 자본완충력 등을 꼽았다.

실제로,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모두 1년 새 크게 저하됐다.

KB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연체율은 7.2%로 전년 동기(3.4%) 대비 3.8%p 가량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전년 동기(3.4%) 대비 9.1%p 가량 큰 폭으로 오른 12.5%를 돌파했다.

정호준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KB저축은행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조달부담과 대손부담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936억원 규모의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며 "대규모 적자에도 계열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BIS자기자본비율이 10.8%까지 하락하는 등 자본완충력이 크게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KB저축은행은 분산된 대출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나 외형 축소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한신평의 지적이다. 이 저축은행은 총 79개 저축은행 중 대출금 10위, 예수금 8위의 상위권 저축은행이다. 개인대출 비중은 65.3%, 기업대출 비중은 33.5%로 개인대출 비중이 2배 가까이 많다. 기업대출 중 PF 및 브릿지론 등 부동산금융이 총여신의 14%, 건설 및 임대업 등이 9%를 차지하고 있다.

가계대출은 정책성대출이 34%, 개인 중금리대출 등의 개인신용대출이 30%로 이뤄져 있어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게 분산돼 있다. 그러나 지속된 불확실성 확대와 자본비율 하락에 대응하면서 지난해부터 대출 규모가 빠르게 축소된 바 있다.

지난 2022년 말 KB저축은행의 대출채권 규모는 2조5209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2조2640억원까지 줄었다가 올 상반기에는 2조1400억원에 그쳤다.

많은 저축은행들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 관련 여신은 5240억원으로 총여신의 23.2%를 차지했다. 이는 법정한도 50%를 준수하고 있는 수치이며, 2022년 말(1조454억원) 대비 약 50% 감소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부동산PF(2519억원)과 부동산임대업(3070억원) 감소분"이라며 "향후 포트폴리오 규모를 유지한 상태에서 정책성 대출 비중을 늘릴 것으로 계획하는 가운데 부동산PF를 비롯한 부동산관련여신 익스포져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KB저축은행의 열위한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본력 회복이 지연되는 경우 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신평은 설명했다.

KB저축은행 주요 재무지표./자료 = 한국신용평가

KB저축은행 주요 재무지표./자료 = 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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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도 지난 10일 예가람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기존 BBB+(안정적)이었던 기업신용등급이 BBB+(부정적)으로 변경됐다.

나신평은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 대손비용 증가로 당기순손실 발생한 가운데, 충당금 적립 부담 지속으로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전망인 점을 고려해 등급 전망을 하향했다고 밝혔다. 또한 내수경기 회복 지연, 부동산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반영했다.

실제로, 예가람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올 상반기 기준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15억원) 대비 105억원가량 손실 폭이 커졌다. 또한, 올 상반기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적용 결과, 유의 및 부실우려로 분류된 사업장이 부동산PF 대출 내 17%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해당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 매각 및 상각 추진 과정에서 대손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나신평은 판단했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인 및 개인사업자 차주의 채무상환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며 "부동산 관련 대출의 건전성 저하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수익성에 부담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저축은행은 부동산PF 익스포저 비율이 업권 평균대비 높은 수준으로 드러났다. 나신평에 따르면 예가람저축은행의 브릿지론은 1725억원, PF대출 1139억원 등 총 2864억원 규모의 부동산PF 익스포져를 보유하고 있다. 관련 충당금은 286억원으로 충당금 설정률은 10%로 나타났다.

이에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져 비율은 154%로 나신평이 평가하는 저축은행 평균인 85.3%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 수석연구원은 "개인 신용대출 및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은 신용도가 다소 열위한 중저신용 차주로 구성돼 있다"며 "기업대출도 건설업, 부동산업 및 임대업 등 부동산 관련 중소기업 대출의 비중이 높아 자산건전성 지표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예가람저축은행 수익성 추이 및 자산건전성 추이./자료 = 나이스신용평가

예가람저축은행 수익성 추이 및 자산건전성 추이./자료 = 나이스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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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곳은 단연 페퍼저축은행이다. 페퍼저축은행은 기존 BBB-(부정적)이었던 신용등급이 지난 6일 공시가 취소됐다. 이에 등급 미보유사가 됐으며, 나신평은 페퍼저축은행의 요청에 따른 등급 취소라고 밝혔다.

이러한 등급 취소는 퇴직연금 상품 취급에 대한 조건에서 벗어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여진다. 저축은행은 주요 자금조달 수단이 채권발행이 아닌 예·적금으로, 퇴직연금상품이 금 조달에서 일정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퇴직연금 감독규정에 따르면 신용평가등급이 투자적격(BBB-) 미만인 곳은 퇴직연금 사업을 운영할 수 없다. 운영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신용등급 하락은 퇴직연금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확정급여형(DB)의 경우 회사가 퇴직연금을 위탁할 금융기관을 선정하는 기준 중 하나로 신용등급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두 저축은행의 등급전망 조정이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 때문에 이뤄져 타 저축은행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저번과 같은 줄하향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업권이 상반기 380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 1조6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지난 8월 "제2금융권의 2024년 상반기 실적과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결과를 종합할 때, 급격한 신용도 저하위험은 완화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개별 회사별 신용평가 방향성은 차별화돼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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