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1년생 /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경영학 졸업 / 한국공인회계사(KICPA) / 2003.02~2004.08 : (주)하모니칼라시스템(개발팀사원) / 004.09~2006.08 : ㈜NHN플랫폼개발팀(Senior Software Engineer) / 2007.09~2010.08 : Deloitte 안진회계법인(공인회계사) / 2010.08~2013.06 : (주)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투자팀 팀장) / 2013.06~ 현재 : (주)딥서치(CEO)
김재윤 딥서치 대표는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각 주체와 투자자는 서로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원하는 대상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화두를 던졌다
김재윤 딥서치 대표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각을 원하는 주체는 노출 정보를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M&A 성사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는 "투자자는 인수대상에 대해 가능한 많으면서도 핵심적인 정보를 원한다"며 “이러한 정보 비대칭이 M&A 거래 성사를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M&A 거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필수적이다.
딥서치는 이러한 M&A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규모 M&A 거래 중개 플랫폼인 '리스팅'을 지난 4월 론칭했다.
김재윤 대표는 리스팅의 핵심을 "매도자와 매수자가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팅은 출범 초기 대형증권사와 회계법인들이 주도하는 대규모 거래보다 소규모 거래에 집중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커머스, 서비스 시설, 공장 등 다양한 매물들이 입점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대형 거래(500억원 이상)도 속속 들어오면서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M&A 성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정보비대칭 해소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김재윤 대표는 리스팅을 통해 "대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M&A가 아닌 누구나 참여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리스팅에 등록된 매물들은 1억 원 이하에서 최대 500억 원까지의 거래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M&A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재윤 대표는 "투자 대상을 찾는 것은 사실상 발품을 얼마나 많이 파는지 여부에 비례한다"며 "거래 성사를 위해선 반드시 수반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각종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그 믿음 위에 딥서치를 창업했다"고 덧붙였다.
딥서치는 200만 개가 넘는 국내 기업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자연어는 아니지만 인간의 언어와 유사한 형태로 검색 가능하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매출액’을 검색하면, 해당 정보뿐만 아니라 원하는 기간에 따른 모든 매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특정 키워드를 입력(쿼리 검색)하면 그 조건에 맞는 정보는 물론 관련 기업이나 인물도 찾아낼 수 있다. 김재윤 대표는 이를 통해 딥서치가 ‘기술을 통해 가능하다’는 말을 실제로 구현했다.
김재윤 대표는 이 경험을 통해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후 ‘숫자’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이후 그는 그는 회계사가 되어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보는 방법을 익히게 됐다. 대형 회계법인의 감사본부에서 일하며 기업들의 생존 방식을 데이터로 확인했다.
김재윤 대표는 "3년간 기업들을 감사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됐고 현장에서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투자심사역이 됐다"고 회고했다.
김재윤 대표는 딥서치를 창업한 이유를 ‘필요’에 의한 것으로 설명했다.
그는 정보 수집 등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이 필요로 했던 부분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필요할 것이라고 믿었다. 딥서치는 이러한 필요에 의해 탄생했다. 김재윤 대표는 이를 통해 시장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공하고자 했다.
딥서치는 단순한 재무정보와 같은 정형 데이터만으로는 원하는 기업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뉴스, 공시, IR 자료, 특허, 법인등기 등 비정형 데이터도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정보들을 원하는 형태로 가공할 수 있어 ‘데이터 시장의 레고’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김재윤 대표는 리스팅의 목적을 시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을 충족시키는데 뒀다. 정보수집도 중요하지만, 결국 '매칭'에서 매도자와 매수자가 서로가 원하는 대상이 아닌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김재윤 대표는 “투자심사역들이 매칭 관련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을 해결하고자 했다”며 “딥서치의 창업부터 리스팅 론칭까지의 과정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스팅을 위해 딥서치가 출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리스팅을 론칭하는 과정에서 김재윤 대표는 고령화 사회라는 시대상을 주목하게 됐다. 사업을 지속하고 싶지만 나이, 건강 등의 문제로 기업 매각을 원하는 사람들과 창업을 하고 싶지만 과도한 준비기간 등으로 발목 잡힌 사람들을 연결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그는 단순히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M&A 필요성도 인식하게 되었다.
김재윤 대표는 일본의 사례에서 영감을 받았다. 일본에서는 고령화 사회가 지속되면서 은퇴를 희망하는 사업가와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 사이에서 M&A가 활성화돼 있다. ‘니혼M&A센터’는 일본의 대표적인 M&A 전문 중개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시가총액은 무려 2조원에 달한다.
김재윤 대표는 이 같은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리스팅이 한국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자 했다.
리스팅에는 이미 1000개 이상의 기업이 등록돼 있다. 김재윤 대표는 "지난 7월 말 기준 100개 이상의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10건 이상의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규모는 작지만 건수로 따지면 10건은 작년 기준으로 볼 때 국내 4위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접근성과 AI기술을 통해 은퇴자에게는 엑시트의 기회를, 청년 혹은 스타트업에는 새로운 창업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M&A 기반의 국내 경제 전반에 걸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딥서치는 M&A 시장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기술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특히, 소규모 M&A에 집중한 리스팅 플랫폼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M&A 거래의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사업체들이 더 쉽게 거래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김재윤 대표의 커리어와 그가 체감한 문제들은 딥서치의 핵심 아이디어와 기술적 발전의 토대가 됐다. 앞으로 딥서치와 리스팅이 M&A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국내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