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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부 능선 넘은 ‘SK온 살리기’ 예상밖 변수는 증시

곽호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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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8-12 00:00 최종수정 : 2024-08-12 08:25

AI ‘공격’·화학 ‘조정’ 리밸린성 진행할듯
‘100조 기업 탄생’ 주가 부진 ‘암초’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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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부 능선 넘은 ‘SK온 살리기’ 예상밖 변수는 증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SK그룹 리밸런싱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된다. 급성장이 기대되는 AI(인공지능)와 관련한 반도체(SK하이닉스)와 디지털 서비스·데이터센터(SK텔레콤·SK브로드밴드)에는 선제적 투자가 집행된다. 성장이 지체되고 있는 그린 에너지·화학·바이오 등과 같은 분야는 재무 안정성과 사업 시너지를 고려해 계열사간 합병 등 속도 조절에 나선다. 확장 일변도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그룹 경영전략 방향을 바꾼 것이다.

AI·반도체 투자는 과감하게
최태원닫기최태원광고보고 기사보기 SK 회장은 지난 6월말 경영전략 회의에서 “미국에선 AI 말고는 할 이야기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연이은 해외 출장으로 글로벌 AI 산업 동향을 점검한 이후 내린 결론이다. 이에 SK는 AI 분야 집중 투자를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 재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AI·반도체 관련 관계사들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8년까지 투자액 103조원 가운데 82조원을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분야에 투자한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도 앞으로 5년간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3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각사 재무·투자 담당자들도 과거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열린 1분기 실적발표회까지만 해도 “AI 추가 투자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고, 합리적인 규모로 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달 6일 열린 2분기 실적설명회에선 “AI 관련 기업 지분 투자만 올해 30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며 “AI로 돈 벌 방법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내년(2024년) 투자 확대보다 HBM 공정 전환에 집중할 것”이라도 했다가 최근엔 “올해 투자를 확대하고, 내년부터도 과거 평균보다 투자액이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모빌리티·그린 등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찾던 계열사들도 최근에는 AI·반도체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SK네트웍스는 그룹 경영전략 회의가 열리기 전인 올해 초부터 ‘AI 컴퍼니’로 변신을 선언했다. 모빌리티 관련 사업들은 하나씩 정리 중이다. 특히 캐시카우로 꼽히는 SK렌터카를 오는 11월 8200억원을 받고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지난 6월 결정했다. 이어 지난달엔 자회사 온라인 타이어 유통 브랜드 타이어픽도 정리했다.

이달에는 차량정비 스피드메이트 사업부를 물적분할 했다. SK네트웍스가 주유소·렌터카 사업을 덜어낼 만큼 시너지 효과가 약해진 스피드메이트도 정리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월 SK네트웍스가 마련한 기업설명회에서도 SK매직(가전렌털), 워커힐(호텔), 엔코아(데이터)를 중심으로 AI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미래 계획만 발표됐다.

SKC는 1977년 시작한 필름사업을 정리할 때만 해도 모빌리티 소재 기업으로 방향을 튼 것처럼 보였다. 지난 2020년 인수에만 1조1900억원을 들인 SK넥실리스를 시작으로 2021년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영국 넥세온에도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SKC 투자자들은 반도체 소재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자회사 앱솔릭스가 내년 세계 최초로 AI 반도체용 글라스 기판을 양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사업 시너지 강화를 위해 SKC는 지난해 반도체 테스트(후공정) 등을 전문으로 하는 ISC를 사들이기도 했다.

건설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SK에코플랜트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투자자들과 약속에 따라 오는 2026년까지 IPO(기업공개)를 완수해야 하지만 재무 건전성 악화로 기업가치가 2년 전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난달 에센코어(반도체 모듈)·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반도체용 가스) 등 지주사 알짜 반도체 계열사를 건설이 주력인 SK에코플랜트에 안겨준 것도 재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그룹 차원 결정으로 보인다.

SK이노·E&S 합병 변수?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고 있는 SK온(배터리), SK엔텀(탱크터미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원유·석유 무역) 3사 합병은 재무 리스크 극복을 위해 사업 성격이 다른 회사를 합친다는 점에서 SK에코플랜트 사례와 비슷하다.

SK온은 최근 11개 분기 누적 적자만 3조원에 이른다. SK온은 두 회사로부터 연간 5000억원 이상 EBITDA(감가상각전영업이익)을 기반으로 한 현금흐름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추진도 에너지 사업간 시너지와 함께 ‘SK온 살리기’에 중점을 뒀다는 분석이다. 정유사업 부진과 SK온 지원으로 부담이 커진 SK이노베이션을 연 1조원 넘는 이익을 창출하는 SK E&S와 합쳐 재무 부담을 완충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다른 리밸런싱 사례와 달리 실제 성사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최대 난관으로 꼽혔던 사모펀드 KKR와의 협의는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KKR는 SK E&S에 대해 3조원 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들고 있다. KKR이 합병안에 반대하면 당장 현물이나 현금로 상환해야 한다. 이에 대해 SK E&S는 지난달 18일 “특별한 변수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이달 2일에는 KKR와 RCPS 보장수익률을 상향하는 계약을 맺었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주가 하락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지난 5일 주가가 9만2000원대로 떨어졌다.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할 수 있는 주주매수청구권 가격은 11만1943원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이 8000억원을 넘기면 합병 계약을 해제하거나 합병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국민연금과 개인·외국인이 들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주식 수는 약 5670만주다. 주가 9만2000원을 기준으로 869만주(15%)가 주식매수청구를 하면 8000억원에 도달해 합병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SK이노베이션이 주가 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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