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리코에서 애니메이션 제작을 밝힌 '화산귀환'. / 사진=네이버웹툰
그동안 일본, 미국 등 애니메이션 강국에 밀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던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업계도 네이버웹툰의 애니메이션 라인업 확대를 반기는 분위기다.
24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올해 ▲테러맨 ▲연의편지 ▲나노리스트 ▲전지적독자시점 ▲화산귀한 ▲1초 등 약 10종 이상의 웹툰이 애니메이션화 된다. 최근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네이버웹툰은 기존 영화, 드라마뿐만 아니라 애니메니션 작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IP 사업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네이버웹툰은 그동안 노블레스, 갓오브하이스쿨, 신의 탑 등 자사 대표 작품 IP를 활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사례가 있다. 다만 해당 애니메이션들은 국내 제작사가 아닌 애니메이션 강국 일본 제작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됐다. 최근 제작을 발표한 ‘고수’ 애니메이션도 드래곤볼, 윈피스로 유명한 일본의 유명 제작사 토에이와 협력한다.
네이버웹툰은 향후 제작될 애니메이션 라인업은 글로벌 제작사뿐만 아니라 제작 자회사를 비롯해 국내 제작 생태계와 협업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산하에 콘텐츠 제작사인 스튜디오리코, 스튜디오N을 두고있으며, 지난 2022년 3D 애니, VFX 전문 제작사 ‘로커스’에 투자하는 등 제작 역량을 강화해 왔다. 현재 스튜디오리코, 스튜디오N에서 제작 중인 웹툰 에니메이션은 연의편지, 화산귀환 등이며 로커스에서는 전자오락수호대, 덴마,호랑이형님 등을 제작 중이다.
자회사들의 제작 역량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특히 스튜디오리코에서 제작한 수요웹툰 1위 화산귀환의 애니메이션풍 뮤직비디오는 무협 웹툰 특유의 화려한 움직임과 자연스러운 작화로 큰 호평을 받으며 여전히 네이버웹툰 유튜브, 틱톡 등 채널에서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두루픽처스에서 제작 중인 웹툰 1초 원작의 애니메이션 작품. / 사진=서울경제진흥원
자체 제작뿐만 아니라 국내 유망 제작사와의 협업도 확대한다. 대표적으로 1초 애니메이션은 네이버웹툰과 서울경제진흥원이 웹툰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 사업 ‘애니 프론티어’를 통해 국내 유망 제작사 두루픽처스에게 제작을 맡겼다. 해당 애니메이션은 총 13편으로 올해 공개될 예정이다.
또 목요웹툰 1위를 기록했던 더 복서는 스튜디오 XTORM에서 제작을 맡았다. 이 스튜디오는 웹툰/웹소설 애니메이션을 전문으로 하기 위해 2021년 설립된 신생 제작사다. 더 복서 외에도 네이버웹툰의 청춘블라썸의 애니메이션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침체에 빠졌던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네이버웹툰의 이러한 행보에 반가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웹툰 시장의 성장으로 반등에 성공한 오프라인 만화책 시장의 사례가 있는 만큼 업계에 활기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만화·웹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출판 만화 구매 경험이 있는 독자는 전체 독자 중 56%로 2021년 49%에서 약 7% 증가했다. 또 출판 만화를 일주일에 1회 이상 본 독자 역시 같은 기간 34%에서 50%로 늘어났다.
콘진원 관계자는 “웹툰 인기가 증가하며 웹툰 단행본 소장을 원하는 10~20대 이용자가 증가하는 등 오프라인 만화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가 가장 기대하는 것도 1020세대 유입이다.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뽀로로, 미니특공대 등 영‧유아 콘텐츠 편중 현상이 심해지며 굿즈, 피규어 등 상품 소비력이 있는 ‘키덜트’ 지지도가 낮다.
이 때문에 인기 만화 기반의 탄탄한 스토리와 화려한 작화가 특징인 일본, 미국 등에 주도권을 완전히 내준 상태다.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들도 일본과 미국의 대형 제작사의 하청을 맡으며 사업을 영위 중이다. 웹툰 IP가 다양한 스토리와 작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증명 된 만큼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능력의 경쟁력도 한층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관계자는 “국내의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들은 일본과 미국에서도 인정받고 협력을 제안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영향력이 높은 네이버웹툰의 유명 IP와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할 수 있는 작품들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