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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30조 체코 원전 수주 총력전…박정원 ‘부활의 노래'

홍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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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7-08 00:00

한수산·두산 ‘팀코리아’ vs 프랑스 EDF 맞대결
한국 우위 불구 프, EU국가 잇점…이달말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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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30조 체코 원전 수주 총력전…박정원 ‘부활의 노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100년 기업’ 두산이 화려한 부활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팀코리아’가 입찰한 30조원 규모 체코 두코바니·테믈린 신규 원전 수주전 발표를 앞두고 국내 최장수 기업 두산의 저력에 재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주전 결과는 이르면 이달 내 발표될 전망이다.

경쟁상대는 프랑스 전력공사(EDF). 현지 매체 등은 ‘팀코리아’에 우호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적기 시공 실적과 사업비용 등에서 한국이 EDF에 비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국내 유일 원전 기자재 생산 기업 두산에너빌리티을 필두로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한때 그룹 위기를 불러온 원전 사업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새 먹거리로 강조해온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노력이 빛을 발할지 관심이다.

지난 5월 13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체코 프라하 조핀 궁전(Zofin Palace)에서 ‘두산 파트너십 데이’를 주관하며 두코바니·테믈린 원전 수주전 지원사격에 나섰다.

한국 측에서는 홍영기 주체코 한국대사, 안세진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국장, 박인식 한수원 수출사업본부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체코측에서는 얀 피셔 전 총리, 페트르 트레쉬냑 산업부 차관, 토마스 에흘레르 산업부 부실장 등이 참석했다.

박 회장에게 체코 원전이 갖는 의미는 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핵심 설비로 꼽히는 원자로, 발전터빈 등 원전 주기기를 국내에서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해외 원전 사업에서 주기기 공급 역할로 빠짐없이 참여해 왔다.

두코바니·테믈린 원전사업은 1200MW(메가와트) 이하 원전 최대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발주처는 체코전력공사(CEZ) 자회사다.

‘팀코리아’는 프랑스 EDF와 비교해 ‘온타임 온버짓(On Time On budget, 정해진 예산 내 적기시공)’에서 크게 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양측은 사업 비용에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팀코리아가 제시한 사업규모는 30조원 규모인 반면, 프랑스 EDF는 그 2배가 넘는 70조원”이라고 했다. 체코 매체 ‘경제저널(Ekonomicky Denik)’는 이에 대해 “팀코리아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고 평가했다.

적기 시공 능력은 ‘팀코리아’ 최대 강점이다. 반대로 프랑스 EDF엔 최대 감점 요인이다. EDF는 지난 2007년 프랑스 플라망빌 원전 건설 공사를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시작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현재도 각종 하자가 발생해 준공이 지연되고 있다. 공사비도 최소 191억 유로(약 28조원)로 당초 예상보다 6배 이상 불어났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EDF가 영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역시 당초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 빨라야 2029년, 늦으면 2031년 완공될 전망이다.

이에 반해 두산그룹은 아랍에메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에서 뛰어난 적기 시공능력을 보여줬다. 이 사업은 한국전력 사업총괄 아래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로 주기기를 공급하고 한수원,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이 참여했다. 2011년 착공 이후 3년만에 바라카 1호기 원자로 설치를 완료했다. 바라카 원전은 총 4기 원자로가 건설돼 올해 3월부터 전력 공급에 들어갔다.

두산은 이에 힘입어 지난 2022년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 참여에 성공했다. 사업을 맡은 러시아 로사톰(Rosataom)사는 러-우크라이나 전쟁, 대러 제재 등 정치적 악재 속에서도 두산그룹에 터빈 아일랜드 건설 공사를 맡겼다.

두산그룹은 “로사톰사가 두산 원자력 건설 분야에서 납기 및 원가 관리에서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고, 긴 협상 끝에 계약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DF 강점은 EU 역내 국가 끈끈한 정치적 관계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가격과 시공실적에서 팀코리아가 우위가 있지만 EU 내부 정치적 관계상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체코 원전 수주는 SMR 등 두산 원전 사업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원전 관련 정책이 정권교체마다 변동이 큰 국내를 대신해 안정적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원전 사업은 두산그룹 효자였지만 2010년대 후반 그룹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은 원인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탈원전 움직임이 가속화했고, 국내에서도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주력 계열사 두산에너빌리티는 2014~2019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2020년 차입금 상황이 어려워지며 채권단 관리 신세를 졌다.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등 우량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채권단 관리신세에서 벗어났지만, 박정원 회장은 원전 사업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SMR를 포함한 원전 분야 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가스터빈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건설기계 분야 신기술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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