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리가 기업가치 3조원을 인정받았다. /사진제공=에이블리
이미지 확대보기에이블리 관계자는 5일 “복수의 글로벌 투자 기관과 논의 중”이라며 “하반기에는 글로벌 확장에 더 집중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에이블리는 2018년 동대문 패션몰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외형성장과 동시에 적자는 계속됐다. ▲2020년 매출 526억원·영업손실 384억원 ▲2021년 매출 935억원·영업손실 695억원 ▲2022년 매출 1785억원·영업손실 744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비용효율화 작업에 주력한 에이블리는 지난해 최대 매출액과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에이블리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증가한 2595억원, 영업이익은 33억원을 기록했다.
에이블리가 내실 있는 성장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진행한 ‘셀러와 유저 연결’ 고도화, 자체 개발한 AI 추천 기술, 고객 빅데이터를 통한 효율적인 사업 운영 방식 덕분이었다. 특히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저렴하면서도 빠른 배송을 통한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이끌었다.
덕분에 사용자 수도 꾸준히 늘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5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833만 명을 기록하며 2021년부터 4년 연속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문몰 앱’ 1위를 차지하고 있다. 6월 신규 활성 유저 수도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증가하며 기존 충성 사용자와 신규 유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성장세에 탄력을 받은 에이블리는 글로벌을 포함한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웹툰, 웹소설, 커뮤니티 등 사용자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스타일 포털’로 한층 더 나아간다. 동시에 남성 패션 플랫폼 4910으로 남성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또 연내 아시아, 북미 등 영토 확장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C-커머스 기업인 쉬인이 에이블리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패스트 패션브랜드 플랫폼 쉬인이 최근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다. 쉬인의 강점은 알리와 테무처럼 저렴한 가격이다. 최근에는 서브 브랜드인 ‘데이지’의 앰배서더로 배우 김유정을 발탁하면서 국내 인지도 확대에 나섰다.
에이블리는 현재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투자 계약 종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에이블리가 C-커머스로부터 자본을 받게 되면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양사는 정면으로 경쟁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고물가로 저렴한 상품에 대한 니즈는 커졌지만 상품에 대해 깐깐한 안목을 가진 국내 소비자의 특징을 고려하면 여전히 국내기업에 대한 경쟁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쉬인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북미에서 인기를 끄는 점을 고려하면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쉬인은 2022년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넘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은 앱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급성장했다. 특히 북미시장에서 패스트패션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K셀러, C셀러의 경쟁이 될 텐데 아마도 K셀러 경쟁력이 더 우위에 있지 않을까 싶다”며 “국내 시장은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니기 때문에 위협적이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