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신규 고객 유치에 파킹통장 쏠쏠하네”

[한국금융신문 임이랑 기자] 과거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대표적인 예금 상품이었던 ‘파킹통장’이 지방은행의 새로운 고객 유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평균 파킹통장 금리가 약 2%대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지방은행들은 약 3% 중반대의 고금리를 유지하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지난해 말 출시한 ‘씨드모아 통장’ 우대금리 이벤트를 오는 8월 31일까지 연장했다. 해당 상품의 기본금리는 2.80%다. 신규 가입 고객일 경우에는 우대 금리인 0.6%p(포인트)를 더해 최대 3.40%의 이자를 제공한다.

광주은행은 최고 3.50% 금리를 제공하는 ‘365 파킹통장’을 지난해 말 출시했다. 전북은행과 마찬가지로 첫 고객이 대상이며 기본 연 3%에 우대금리 연 0.5%p를 적용해준다. BNK경남은행도 지난달에 최고 3.50%의 금리를 주는 ‘BNK 파킹통장’을 출시했다.
이와 달리 인터넷전문은행들의 파킹통장은 지방은행들의 파킹통장 금리에 비해 약 1%p 낮은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플러스박스는 최고 연 2.3% 금리를 제공하며, 토스뱅크의 ‘나눠 모으기 통장’과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는 연 2%의 금리를 주고 있다.

파킹통장은 Parking(주차)를 하는 것처럼 언제나 돈을 입출금 할 수 있는 통장을 의미한다. 입출금통장과 비슷하지만 파킹통장은 상대적으로 금리를 높게 주면서 상시 입출금이 가능하다.

따라서 부동산‧주식 시장이 불확실할 때 파킹통장의 인기도 높아진다. 단기로 여유롭게 자금을 맡기기 쉽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표적인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꼽히는 요구불예금이 증가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에서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38조8317억원으로 5월말보다 약 25조원이 증가했다. 이를 통해 지방은행들은 고금리 파킹통장을 앞세워 수신잔고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방은행들이 선보이는 파킹통장의 우대조건이 대부분 ‘신규 고객’, ‘비대면 거래’라는 점도 눈에 띈다. 사실상 뱅킹앱을 사용하는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고금리 혜택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지난 3월 기획조사 빅데이터 분석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 조사결과에 따르면 BNK경남은행의 모바일뱅킹이 ‘앱 설치자 대비 확보고객 비율’에서 70.2%로 은행권 중 전체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다른 지방은행인 광주은행과 BNK부산은행은 각각 65.7%, 67.1%를 기록했고, 전북은행의 JB뱅크는 51%를 차지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이 이뤄지기에 지방은행도 수익을 위해 거점도시를 벗어나 수도권에 진출했지만 이외의 지역에 영업 채널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고금리 파킹통장을 통해 뱅킹앱으로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각 지방은행마다 파킹통장을 운영하는 이유가 다르겠지만 수신잔액을 확보하기 위해 고금리 파킹통장을 운영한다고 해석이 맞지는 않다"며 "비대면 거래가 대세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과 거점지역 외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고금리 파킹통장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단기자금이 들어오는 것이지만 신규 고객 유치와 뱅킹앱 MAU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이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iyr625@fntimes.com